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 수 없는 밤, 마산 산호동에서 찾은 인생 오뎅 맛집 서사

차가운 바람이 옷깃을 파고드는 겨울 저녁, 뜨끈한 국물에 사케 한 잔이 간절했다. 마침 친구에게 산호동에 끝내주는 오뎅바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터라, 망설임 없이 발걸음을 옮겼다. 좁은 골목을 따라 걷다 보니, 은은한 불빛이 새어 나오는 작은 가게 하나가 눈에 띄었다. 바로 ‘오덴도쿠’였다. 가게 문을 열자, 따뜻하고 아늑한 기운이 온몸을 감쌌다. 바깥의 추위가 순식간에 잊혀지는 듯했다.

따뜻한 오뎅 국물이 끓고 있는 오뎅바
따뜻한 오뎅 국물이 끓고 있는 오뎅바

가게 안은 이미 사람들로 북적였다. 다찌 테이블에는 혼자 온 손님들이, 테이블 석에는 삼삼오오 모여 앉은 손님들이 각자의 시간을 즐기고 있었다. 활기 넘치는 분위기였지만, 시끄럽거나 정신 사나운 느낌은 전혀 없었다. 오히려 편안하고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술 한잔 기울이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아 보였다. 마침 다찌 자리에 딱 두 자리가 남아있어 운 좋게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다찌에 앉으니, 눈앞에 가지런히 놓인 오뎅들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꼬불이, 물떡, 곤약, 유부 등 다양한 종류의 오뎅들이 따뜻한 국물 속에서 김을 모락모락 피워내고 있었다.

메뉴판을 펼쳐보니, 오뎅 외에도 다양한 안주들이 눈에 띄었다. 찹쌀 꿔바로우, 크림 파스타, 오징어 미나리 무침 등 오뎅바에서 흔히 볼 수 없는 메뉴들이 있어 놀라웠다. 잠시 고민하다가, 오뎅 2인 세트와 함께 오키나와 생맥주를 주문했다. 세트 메뉴에는 오뎅 8개와 함께 기본 안주가 제공된다고 했다.

주문을 마치자, 기본 안주가 먼저 나왔다. 유자 단무지와 양배추 절임이었는데, 상큼한 맛이 입맛을 돋우기에 충분했다. 특히 유자 단무지는 흔한 단무지가 아니라, 유자 향이 은은하게 퍼지는 것이 정말 특별했다. 아삭아삭한 식감도 좋았고, 오뎅과 함께 먹으니 느끼함도 잡아주는 듯했다.

곧이어 오키나와 생맥주가 나왔다. 투명한 잔에 담긴 맥주는 황금빛 빛깔을 뽐내고 있었고, 풍성한 거품이 보기만 해도 시원함을 느끼게 했다. 한 모금 들이켜니, 부드러운 목넘김과 함께 은은한 과일 향이 입안 가득 퍼졌다. 역시 생맥주 맛집이라는 친구의 말이 틀리지 않았다. 맥주를 마시며 가게 안을 둘러보니, 다양한 종류의 사케잔들이 진열되어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알록달록한 색감과 독특한 디자인의 잔들은 보는 재미를 더했다. 다음에 방문할 때는 꼭 사케를 시켜서 예쁜 잔에 마셔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오뎅이 나왔다. 2인 세트에는 꼬불이, 물떡, 유부, 곤약 등 총 8개의 오뎅이 나왔다. 큼지막한 뚝배기에 담겨 나온 오뎅은 보기만 해도 푸짐했다. 국물은 맑고 투명했는데, 깊고 진한 맛이 느껴졌다. 한입 맛보니, 왜 이곳이 마산 맛집으로 불리는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탱글탱글한 오뎅
탱글탱글한 오뎅

가장 먼저 꼬불이 오뎅을 집어 들었다. 쫄깃쫄깃한 식감이 일품이었고, 국물이 쏙 배어 있어 정말 맛있었다. 특히, 푹 익은 무와 함께 먹으니 달콤한 맛이 더해져 더욱 좋았다. 다음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물떡이었다. 젓가락으로 살짝 들어 올리니, 마치 치즈처럼 쭉 늘어났다. 쫀득쫀득한 식감과 달콤 짭짤한 간장 소스의 조화는 환상적이었다. 뜨거운 오뎅 국물을 호호 불어가며 먹으니, 온몸이 따뜻해지는 기분이었다.

