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고향 친구들과의 만남이 있었다.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가, 친구 하나가 어릴 적 추억이 깃든 지역명 맛집이 있다며 강력 추천한 곳이 있었으니, 바로 ‘식마루정육점식당’이었다. 간판부터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곳이었지만, 왠지 모르게 정겨운 느낌이 들었다. 낡은 간판에는 “한우암소, 암퇘지 전문”이라는 문구가 큼지막하게 적혀 있었다. 어스름한 저녁 하늘 아래 붉은색 간판이 빛을 발하고 있었다.
식당 문을 열고 들어서니, 마치 80년대로 시간 여행을 떠나온 듯한 기분이 들었다. 번쩍거리는 새 식당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낡은 테이블과 의자, 벽에 걸린 오래된 사진들이 오히려 편안함을 주었다. 테이블마다 놓인 연탄불 화로와 찌그러진 듯한 스테인리스 물통, 은색 쟁반에 담겨 나오는 반찬들은 어린 시절 할머니 집에서 밥을 먹던 기억을 떠올리게 했다. 가족끼리 운영하는 듯, 사장님을 비롯한 직원분들의 푸근한 인상이 더욱 정겹게 느껴졌다.
메뉴판을 보니 가격도 착하다. 요즘 같은 고물가 시대에 삼겹살과 항정살 200g에 14,000원이라니! 소주와 맥주도 4,000원으로 부담 없는 가격이었다. 우리는 삼겹살 2인분과 항정살 1인분을 먼저 주문했다. 메뉴판에는 육사시미와 김치찌개, 냉면 등 다양한 메뉴가 적혀 있었는데, 아침 식사도 가능하다고 한다. 다음에는 꼭 김치찌개를 먹어봐야겠다고 다짐했다.
주문이 끝나기가 무섭게 밑반찬들이 쫙 깔렸다. 양념된 콩나물, 김치, 마늘, 쌈 채소 등 푸짐한 구성이었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독특하게도 쫄면처럼 양념된 콩나물 무침이었는데, 매콤하면서도 아삭한 식감이 일품이었다. 고기와 함께 싸 먹으니 느끼함도 잡아주고, 입맛을 돋우는 데 제격이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삼겹살과 항정살이 나왔다. 선홍빛 고기 색깔이 신선함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했다. 특히 삼겹살은 껍데기 부분이 붙어 있어 더욱 쫄깃할 것 같았다. 불판 위에 고기를 올리자, 치익- 하는 소리와 함께 맛있는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참을 수 없는 식욕에 우리는 모두 침을 꼴깍 삼켰다.

잘 익은 삼겹살 한 점을 집어 입에 넣으니, 정말 입 안에서 살살 녹는다는 표현이 딱 맞았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완벽한 조화였다. 특히 껍데기 부분은 쫄깃한 식감이 더해져 더욱 맛있었다. 항정살 역시 쫄깃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신선한 쌈 채소에 고기와 콩나물, 김치를 함께 싸 먹으니, 세상 부러울 것이 없었다. 친구들과 연신 “맛있다”를 외치며 폭풍 흡입했다.
고기를 어느 정도 먹고 나니, 볶음밥이 생각났다. 메뉴판에는 2,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볶음밥을 판매하고 있었다. 우리는 2인분을 주문했는데, 김치와 콩나물이 잘게 썰어져 함께 볶아져 나왔다. 역시 한국인의 마무리는 볶음밥 아니겠는가! 불판 위에 볶음밥을 넓게 펴서 살짝 눌러 먹으니,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최고였다. 특히 김치의 아삭한 식감이 더해져 더욱 맛있었다.

된장찌개도 빼놓을 수 없었다. 구수한 된장 향이 코를 자극하는 된장찌개는, 볶음밥과 함께 먹으니 더욱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했다. 두부와 호박, 양파 등 푸짐한 건더기가 들어 있어 더욱 맛있었다. 뜨끈한 국물 한 모금에 속이 확 풀리는 기분이었다. 우리는 볶음밥과 된장찌개까지 싹싹 비워 먹었다.
나는 육회를 즐겨 먹는 편은 아니라 주문하지 않았지만, 친구는 육회도 맛있다고 했다. 특히 신선한 암소고기를 사용해서 그런지, 느끼함이 덜하고 담백한 맛이 좋았다고 한다. 다음에는 육회도 한번 도전해봐야겠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어린 시절 추억을 이야기하니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식마루정육점식당은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파는 곳이 아니라, 소중한 추억을 되새기게 해주는 특별한 공간이었다. 낡은 인테리어와 푸근한 분위기, 그리고 착한 가격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다.
계산을 하고 나오는데, 사장님께서 환하게 웃으시며 “다음에 또 오세요”라고 말씀해주셨다. 그 따뜻한 인사에, 나는 진심으로 다시 방문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식마루정육점식당은 내 마음속에 증평 최고의 고기 맛집으로 자리 잡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