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신시장은 언제나 활기가 넘치는 곳이다. 왁자지껄한 상인들의 목소리, 싱싱한 식재료들의 향연, 그리고 무엇보다 코를 자극하는 맛있는 음식 냄새가 발길을 붙잡는다. 오늘 나의 목적지는 바로 그 신시장, 그 중에서도 만두와 김밥으로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엄마만두김밥’이다. 어린 시절 엄마 손을 잡고 시장에 왔던 기억이 떠올라 괜스레 마음이 설렌다. 시장 골목 어귀에 다다르자, 멀리서부터 하얀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마치 따뜻한 온천에 온 듯 온몸이 포근해지는 기분이다.
가게 앞에 다다르니, 스테인리스 찜기들이 층층이 쌓여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쉴 새 없이 김을 뿜어내는 찜기들은 마치 살아있는 듯 역동적이다. 그 옆에는 작은 양념통이 옹기종기 모여있는데,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모습에서 오랜 내공이 느껴진다. 사진(Image 1)에서 보았던 바로 그 풍경이다. 만두를 찌는 뜨거운 김은 시각적으로도 후각적으로도 식욕을 자극한다. 갓 쪄낸 만두의 따뜻함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듯하다.
가게 안으로 들어서자, 정겨운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테이블 몇 개가 놓인 아담한 공간은, 마치 어릴 적 동네 분식집에 온 듯한 푸근함을 선사한다. 메뉴판을 살펴보니 만두, 김밥, 쫄면 등 다양한 분식 메뉴들이 눈에 띈다. 고기만두, 김치만두, 군만두, 찐빵 등 만두 종류만 해도 열 가지가 넘는다. 김밥 역시 참치김밥, 새우김밥 등 다채로운 선택지를 제공한다.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다가, 이곳의 대표 메뉴인 만두와 김밥을 골고루 맛보기로 결정했다. 김치만두와 고기만두, 그리고 참치김밥 한 줄을 주문했다.
주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김이 모락모락 나는 만두가 먼저 나왔다. 김치만두는 붉은 빛깔이 감돌았고, 고기만두는 윤기가 자르르 흘렀다. 뜨거운 김 때문에 사진을 제대로 찍을 수 없을 정도였다. 젓가락으로 김치만두를 집어 들자, 매콤한 향이 코를 찔렀다. 한 입 베어 무니, 톡 쏘는 김치의 풍미와 돼지고기의 육즙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룬다. 맵싹한 맛이 입안을 가득 채우면서, 콧잔등에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매운 음식을 잘 못 먹는 나에게는 다소 매웠지만, 멈출 수 없는 중독성이 있었다.
이번에는 고기만두를 맛볼 차례. 뽀얀 자태를 뽐내는 고기만두는, 보기만 해도 마음이 푸근해진다. 한 입 베어 무니, 부드러운 만두피와 촉촉한 고기소의 조화가 일품이다. 돼지고기의 풍미와 채소의 신선함이 어우러져, 입안 가득 행복한 맛이 퍼져나간다. 특히 만두피가 얇고 쫄깃해서, 씹는 재미를 더했다. 어릴 적 할머니가 만들어주시던 만두 맛과 흡사해서, 순간 추억에 잠겼다.
만두를 몇 개 먹으니, 참치김밥이 등장했다. 김밥은 윤기가 흐르는 김에 밥과 속재료들이 알차게 들어차 있었다. 꼬소한 참기름 냄새가 식욕을 자극했다. 큼지막한 김밥 한 줄을 입에 넣으니, 입안 가득 풍성한 맛이 느껴진다. 참치의 고소함, 단무지의 아삭함, 오이의 상큼함, 그리고 밥의 찰기가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특히 밥에 적절하게 간이 배어 있어서, 김밥의 풍미를 한층 더 끌어올렸다. 김밥 한 줄을 순식간에 해치웠다.

