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으로 떠나는 여행 전날 밤, 설렘 반 기대 반으로 잠을 설쳤다. 이번 여행의 목적은 단순한 관광이 아닌, 순천만이 가진 자연의 아름다움과 그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별한 음식을 경험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100년이 넘은 고택에서 즐기는 연잎밥 정식으로 유명한 ‘수련산방’은 여행 계획을 세울 때부터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드디어 아침, 맑은 하늘 아래 순천으로 향하는 차창 밖 풍경은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초록빛 논밭과 나지막한 산들이 어우러진 풍경을 감상하며 한참을 달리니, 어느덧 수련산방이 있는 월등면에 도착했다. 네비게이션이 가리키는 좁은 농로를 따라 들어가니, 저 멀리 기와지붕이 눈에 들어왔다.
넓찍한 공터 주차장에 차를 대고, 돌담길을 따라 걸어 들어가니 웅장한 대문이 나타났다. 마치 시간 여행을 떠나는 듯한 기분이었다. 대문 위에 걸린 ‘수련산방’이라는 나무 간판은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 대문을 들어서자, 아담하고 예쁜 정원이 눈에 들어왔다. 잘 가꿔진 나무들과 형형색색의 꽃들이 고택의 고즈넉한 분위기와 어우러져 그림 같은 풍경을 자아냈다.

130년이나 된 고택을 개조했다는 수련산방은, 겉모습부터 남달랐다. 한옥 특유의 멋스러움과 현대적인 감각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모습은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기와지붕, 나무 기둥, 툇마루 등 고택의 전통적인 요소들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었고, 곳곳에 놓인 아기자기한 소품들은 공간에 생기를 불어넣고 있었다. 나는 천천히 마당을 거닐며 고택의 아름다움을 만끽했다.
예약을 확인하고 안으로 안내받았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은은한 나무 향기가 코끝을 간지럽혔다. 정갈하게 꾸며진 실내는 따뜻하고 아늑한 분위기였다. 창밖으로 보이는 정원의 풍경은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았다. 자리에 앉아 잠시 기다리니, 곧 연잎밥 정식이 차려졌다.
소담스러운 놋그릇에 담긴 연잎밥과 형형색색의 반찬들이 정갈하게 놓인 모습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연잎밥은 김이 모락모락 나는 채로 나무통에 담겨 나왔는데, 뚜껑을 여는 순간 은은한 연잎 향이 식욕을 자극했다. 찰밥 위에는 밤, 대추, 콩 등 다양한 견과류가 얹어져 있었고, 연잎의 향긋함이 밥알 하나하나에 스며들어 있었다.

반찬들은 하나하나 정성이 가득 느껴졌다. 신선한 제철 나물들은 쌉쌀하면서도 향긋했고, 훈제 오리는 담백한 맛이 일품이었다. 특히, 다양한 종류의 장아찌들은 밥도둑이 따로 없을 정도로 훌륭했다. 젓갈, 김치, 깻잎 장아찌 등 다양한 종류의 장아찌들은 짭짤하면서도 감칠맛이 돌았다. 겉절이 김치는 신선한 배추의 아삭한 식감과 매콤한 양념이 어우러져 입맛을 돋우었다.
사찰음식처럼 재료 본연의 맛을 그대로 살린 반찬들은 모두가 주연이었다. 나물, 김치, 장아찌 하나하나가 훌륭한 맛을 자랑하며, 젓가락을 멈출 수 없게 만들었다. 간이 쎄지 않아 좋았고, 깔끔한 맛은 입안을 개운하게 했다. 화학조미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건강한 재료로 정성껏 만든 음식들은 먹는 내내 기분 좋게 했다.
함께 나온 시래기 된장국도 빼놓을 수 없었다. 따뜻하고 구수한 된장국은 연잎밥과 반찬들의 맛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주었다. 시래기의 부드러운 식감과 된장의 깊은 맛이 어우러져, 속까지 따뜻해지는 기분이었다. 국물 한 방울 남기지 않고 싹 비웠다.
사진들을 살펴보니, 상에는 다채로운 반찬들이 가득 놓여 있었다. 콩나물, 시금치, 버섯 등 여러 종류의 나물은 각각의 색감을 뽐내며 식탁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붉은 빛깔의 김치와 분홍색 연근 초절임은 식욕을 더욱 자극했다. 촉촉하게 윤기가 흐르는 훈제 오리와 노릇하게 구워진 전도 눈에 띈다.

