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 기다리며 즐기는 부산역 마라탕 맛집 순례, 탕화쿵푸에서 발견한 뜻밖의 힐링

부산역 광장을 가득 메운 인파 속에서, 묘하게 몽롱한 기분에 휩싸였다. 쨍한 햇살 아래 캐리어를 끌고 걷는 여행객들의 표정은 설렘과 약간의 긴장이 뒤섞여 있었다. 나 역시 그랬다. 오랜만에 떠나는 여행, 그것도 혼자 떠나는 기차 여행이라니. 목적지로 향하는 설렘도 잠시, 꼬르륵 울리는 배꼽시계는 현실적인 문제와 마주하게 했다. 부산역에서 뭘 먹어야 잘 먹었다고 소문이 날까.

고민은 짧았다. 매콤한 마라의 향기가 코끝을 간지럽히는 순간, 탕화쿵푸 마라탕 부산역점이 눈에 들어왔다. 그래, 오늘 점심은 너로 정했다! 2층에 자리 잡은 덕분에, 부산역 광장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탁 트인 뷰는 덤이었다.

탕화쿵푸 마라탕 부산역점 내부 모습
깔끔하고 넓은 매장 내부. 혼밥 손님을 위한 좌석도 충분히 마련되어 있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생각보다 넓고 쾌적한 공간이 펼쳐졌다. 깔끔하게 정돈된 테이블과 의자, 그리고 은은하게 퍼지는 마라탕 특유의 향신료 냄새가 식욕을 자극했다. 혼자 온 손님들을 위한 바 테이블도 마련되어 있어, 부담 없이 혼밥을 즐기기에도 안성맞춤이었다.

탕화쿵푸 마라탕은 셀프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스테인리스 볼과 집게를 들고, 신선해 보이는 재료들이 가득한 쇼케이스 앞으로 향했다. 청경채, 배추, 숙주, 팽이버섯, 새송이버섯, 목이버섯… 종류별로 가지런히 놓인 야채들을 보니, 절로 기분이 좋아졌다. 특히, 청경채와 고수를 정갈하게 정리해둔 모습에서, 이 곳 사장님의 꼼꼼함이 느껴졌다.

신선한 재료가 가득한 쇼케이스
다양하고 신선한 재료들이 보기 좋게 진열되어 있다.

푸짐하게 야채를 담고, 꼬치 코너에서 내가 좋아하는 비엔나 꼬치와 새우 꼬치를 추가했다. 마지막으로, 마라탕에 빠질 수 없는 얇게 썬 소고기를 듬뿍 넣었다. 무게를 재고 보니, 최소 주문 금액인 8천원을 훌쩍 넘었다. 매운 단계를 선택해야 할 시간. 1단계부터 4단계까지 있었는데, 매운 음식을 즐겨 먹는 나는 3단계를 선택했다.

계산을 마치고 테이블에 앉아, 잠시 부산역 광경을 감상했다. 쉴 새 없이 오가는 사람들과 기차를 기다리는 사람들, 그리고 저 멀리 보이는 부산항의 풍경까지. 잠시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고 있으니, 주문한 마라탕이 나왔다.

커다란 그릇에 담긴 마라탕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붉은 국물 위로 떠오른 고추기름과 듬뿍 들어간 야채, 그리고 꼬치들이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젓가락으로 휘휘 저으니, 김이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푸짐한 마라탕의 모습
다채로운 재료와 매콤한 국물이 어우러진 마라탕.

국물부터 한 입 맛봤다. 적당히 얼얼하면서도 매콤한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3단계라 살짝 걱정했는데, 신라면 정도의 맵기라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었다. 무엇보다 좋았던 건, 다른 마라탕집에 비해 짜지 않다는 점이었다. 간혹 너무 짜서 물을 들이켜게 되는 마라탕집도 있는데, 탕화쿵푸 마라탕은 간이 딱 맞아서 좋았다.

본격적으로 마라탕 먹방 시작! 아삭아삭한 청경채와 쫄깃한 버섯, 그리고 부드러운 소고기를 함께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특히, 내가 좋아하는 분모자를 듬뿍 넣었더니, 쫄깃한 식감이 더욱 살아났다. 비엔나 꼬치와 새우 꼬치 역시, 마라탕 국물과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마라샹궈 클로즈업 샷
마라샹궈의 매콤한 향이 사진에서도 느껴지는 듯하다.

마라탕을 먹는 중간중간, 꿔바로우도 맛봤다. 탕화쿵푸 마라탕의 꿔바로우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쫄깃한 정통 스타일이었다. 달콤한 소스와 바삭한 튀김옷, 그리고 쫄깃한 돼지고기의 조화는 언제나 옳다. 마라탕의 매운맛을 꿔바로우의 달콤함이 중화시켜주니, 끊임없이 입으로 들어갔다.

마라탕과 꿔바로우
마라탕과 꿔바로우의 환상적인 조합.

정신없이 먹다 보니, 어느새 그릇은 깨끗하게 비워져 있었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 먹었지만, 묘하게 기분이 좋았다. 매콤한 마라탕 덕분에 스트레스도 풀리고, 든든하게 배도 채울 수 있었다. 무엇보다, 부산역 광장을 바라보며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더욱 좋았다.

계산을 하려고 카운터로 향하는데, 사장님으로 보이는 분이 환한 미소로 인사를 건네셨다. “맛있게 드셨어요?”라는 질문에 “네, 정말 맛있었어요!”라고 답하니, 캔 음료 하나를 서비스로 주셨다. 친절한 서비스에 감동받아, 다음에도 부산역에 오면 꼭 다시 방문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아쉬운 발걸음을 옮겨, 다시 부산역 광장으로 나왔다. 탕화쿵푸 마라탕에서 맛있는 점심을 먹고 나니, 기차를 기다리는 시간이 더욱 설레게 느껴졌다. 부산역에서 마라탕 맛집을 찾는다면, 탕화쿵푸 마라탕을 강력 추천한다. 신선한 재료와 맛있는 국물, 그리고 친절한 서비스까지, 모든 것을 만족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혼자 여행하는 사람들에게는 더욱 완벽한 선택이 될 것이다.

돌아오는 길, 탕화쿵푸 마라탕에서 느꼈던 따뜻함과 만족감이 오랫동안 맴돌았다. 다음 부산 여행에서도, 나는 어김없이 탕화쿵푸 마라탕을 찾을 것이다. 그곳에서 또 어떤 새로운 맛과 추억을 만들 수 있을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마라탕 재료를 고르는 모습
취향에 따라 다양한 재료를 직접 골라 먹을 수 있다는 점이 마라탕의 매력이다.

물론 아쉬운 점도 아주 없지는 않았다. 몇몇 후기처럼, 붐비는 시간대에 방문하면 다소 불친절하게 느껴질 수 있는 응대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또한, 땅콩 소스가 유료로 제공된다는 점은 아쉬움을 남긴다. 하지만, 맛있는 마라탕과 깨끗한 매장, 그리고 부산역 바로 앞에 위치한 편리한 접근성은 이러한 단점을 충분히 상쇄하고도 남는다.

마라탕 국물과 다양한 재료들
얼큰하고 시원한 마라탕 국물은 추운 날씨에 몸을 녹여주기에 충분하다.

부산역에서 기차를 기다리는 동안, 혹은 혼자 여행하며 맛있는 음식을 즐기고 싶을 때, 탕화쿵푸 마라탕은 훌륭한 선택이 될 것이다. 잊지 못할 맛과 함께, 부산 여행의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보자.

Author: a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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