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부산으로 향하는 기차에 몸을 실었다. 목적지는 단 하나, 어린 시절 어머니 손을 잡고 누비던 부전시장이었다. 복잡한 시장 골목을 헤쳐 나가는 동안, 코끝을 간지럽히는 정겨운 음식 냄새가 발걸음을 더욱 재촉했다. 오늘 나의 레이더망에 포착된 곳은 바로 ‘영자면옥 손칼국수’ 본점. 부산 사람들의 추억이 깃든, 가성비 넘치는 칼국수 맛집으로 명성이 자자한 곳이다.
시장 입구에서부터 활기가 넘실거렸다. 좌판에 펼쳐진 싱싱한 해산물, 갓 구운 빵 냄새, 그리고 흥정하는 상인들의 목소리가 어우러져 독특한 시장 풍경을 만들어냈다. 영자면옥은 시장 안쪽, 사람들로 북적이는 골목에 자리 잡고 있었다. 멀리서도 한눈에 띄는 간판, 그 아래로 쉴 새 없이 드나드는 손님들의 모습에 기대감이 한껏 부풀었다.
가게 앞에 도착하니, 밖에서 봐도 꽤 넓어 보이는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손님들로 가득 찬 실내는 활기찬 에너지로 가득했다. 빈자리를 찾아 두리번거리는 나를 보고, 친절한 직원분께서 얼른 자리를 안내해 주셨다. 혼자 온 손님도 전혀 어색하지 않게, 빠르게 자리를 안내해 주는 모습에서 오랜 내공이 느껴졌다.
메뉴판을 펼쳐 들기도 전에, 이미 마음속으로는 칼국수를 찜해둔 상태였다. 하지만 막상 메뉴판을 보니,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메뉴들이 눈에 들어왔다. 칼국수, 짜장면, 비빔밥, 제육덮밥… 고민 끝에, 칼국수와 짜장면, 그리고 꼬마김밥까지 욕심내어 주문했다. 요즘 같은 고물가 시대에 이런 가격이라니, 정말 혜자스럽다는 말이 절로 나왔다. 벽에 붙은 메뉴 사진들을 보니 더욱 식욕이 자극됐다.

주문은 선불이었다. 계산대에서 메뉴를 말하고 바로 결제하는 시스템. 마치 고속도로 휴게소처럼 빠르고 효율적인 시스템이었다. 계산을 마치고 자리에 앉으니, 정말 거짓말처럼 20초 만에 주문한 메뉴들이 눈앞에 쫙 펼쳐졌다. 엄청난 회전율의 비결이 바로 이것이었구나!
가장 먼저 칼국수부터 맛봤다. 멸치 육수의 은은한 향이 코를 간지럽혔다. 면은 얇고 부드러웠다. 후루룩 넘어가는 면발의 식감이 정말 좋았다. 국물은 깔끔하면서도 깊은 맛이 났다. 특별한 재료가 들어간 건 아니었지만, 기본에 충실한 맛이었다. 어릴 적 할머니가 끓여주시던, 바로 그 칼국수 맛이었다.
이어서 짜장면을 맛봤다. 특이하게도 짜장면 면도 칼국수 면을 사용했다. 쫄깃한 칼국수 면과 달콤 짭짤한 짜장 소스가 의외로 잘 어울렸다. 짜장 소스에는 잘게 다진 양파와 돼지고기가 듬뿍 들어 있었다. 면을 다 먹고 남은 소스에 밥을 비벼 먹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지만, 다른 메뉴들도 맛봐야 했기에 아쉬움을 뒤로하고 숟가락을 내려놓았다.
마지막으로 꼬마김밥을 맛봤다. 앙증맞은 크기의 김밥 안에는 단무지, 당근, 햄 등 기본 재료들이 알차게 들어 있었다.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칼국수, 짜장면과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특히 꼬마김밥은 아이들이 정말 좋아할 것 같았다. 실제로 옆 테이블의 아이는 꼬마김밥을 얼마나 맛있게 먹던지, 나도 모르게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솔직히 말하면, 엄청나게 특별한 맛은 아니었다. 하지만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양, 그리고 친절한 서비스까지 더해져, 만족스러운 식사를 할 수 있었다. 마치 어릴 적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정겨운 맛이었다.