연잎밥을 펼치자, 찹쌀밥의 쫀득한 식감과 연잎의 은은한 향이 입안 가득 퍼졌다. 밤, 대추, 콩 등 찰밥에 들어간 재료들의 조화도 훌륭했다. 찰밥은 씹을수록 단맛이 느껴졌고, 견과류의 고소함이 더해져 풍성한 맛을 느낄 수 있었다. 밥알 하나하나에 정성이 깃든 듯한 느낌이었다.
반찬 하나하나 음미하며 천천히 식사를 즐겼다. 모든 음식이 훌륭했지만,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훈제 오리였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훈제 오리는 담백하면서도 깊은 풍미를 자랑했다. 훈제 향이 은은하게 퍼지면서 입맛을 돋우었고, 함께 나온 소스에 찍어 먹으니 더욱 맛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배가 불렀지만 속은 편안했다. 건강한 재료로 만든 음식을 먹으니 몸도 마음도 건강해지는 기분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는데, 사장님께서 맞은편 사랑채에서 차를 마시고 가라며 친절하게 안내해주셨다.
사랑채로 향하는 길, 정원을 다시 한번 둘러보았다. 작은 연못에는 잉어들이 유유자적 헤엄치고 있었고, 바람에 흔들리는 대나무 잎 소리가 청량하게 들려왔다. 정원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며 사랑채로 향했다.
사랑채는 본채와 마찬가지로 고풍스러운 분위기였다. 따뜻한 햇살이 쏟아지는 창가에 앉아 잠시 기다리니, 사장님께서 직접 우려낸 따뜻한 차를 내어주셨다. 은은한 향이 나는 차를 마시며, 사장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사장님은 수련산방의 역사와 음식에 대한 철학을 이야기해주셨는데, 그 열정과 정성에 감동받았다.
사장님께서 손수 덖으셨다는 차는 향긋하고 은은한 맛이 일품이었다. 따뜻한 차를 마시니 몸과 마음이 편안해지는 기분이었다. 창밖으로 보이는 정원의 풍경을 감상하며 차를 마시니, 마치 신선이 된 듯한 느낌이었다. 식사 후 차를 마시는 여유는 수련산방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었다.
수련산방에서의 식사는 단순한 식사를 넘어, 한국의 전통과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이었다. 100년이 넘은 고택의 아름다움, 건강한 재료로 정성껏 만든 음식, 그리고 사장님의 따뜻한 배려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다. 순천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수련산방에 꼭 한번 방문해보길 추천한다. 맛있는 음식과 아름다운 풍경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수련산방은 분위기 맛집이라고 불릴 만했다. 고택의 고즈넉한 분위기와 정원의 아름다운 풍경은 식사를 더욱 즐겁게 만들어주었다. 마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듯한 느낌을 주는 공간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이 수련산방의 가장 큰 매력이다.
계절마다 다른 매력을 뽐내는 정원을 거닐며, 사진을 찍는 것도 잊지 마세요. 봄에는 벚꽃이 만개하고, 여름에는 푸르른 녹음이 우거지고, 가을에는 단풍이 붉게 물들고, 겨울에는 설경이 펼쳐진다. 어느 계절에 방문해도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나는 수련산방에서 정갈한 음식과 멋진 차 대접을 받으며,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었다. 순천에 다시 방문하게 된다면, 수련산방에 꼭 다시 들르고 싶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와서, 이 아름다운 공간과 맛있는 음식을 함께 나누고 싶다.
돌아오는 길,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석양은 아름다웠다. 수련산방에서 느꼈던 따뜻함과 여유로움이 석양과 함께 마음속 깊이 스며드는 듯했다. 순천은 나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해준 아름다운 도시로 기억될 것이다. 그리고 그 추억 속에는 항상 수련산방이 함께할 것이다.
수련산방은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파는 곳이 아닌, 정성과 마음을 나누는 따뜻한 공간이었다. 음식 하나하나에 담긴 정성, 고택의 아름다움, 그리고 사장님의 친절함이 어우러져 특별한 경험을 선사했다. 순천에 방문한다면, 꼭 한번 들러보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