만두와 김밥을 정신없이 먹고 나니, 어느새 배가 빵빵해졌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군만두를 포장하기로 결정했다. 숙소에 돌아가서 맥주와 함께 즐길 생각에 벌써부터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군만두를 기다리는 동안, 가게 안을 둘러보았다. 벽에는 손님들이 남긴 낙서들이 가득했다. “만두 최고!”, “김밥 너무 맛있어요!”, “사장님 친절하세요!” 등 칭찬 일색의 글들이 눈에 띄었다. 그중에는 “어릴 적 엄마가 만들어주던 만두 맛 그대로네요.”라는 글귀가 유독 눈에 들어왔다. 나 역시 같은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엄마만두김밥은 단순히 음식을 파는 곳이 아니라, 추억과 정을 나누는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드디어 군만두가 나왔다.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군만두는, 보기만 해도 바삭함이 느껴졌다. 뜨거운 김이 손에 느껴지는 것이, 갓 구워져 나온 듯했다. 군만두를 포장해서 가게 문을 나섰다.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군만두와 맥주를 꺼내 들었다. 군만두의 고소한 냄새가 방 안을 가득 채웠다. 망설임 없이 군만두 하나를 입에 넣었다. 바삭한 만두피와 촉촉한 만두소의 조화는, 기대 이상이었다. 특히 기름에 튀기듯 구워낸 만두피는, 씹을 때마다 바삭바삭 소리를 냈다. 맥주 한 모금을 들이키니, 입안에 남은 기름기를 깔끔하게 씻어주는 듯했다. 군만두와 맥주의 조합은, 그야말로 환상적이었다.
혼자 숙소에서 군만두를 먹으면서, 문득 엄마 생각이 났다. 어릴 적 엄마는 시장에서 만두를 사 오시면, 항상 내 입에 먼저 넣어주시곤 했다. 그때는 당연하게 생각했던 엄마의 사랑이, 이제는 사무치게 그리워진다. 다음에는 꼭 엄마와 함께 엄마만두김밥에 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엄마에게도 어린 시절 추억을 떠올리게 해주고 싶다.
엄마만두김밥은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양을 제공하는, 가성비 최고의 맛집이다. 만두와 김밥 모두 5천 원에서 7천 원 사이의 가격으로 즐길 수 있다. 특히 만두는 1인분에 8개나 제공되기 때문에, 혼자서는 다 먹기 힘들 정도이다. 하지만 맛있는 음식을 남길 수는 없기에, 오늘도 과식을 하고 말았다.
엄마만두김밥은 혼밥하기에도 좋은 곳이다. 테이블이 많지 않아서, 혼자 온 손님들도 편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실제로 내가 방문했을 때에도, 혼자 와서 만두를 먹는 손님들이 많이 있었다. 왁자지껄한 시장 분위기 속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것도, 나름 운치 있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었다. 내가 방문했을 때는, 손님이 몰리는 시간대라서 그런지 주문이 다소 밀려 있었다. 주문 후 음식이 나오기까지 20분 정도 기다려야 했다. 또한, 직원분들이 바빠서 그런지 친절하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하지만 맛있는 음식과 저렴한 가격을 생각하면, 이 정도 불편함은 충분히 감수할 수 있다.
엄마만두김밥은 신선한 재료를 사용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만두소에 들어가는 채소들은 모두 그날 아침에 시장에서 직접 구입한 것들이다. 김밥 역시 신선한 재료들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 특히 김치만두에 들어가는 김치는, 사장님 어머님이 직접 담근 김치라고 한다. 어쩐지, 시판 김치와는 다른 깊은 맛이 느껴졌다.
엄마만두김밥은 배달 서비스도 제공한다. 직접 방문하기 어려운 사람들은, 배달 앱을 통해 간편하게 음식을 주문할 수 있다. 실제로 내가 가게에 있는 동안, 배달 주문이 끊임없이 들어왔다. 특히 비가 오는 날에는, 배달 주문이 더욱 많다고 한다. 따뜻한 만두와 김밥은, 궂은 날씨에 지친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어줄 것이다.
엄마만두김밥은 안동 신시장의 명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변함없는 맛과 푸짐한 인심으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지금은 젊은 세대들도 즐겨 찾는 맛집이 되었다. 엄마만두김밥은 단순히 음식을 파는 곳이 아니라, 안동 사람들의 추억과 애환이 담긴 공간이다.
안동 신시장에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꼭 엄마만두김밥에 들러보길 바란다. 따뜻한 만두와 김밥은, 당신의 지친 하루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이다. 그리고 어쩌면, 어린 시절의 소중한 추억을 떠올리게 해줄지도 모른다.

돌아오는 길, 나는 다시 한번 엄마만두김밥의 따뜻한 만두 맛을 떠올렸다. 단순한 분식집을 넘어, 오랜 시간 동안 사람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데워온 그 정겨운 맛은 쉽게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안동 지역의 숨겨진 보석 같은 이 맛집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으며 추억을 만들어가는 공간으로 남을 것이다. 따뜻한 만두 한 입에 담긴 푸근한 인심과 정겨움, 이것이 바로 ‘엄마만두김밥’이 선사하는 최고의 가치일 것이다. 안동 신시장의 활기찬 에너지와 더불어, 이 곳에서의 경험은 오랫동안 기억될 맛있는 여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