퇴근 후, 웅성거리는 사람들 틈을 비집고 신부동 거리를 걷는 발걸음은 설렘으로 가득 찼다. 오늘 저녁은 오래전부터 벼르던 ‘바다횟집’ 방문! 며칠 전부터 친구들과 ‘이번 주말엔 꼭 가자!’ 약속했던 터라, 기대감이 하늘을 찌를 듯했다. 횟집 간판을 찾는 건 어렵지 않았다. 투박하지만 정감 가는 외관에서 이미 맛집 포스가 느껴졌기 때문이다. 마치 어릴 적 동네 어귀에 있던, 푸근한 인상의 사장님이 계실 법한 그런 횟집의 향수가 느껴졌다. 문을 열자, 활기찬 분위기와 함께 맛있는 냄새가 코를 찔렀다. 테이블마다 손님들로 가득했고,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역시, 제대로 찾아왔구나! 하는 안도감이 들었다.
자리에 앉자마자 메뉴판을 정독했다. ‘스페셜 모듬회’라는 메뉴가 눈에 띄었다. 제철 회와 귀한 전어까지 맛볼 수 있다는 설명에 망설임 없이 주문했다. 2인 기준으로 8만원대였지만, 양이 3~4인분은 된다는 후기에 우리는 모두 ‘가성비 최고’라며 환호성을 질렀다. 잠시 후,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스페셜 모듬회가 등장했다.

회가 담긴 접시를 보는 순간, 입이 떡 벌어졌다. 붉은 참치, 흰 살 광어, 그리고 윤기가 좔좔 흐르는 방어까지, 보기만 해도 신선함이 느껴지는 다양한 종류의 회가 푸짐하게 담겨 있었다. 마치 꽃이 핀 것처럼 아름다운 플레이팅은 감탄을 자아냈다. 중앙에 놓인 보라색 난초 한 송이가 화려함의 정점을 찍었다.
젓가락을 들고 가장 먼저 광어 한 점을 집어 들었다. 윤기가 흐르는 표면에서 신선함이 느껴졌다. 조심스럽게 간장에 살짝 찍어 입에 넣는 순간, 입안 가득 퍼지는 바다 향!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이 환상적이었다. 이어서 참치를 맛봤다. 입에 넣자마자 사르르 녹아내리는 듯한 식감은 정말 최고였다. 특히, 참치는 살짝 녹여서 먹으니 더욱 풍부한 풍미를 느낄 수 있었다. 김에 초밥 밥을 올리고, 야채 무침과 함께 회를 싸 먹으니, 새로운 맛의 조합이 입안을 즐겁게 했다.

회를 먹는 중간중간, 사장님께서 직접 오셔서 어떤 회인지 설명해주셨다. 제철 방어는 지금 먹으면 정말 맛있다며, 특히 좋은 부위로 준비했다고 자랑하시는 모습에서 자부심이 느껴졌다. 덕분에 더욱 맛있게 회를 즐길 수 있었다. 간혹 무순이 없는 경우도 있지만, 요청하면 바로 가져다주시니 걱정할 필요는 없다.

회가 어느 정도 바닥을 보일 때쯤, 매운탕을 주문했다. 뚝배기에 담겨 보글보글 끓는 매운탕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국물을 한 입 떠먹으니, 칼칼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속을 확 풀어주는 듯했다. 쑥갓이 듬뿍 올라가 향긋함까지 더해졌다.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우고 나니, 정말 배가 불렀다.

사실, 바다횟집은 스끼다시가 화려한 곳은 아니다. 하지만, 회 자체의 퀄리티가 워낙 뛰어나기 때문에 전혀 아쉽지 않았다. 튀김이나 다른 곁들임 메뉴 없이 오로지 회 맛으로 승부하는 곳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오히려 불필요한 곁가지 없이, 회 본연의 맛에 집중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와사비가 시판용 물 와사비라는 점이다. 생 와사비를 제공하면 더욱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 정도 아쉬움은 싱싱한 회의 맛으로 충분히 커버 가능했다.

계산을 하고 가게를 나서는 길, 사장님께서 환한 미소로 인사를 건네셨다. “다음에 방어 철에 꼭 다시 오세요!”라는 말씀에, 우리는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신부동에서 횟집을 찾는다면, 주저 없이 바다횟집을 추천할 것이다. 넉넉한 인심과 신선한 회, 그리고 푸근한 분위기까지, 모든 것이 완벽한 곳이었다. 특히, 방어 철에는 꼭 방문해서 제대로 된 방어회를 맛봐야겠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친구들과 바다횟집 칭찬을 멈추지 않았다. “진짜 오랜만에 제대로 된 횟집 찾았다!”, “다음에는 부모님 모시고 와야겠다!”, “여기 완전 우리만 알고 싶은 맛집인데?” 등등. 다음 방문을 기약하며, 우리는 아쉬운 발걸음을 떼었다. 천안 신부동에서 맛있는 회를 맛보고 싶다면, 바다횟집에 꼭 한번 방문해보길 바란다.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