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논현역 6번 출구를 나서자, 은은한 저녁 공기가 코끝을 간질였다. 오늘따라 유난히 맛있는 음식이 당겼다. SNS에서 눈여겨봐뒀던 ‘후추포인트’가 떠올랐다. 왠지 모르게 이끌리는 이름. 그래, 오늘 저녁은 여기다. 발걸음은 자연스레 그곳을 향했다.
골목 안쪽에 자리 잡은 후추포인트는 멀리서도 눈에 띄었다. 따뜻한 색감의 조명이 새어 나오는 통유리 너머로, 아늑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마치 비밀 아지트로 향하는 듯한 설렘이랄까. 문을 열자, 후추 특유의 향긋하면서도 톡 쏘는 향이 은은하게 퍼져 나를 맞이했다.
우드톤으로 꾸며진 내부 인테리어는 생각보다 더 멋스러웠다. 벽돌과 나무의 조화가 편안함을 주었고, 곳곳에 놓인 작은 소품들은 공간에 생기를 불어넣었다.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옆 테이블의 방해 없이 오롯이 식사에 집중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평일 저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많은 사람들이 식사를 즐기고 있었다. 데이트를 즐기는 연인들, 친구들과 담소를 나누는 사람들… 그들의 얼굴에는 행복한 미소가 가득했다. 역시, 맛있는 음식은 사람을 웃게 만드는 힘이 있다.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펼쳤다. 파스타, 라자냐, 스테이크… 다양한 메뉴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이미 마음속으로 정해둔 메뉴가 있었다. 바로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라는 ‘초당옥수수 뇨끼’였다. 뇨끼를 워낙 좋아하는 데다가, 초당옥수수와의 조합이라니… 상상만으로도 군침이 돌았다. 함께 곁들일 메뉴로는 ‘새우 루꼴라 파스타’를 골랐다. 매콤한 맛이 뇨끼의 느끼함을 잡아줄 것 같았다.
주문을 마치자, 식전 빵이 나왔다. 따뜻하고 부드러운 빵은 입맛을 돋우기에 충분했다. 곧이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뇨끼가 등장했다. 접시 가득 담긴 뇨끼 위에는 구운 초당옥수수와 바삭한 감자칩이 듬뿍 올려져 있었다. 노란색과 갈색의 조화가 시각적으로도 훌륭했다.
포크로 뇨끼를 찍어 입으로 가져갔다. 첫 입에 느껴지는 달콤함! 초당옥수수 특유의 달콤함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뇨끼는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웠고, 소스는 고소하면서도 짭짤했다. 특히, 함께 올려진 감자칩은 바삭한 식감을 더해 뇨끼의 풍미를 한층 끌어올렸다. 달콤함, 짭짤함, 고소함, 바삭함… 이 모든 맛이 한데 어우러져 환상적인 맛을 선사했다.
초당옥수수 뇨끼의 매력에 푹 빠져 있을 때, 새우 루꼴라 파스타가 나왔다. 파스타 위에는 신선한 루꼴라가 듬뿍 올려져 있었고, 통통한 새우들이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살짝 매콤한 향이 코를 자극했다.

파스타를 한 입 먹어보니, 뇨끼와는 또 다른 매력이 느껴졌다. 매콤한 오일 소스가 입안을 얼얼하게 만들었고, 루꼴라의 쌉쌀한 맛이 개운함을 더했다. 탱글탱글한 새우는 씹을수록 고소했고, 파스타 면은 적당히 삶아져 식감이 좋았다. 뇨끼의 달콤함과 파스타의 매콤함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어, 질릴 틈 없이 계속해서 먹게 되었다.
식사를 하면서, 문득 후추포인트의 인기 비결이 궁금해졌다. 음식 맛은 물론, 분위기, 서비스… 모든 것이 만족스러웠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직원들의 친절함이었다. 주문을 받을 때도, 음식을 가져다줄 때도, 항상 밝은 미소로 응대해주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마치 오랜 친구를 만난 것처럼 편안한 느낌이 들었다.

다음에 방문하면 꼭 먹어봐야 할 메뉴도 정해뒀다. 바로 ‘화이트 라구 파스타’와 ‘라자냐’다. 특히, 화이트 라구 파스타는 트러플 향이 강하게 느껴진다고 하니, 트러플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메뉴다. 라자냐 역시, 진한 미트 소스와 치즈가 듬뿍 들어간다고 하니, 왠지 든든한 한 끼 식사가 될 것 같다.
정신없이 먹다 보니, 어느새 접시는 깨끗하게 비워져 있었다. 배는 불렀지만, 왠지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후추포인트에서의 시간이 너무나 행복했기 때문일 것이다. 계산을 하고 가게를 나서면서, 다음 방문을 기약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후추 향이 맴도는 듯했다. 오늘 저녁, 후추포인트에서 맛본 뇨끼와 파스타는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 같다. 강남에서 특별한 맛집을 찾는다면, 후추포인트를 강력 추천한다. 분명,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아, 그리고 뇨끼는 꼭 먹어보길 바란다. 정말, 인생 뇨끼를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후추포인트는 단순한 식당이 아닌, 행복한 기억을 선물하는 공간이었다. 맛있는 음식과 따뜻한 분위기, 친절한 서비스… 이 모든 것이 어우러져 완벽한 경험을 만들어냈다. 다음에 또 방문해서, 이번에는 다른 메뉴들도 맛봐야겠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이 행복한 공간을 공유하고 싶다.

신논현역 6번 출구에서 시작된 나의 강남 맛집 탐험은, 후추포인트에서 아름답게 마무리되었다. 후추 향처럼 톡 쏘는 매력적인 맛과 분위기는, 오랫동안 내 기억 속에 남아있을 것이다. 다음에는 또 어떤 맛집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벌써부터 설레는 마음을 감출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