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스름한 저녁, 하루 종일 묵직하게 짓누르던 업무의 무게를 겨우 내려놓고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천근만근이었다. 하지만 며칠 전부터 머릿속을 떠나지 않던 삼겹살 생각에, 오늘은 기필코 ‘고기’로 위로받으리라 다짐하며 평소 눈여겨봐 뒀던 동네 고깃집으로 향했다. 바로 태전동에서 입소문이 자자한 효자동 솥뚜껑. 퇴근 시간과 맞물려 혹시나 웨이팅이 있을까 걱정하며 서둘러 도착했다.
가게 문을 열자 후끈한 열기와 함께 기름 냄새가 코를 찔렀다. 이미 많은 테이블이 손님들로 가득 차 있었고, 왁자지껄한 웃음소리가 활기 넘치는 분위기를 더했다. 다행히 한 테이블이 비어 있어 기다림 없이 바로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5시 30분이라는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만석을 이루는 걸 보니, 역시 동네 주민들 사이에서는 이미 유명한 맛집임에 틀림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리에 앉자마자 메뉴판을 정독했다. 삼겹살, 목살, 흑돼지 오겹살 등 다양한 메뉴가 있었지만, 역시 처음 방문하는 곳에서는 대표 메뉴를 맛보는 것이 인지상정. 고민 끝에 삼겹살을 주문했다. 요즘 삼겹살 1인분에 12,000원은 기본인 시대에, 600g에 38,000원대라는 착한 가격에 살짝 의구심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곧이어 등장한 솥뚜껑 한판 세팅을 보는 순간, 그런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커다란 솥뚜껑 위에는 초벌된 삼겹살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고, 그 주변으로는 김치, 콩나물, 고사리, 미나리 등 다채로운 채소들이 빈틈없이 자리 잡고 있었다. 솥뚜껑 중앙에는 된장찌개가 끓고 있었고, 기본 반찬으로 제공되는 계란찜도 뚝배기에 담겨 따뜻하게 유지되고 있었다. 한눈에 보기에도 푸짐한 양에 압도당하는 느낌이었다.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솥뚜껑 가득 채워진 삼겹살과 곁들임 채소들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직원분들은 능숙한 솜씨로 고기를 굽기 시작했다. 초벌되어 나온 고기라 그런지 금세 노릇노릇하게 익어갔고, 솥뚜껑 위에서 지글거리는 소리는 식욕을 더욱 자극했다. 고기가 익어가는 동안, 셀프바를 방문하여 부족한 반찬들을 채워왔다. 콩나물, 김치, 쌈 채소 등 다양한 종류의 반찬들이 신선하게 유지되고 있었고, 눈치 보지 않고 마음껏 가져다 먹을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특히 파김치는 푹 익어 시원하면서도 깊은 맛이 일품이었다.
잘 익은 삼겹살 한 점을 집어 들고, 먼저 소금에 살짝 찍어 맛을 보았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완벽한 겉바속촉이었다. 고소한 육즙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고, 씹을수록 느껴지는 풍미는 감탄을 자아냈다. “고기 질이 좋다”는 리뷰들이 괜한 말이 아니었음을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이번에는 백김치에 싸서 먹어봤다. 아삭한 백김치의 시원함과 삼겹살의 고소함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깻잎에 싸 먹으니 향긋한 깻잎 향이 삼겹살의 느끼함을 잡아주었고, 콩나물, 김치와 함께 곁들여 먹으니 다채로운 식감과 풍성한 맛을 즐길 수 있었다. 특히 솥뚜껑에 구워진 김치는 적당히 익어 새콤하면서도 감칠맛이 폭발했다.

뜨끈한 된장찌개도 빼놓을 수 없었다. 두부, 호박 등 다양한 채소가 듬뿍 들어간 된장찌개는 구수한 맛이 일품이었다. 삼겹살의 느끼함을 깔끔하게 잡아주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기본으로 제공되는 계란찜 또한 부드럽고 촉촉하여 입안에서 살살 녹았다. 특히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맛이었다. 어떤 사람들은 신랑이 된장찌개에 양념을 더 넣어 더욱 맛있게 만들어 먹었다고 하니, 취향에 따라 자신만의 레시피를 만들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고기를 어느 정도 먹고 난 후에는 볶음밥을 주문했다. 남은 삼겹살과 김치, 콩나물 등을 잘게 썰어 밥과 함께 볶아주는데, 솥뚜껑에 눌어붙은 볶음밥은 정말 꿀맛이었다. 배가 불렀지만, 볶음밥을 남길 수는 없었다. 숟가락을 놓지 못하고 싹싹 긁어먹었다.
식사를 마친 후, 가게를 나서는 발걸음은 한결 가벼워졌다. 맛있는 삼겹살 덕분에 스트레스도 풀리고, 든든하게 배도 채울 수 있었다. 무엇보다 “가성비가 좋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요즘처럼 고물가 시대에, 이 가격에 이 정도 퀄리티의 삼겹살을 맛볼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효자동 솥뚜껑은 맛, 가격, 서비스 모든 면에서 만족스러운 곳이었다. 직원분들은 항상 친절했고, 필요한 것이 없는지 세심하게 챙겨주었다. 셀프바도 깔끔하게 관리되고 있었고, 부족한 반찬을 마음껏 가져다 먹을 수 있다는 점도 좋았다. 특히 고기를 구울 때 기름이 튀지 않도록 특수 제작된 기름막이를 사용하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덕분에 옷에 기름이 튈 걱정 없이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이미 여러 번 방문했다는 동네 주민들의 후기를 보니, 나만 몰랐던 태전동 맛집이었던 것 같다. 가족 외식 장소로도 좋고, 친구들과의 모임 장소로도 손색없을 것 같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방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흑돼지 오겹살도 맛있다고 하니, 다음 방문 때는 꼭 먹어봐야겠다.
효자동 솥뚜껑은 나에게 단순한 고깃집 그 이상이었다. 지친 하루를 위로해주는 따뜻한 공간이었고, 맛있는 음식과 친절한 서비스 덕분에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앞으로 삼겹살이 생각날 때마다 이곳을 찾게 될 것 같다. 진정한 동네 맛집을 발견했다는 기쁨과 함께, 오늘도 행복한 마무리를 할 수 있었다.

돌아오는 길, 훈훈한 배부름과 함께 콧속을 간지럽히는 잔잔한 고기 냄새는 쉽사리 가시질 않았다. 며칠 동안 나를 괴롭히던 삼겹살에 대한 갈증을 해소시켜 준 것은 물론, 넉넉한 인심과 푸근한 분위기 덕분에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경험이었다. 효자동 솥뚜껑, 이 지역을 대표하는 맛집으로 오래도록 남아주길 바라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