따뜻한 분위기의 오뎅바 내부
따뜻한 분위기의 오뎅바 내부

오뎅을 먹는 동안, 사장님께서 육수를 계속해서 리필해 주셨다. 덕분에 따뜻한 국물을 끊임없이 즐길 수 있었다. 사장님은 친절하고 유쾌하셔서, 혼자 온 손님들과도 스스럼없이 대화를 나누셨다. 덕분에 가게 안은 항상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오뎅을 거의 다 먹어갈 때쯤, 옆 테이블에서 매콤 크림 파스타를 시키는 것을 보았다. 맛있어 보이는 비주얼에 나도 모르게 침을 꼴깍 삼켰다. 결국, 매콤 크림 파스타를 추가로 주문했다. 잠시 후, 빨간 소스가 듬뿍 뿌려진 파스타가 나왔다. 매콤한 향이 코를 자극했고, 큼지막한 오징어 다리가 눈에 띄었다. 파스타를 한 입 먹어보니, 매콤하면서도 부드러운 크림소스가 정말 맛있었다. 특히, 쫄깃한 오징어 다리와 함께 먹으니 식감도 좋았다.

오징어 미나리 무침
오징어 미나리 무침

매콤 크림 파스타와 함께 오징어 미나리 무침도 인기 메뉴라고 해서, 함께 주문해 보았다. 접시 가득 담긴 오징어 튀김과 미나리 무침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바삭하게 튀겨진 오징어 튀김은 탕수육처럼 달콤했고, 새콤한 미나리 무침은 입안을 깔끔하게 정리해 주는 느낌이었다. 두 메뉴의 조합은 정말 환상적이었다.

아이스크림과 팝콘의 조화
아이스크림과 팝콘의 조화

마지막으로, 팝콘 아이스크림을 주문했다. 동그란 컵에 담긴 아이스크림 위에는 달콤한 팝콘이 듬뿍 올려져 있었다. 아이스크림의 차가움과 팝콘의 바삭함, 그리고 달콤함이 어우러져 정말 독특하고 맛있었다. 짭짤한 팝콘과 달콤한 아이스크림의 조합은 단짠의 정석이었다. 숟가락으로 아이스크림과 팝콘을 함께 떠서 입에 넣으니, 행복감이 밀려왔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맛있는 음식과 술을 즐기다 보니, 어느덧 가게 문 닫을 시간이 다가왔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가게 문을 나섰다. 따뜻한 오뎅 국물과 정겨운 분위기 덕분에, 추운 겨울밤을 잊을 수 없는 행복한 추억으로 가득 채울 수 있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오덴도쿠에서 느꼈던 따뜻함이 계속해서 맴돌았다. 이곳은 단순한 오뎅바가 아니라, 맛있는 음식과 술, 그리고 따뜻한 사람들의 정을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었다. 다음에는 친구들과 함께 방문해서, 다양한 메뉴들을 맛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돌아오는 길에 올려다본 밤하늘에는 별들이 반짝이고 있었다. 오늘 밤, 나는 인생 맛집을 하나 발견했다. 앞으로 추운 겨울밤에는 오덴도쿠에 들러 따뜻한 오뎅 국물에 사케 한 잔을 기울이며, 하루의 피로를 풀어야겠다. 산호동 오뎅 맛집, 오덴도쿠. 잊지 못할 맛과 추억을 선사해 준 곳이었다.

팝콘 아이스크림
달콤한 마무리를 책임지는 팝콘 아이스크림

Author: a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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