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졸업식 날, 온 가족이 함께 찾았던 중국집의 짜장면. 그 달콤하고 고소한 맛은 시간이 흘러도 잊히지 않는 추억의 맛으로 남아있다. 2026년 새해를 맞아, 문득 그 시절 짜장면의 향수가 그리워졌다. 부산 남구, 경성대 부경대역 인근에 위치한 “차이풍”이라는 중식당이 나의 레이더망에 포착된 건 우연이 아니었다. 리뷰마다 칭찬 일색인 짜장면 맛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탕수육과 짬뽕 또한 훌륭하다는 정보는 설렘을 더욱 증폭시켰다.
차가운 겨울 바람을 뚫고 도착한 차이풍은, 깔끔하고 넓은 매장으로 첫인상부터 마음에 쏙 들었다. 은은한 조명 아래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는 분위기였다. 마침 점심시간을 살짝 비껴간 시간이라 한적했는데, 덕분에 창가 자리에 앉아 햇살을 받으며 식사를 할 수 있었다.
메뉴판을 펼쳐 들고 고민에 빠졌다. 짜장면은 당연히 시켜야 하고, 탕수육도 포기할 수 없었다. 짬뽕 국물로 해장을 했다는 리뷰를 보니 짬뽕도 궁금해졌다. 결국, 짜장면, 짬뽕, 그리고 탕수육 미니 사이즈까지 주문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욕심 같아서는 샤오롱바오와 가지완자까지 맛보고 싶었지만, 다음 방문을 기약하기로 했다.
주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따뜻한 자스민차가 먼저 나왔다. 쌉쌀하면서도 은은한 향이 입안을 감돌아 식사 전 입맛을 돋우기에 충분했다. 테이블 한 켠에는 짜사이와 단무지가 놓여 있었는데, 특히 짜사이는 꼬들꼬들한 식감과 매콤한 맛이 일품이었다.
가장 먼저 등장한 메뉴는 탕수육이었다. 뽀얀 튀김옷을 입은 탕수육은, 보기만 해도 바삭함이 느껴졌다. 튀김옷은 마치 눈꽃처럼 섬세했고, 돼지고기는 큼지막하게 썰어져 튀겨져 나왔다. 소스는 새콤달콤한 맛이 강했는데, 탕수육과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탕수육을 한 입 베어 무니, 바삭한 튀김옷 속에서 촉촉하고 부드러운 돼지고기가 춤을 췄다. 입안 가득 퍼지는 풍미는, 왜 이곳이 탕수육 맛집으로 불리는지 단번에 이해시켜 주었다. 찹쌀탕수육이라 그런지 쫀득한 식감까지 더해져, 쉴 새 없이 젓가락이 움직였다.

다음으로 등장한 짜장면은,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검은 소스가 면을 빈틈없이 감싸고 있었다. 고소한 냄새가 코를 자극했고, 곱빼기를 시킬 걸 그랬나 하는 후회가 밀려왔다. 젓가락으로 면을 들어 올리니, 탱글탱글함이 그대로 느껴졌다. 짜장 소스는 너무 달지도 짜지도 않은, 딱 알맞은 간이었다. 면과 소스가 어우러져 입안에서 춤을 추는 듯했다. 어릴 적 먹었던 짜장면 맛과 흡사해서, 마치 시간 여행을 떠나온 기분이었다. 면은 얇아서 밀가루 맛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소스는 어찌나 진한지 먹는 내내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마지막으로 맛본 짬뽕은, 푸짐한 해산물 덕분에 시원한 향이 가득했다. 붉은 국물 위로 오징어, 조개, 새우 등 다양한 해산물이 듬뿍 올려져 있었다. 국물을 한 입 맛보니, 칼칼하면서도 깔끔한 맛이 일품이었다. 맵찔이인 나에게는 살짝 매웠지만, 묘하게 계속 당기는 맛이었다. 면 역시 짜장면과 마찬가지로 탱글탱글했고, 해산물과 함께 먹으니 더욱 풍성한 맛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오징어는 어찌나 신선한지, 입에서 살살 녹는 듯했다.

차이풍의 음식들은 하나같이 맛도 훌륭했지만, 양 또한 푸짐해서 만족스러웠다. 특히 짜장면은 단돈 5,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놀라웠다. 게다가 1,000원을 추가하면 곱빼기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니, 가성비 또한 최고였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대로 향하는 길, 오픈형 주방이 눈에 들어왔다. 깨끗하게 정돈된 주방은 위생에 대한 신뢰감을 높여주었다. 직원들은 모두 친절했고, 밝은 미소로 손님을 맞이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맛, 가격, 서비스, 분위기까지 모든 면에서 만족스러웠던 차이풍. 왜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경성대 부경대역 맛집으로 꼽는지 알 수 있었다.
차이풍에서 맛본 짜장면은, 단순한 한 끼 식사를 넘어 어린 시절의 추억을 되살려주는 특별한 경험이었다. 진한 춘장의 풍미, 쫄깃한 면발, 푸짐한 양, 그리고 저렴한 가격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던 차이풍은, 앞으로 나의 단골집이 될 것 같다. 다음에는 꼭 가족들과 함께 방문해서, 다양한 메뉴를 맛봐야겠다.

차이풍을 나서며, 따뜻한 햇살 아래 걷는 발걸음이 가벼웠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어린 시절의 추억을 되살린 덕분일까. 왠지 모르게 마음이 따뜻해지는 기분이었다. 경성대 부경대역 근처에서 맛있는 중식을 맛보고 싶다면, 주저하지 말고 차이풍을 방문해 보길 바란다.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