영자면옥은 단순히 저렴한 칼국수집이 아니었다. 부산 사람들의 삶과 추억이 깃든, 소중한 공간이었다. 60대 이상으로 보이는 어르신들이 삼삼오오 모여 칼국수를 드시며 담소를 나누는 모습, 어린 아이와 함께 온 가족들이 푸짐하게 음식을 시켜 먹는 모습, 혼자 와서 조용히 식사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 모두가 편안하고 행복해 보였다.
가게 안은 손님들로 북적였지만, 직원들은 한결같이 친절했다. 바쁜 와중에도 손님들의 요구에 빠르게 응대하고, 밝은 미소로 손님들을 맞이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혼자 온 손님들에게 먼저 말을 건네고, 필요한 것을 챙겨주는 모습에서 따뜻함이 느껴졌다.
식사를 마치고 가게를 나서니, 배는 든든하고 마음은 따뜻해졌다. 영자면옥은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파는 곳이 아니라, 사람들의 정과 추억을 함께 나누는 곳이었다.
부전시장을 천천히 둘러봤다. 활기 넘치는 시장 분위기가 좋았다. 좌판에 놓인 다양한 물건들을 구경하고, 상인들과 흥정을 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시장 안에는 영자면옥 말고도 다양한 먹거리들이 있었다. 떡볶이, 순대, 튀김… 다음에는 다른 음식들도 맛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 영자면옥에서 먹었던 칼국수 맛이 자꾸만 떠올랐다.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양, 그리고 정겨운 분위기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다. 다음에 부산에 오면, 꼭 다시 방문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영자면옥은 단순히 배를 채우는 공간이 아닌, 마음까지 따뜻하게 데워주는 곳이었다. 부산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꼭 한번 방문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특히 부전시장의 활기 넘치는 분위기와 함께, 영자면옥의 칼국수를 맛본다면,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계산을 마치고 나오면서, 괜히 직원분께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라고 인사를 건넸다. 그러자 환한 미소로 “다음에 또 오세요!”라고 답해주셨다. 그 따뜻한 미소 덕분에, 영자면옥에서의 기억이 더욱 훈훈하게 남았다.
가게를 나서자, 다시 시장 특유의 활기 넘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갓 튀겨낸 튀김 냄새, 떡볶이의 매콤한 향, 그리고 과일 좌판에서 풍겨오는 달콤한 냄새가 뒤섞여 오감을 자극했다. 영자면옥에서의 든든한 식사 덕분에, 더욱 활기차게 시장 구경을 할 수 있었다.
부전시장을 걷다 보니, 어린 시절 어머니와 함께 왔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어머니는 항상 시장에서 가장 신선한 재료들을 골라 저녁 식사를 준비하셨다. 특히 시장에서 사온 해산물로 끓여주시던 해물탕은, 지금도 잊을 수 없는 맛이다.
문득 어머니께 전화 한 통 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머니, 저 지금 부산인데요. 옛날에 어머니랑 같이 왔던 부전시장에 와 있어요.” 어머니는 내 목소리를 듣자마자, “거기 영자면옥 칼국수 먹어봤냐?”라고 물으셨다. 역시 어머니도 영자면옥의 칼국수를 기억하고 계셨다.
어머니와 한참 동안 옛날이야기를 나누었다. 어머니는 시장에서 있었던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을 이야기해주셨고, 나는 영자면옥에서 먹었던 칼국수 맛을 생생하게 묘사해 드렸다. 통화를 마치고 나니, 마음이 한결 따뜻해졌다.
영자면옥은 단순히 음식을 파는 곳이 아니라, 추억과 그리움을 함께 파는 곳이었다.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칼국수를 맛보며, 어린 시절의 행복했던 기억을 떠올릴 수 있었다. 부산 지역명 사람들에게 영자면옥은, 단순한 맛집을 넘어, 마음의 고향 같은 존재가 아닐까.
다음에 부산에 오면, 영자면옥에서 칼국수 한 그릇 먹고, 어머니와 함께 시장 구경을 해야겠다. 그리고 그 따뜻한 추억을, 오랫동안 간직해야겠다.
나는 영자면옥을 나와 다시 부전시장의 활기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따뜻한 칼국수 한 그릇이 내 안에 채워준 것은 단순한 포만감이 아닌, 잊고 지냈던 어린 시절의 소중한 기억들이었다. 영자면옥, 그곳은 맛있는 칼국수와 함께 추억을 되살아나게 하는 마법 같은 여행지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