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악산 아래 정갈한 한 상, 거창 맛고을에서 맛보는 어머니 손맛 한정식

거창으로 향하는 아침, 뭉게구름 사이로 쏟아지는 햇살이 마치 맛있는 밥 한 끼를 예감하는 듯했다. 김악산의 맑은 정기를 온몸으로 받으며 드라이브를 즐긴 후, 어머니께서 그토록 원하시던 한정식을 맛보기 위해 ‘맛고을’의 문을 열었다.

나무로 지어진 외관은 주변 풍경과 어우러져 편안한 느낌을 준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정갈하게 놓인 테이블들이 눈에 들어왔다. 따뜻한 햇살이 창문을 통해 쏟아져 들어와 아늑한 분위기를 더했다. 은은하게 풍기는 된장찌개 냄새는 고향에 온 듯한 푸근함을 선사했다.

자리에 앉자마자 따뜻한 물수건과 함께 메뉴판을 가져다주셨다. 솥밥 한정식을 주문했다. 잠시 후, 상다리가 휘어질 듯한 반찬들이 하나둘씩 테이블 위를 채워갔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역시 솥밥이었다. 둥근 나무 뚜껑을 열자,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밥알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밥 위에는 콩과 대추가 얹어져 있어, 보기에도 좋고 건강에도 좋을 것 같았다. 밥알은 찰기가 느껴질 정도로 쫀득했고, 씹을수록 은은한 단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마치 어머니가 정성껏 지어주신 밥처럼 따뜻하고 푸근한 맛이었다.

반찬들의 향연은 그야말로 감동이었다. 간이 세지 않고 입맛을 돋우는 반찬들은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졌다. 슴슴한 간은 재료 본연의 맛을 살려주었고, 먹을수록 입안이 개운해지는 느낌이었다.

조기구이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다. 짭짤한 맛이 밥과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게가 들어간 된장찌개는 시원하면서도 깊은 맛을 자랑했다. 두부와 호박, 애호박 등 각종 채소가 듬뿍 들어가 있어 씹는 재미도 있었다.

수육은 야들야들하고 부드러웠다. 돼지 특유의 잡내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담백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갓 담근 김치와 함께 먹으니, 그 맛이 더욱 풍성하게 느껴졌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조금 더 따뜻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맛고을 한상차림
정갈함이 느껴지는 맛고을의 한상차림

다채로운 나물 반찬들은 건강한 맛을 선사했다. 쌉싸름한 맛이 매력적인 취나물, 고소한 참기름 향이 솔솔 풍기는 콩나물, 아삭아삭한 식감이 살아있는 숙주나물 등, 젓가락이 쉴 새 없이 움직였다. 특히 샐러드는 신선한 채소와 상큼한 드레싱이 어우러져 입맛을 돋우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다만 밥 위에 샐러드가 올라와 있는 점은 조금 의아하게 느껴졌다.

전을 한 입 베어 물자, 바삭한 식감과 함께 고소한 기름 향이 입안 가득 퍼졌다. 재료 본연의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어 좋았다.

식사를 마치고 솥에 뜨거운 물을 부어 누룽지를 만들었다. 구수한 숭늉은 속을 따뜻하게 데워주었고, 깔끔하게 식사를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누룽지를 먹으니 어릴 적 할머니가 끓여주시던 숭늉이 떠올랐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숭늉의 온도가 미지근했다는 것이다. 솥 자체가 빨리 식는 재질인 듯했다. 이 점만 개선된다면 더욱 완벽한 식사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뜨겁거나 최소한 따뜻한 물을 준비해주면 숭늉의 온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

사장님의 친절한 서비스는 식사를 더욱 즐겁게 만들어주었다. 부족한 반찬은 없는지 꼼꼼하게 확인해주시고, 따뜻한 미소로 손님들을 맞이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마치 오랜만에 고향에 방문한 손님을 맞이하는 듯한 따뜻함이 느껴졌다.

맛고을은 13,000원이라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푸짐한 한정식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요즘 같은 고물가 시대에 이런 가성비 좋은 식당을 찾기란 쉽지 않다. 가격 대비 음식의 퀄리티도 훌륭하고, 양도 푸짐해서 만족스러웠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었다. 앞서 언급했듯이 숭늉의 온도가 미지근했고, 수육이 조금 차가웠다. 그리고 솥밥에 곤드레나물이나 제철 견과류 등을 추가하면 가격을 조금 더 올리더라도 만족도가 더 높아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1만원과 1만5천원의 차이는 분명히 존재해야 하고, 그 차이를 만들어내는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맛고을은 훌륭한 식당이었다. 정갈하고 맛있는 음식, 푸짐한 양, 친절한 서비스, 합리적인 가격까지, 모든 면에서 만족스러웠다. 특히 자극적이지 않고 건강한 맛은 어머니의 손맛을 느끼게 해주었다. 김악산 힐링 후 식사 장소로 방문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다.

맛있는 수육
야들야들한 수육

옆 테이블에서는 돼지갈비 구이를 먹고 있었다. 맛있게 구워지는 돼지갈비의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다음에는 돼지갈비 구이를 먹으러 다시 방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어머니께서는 “오랜만에 정말 맛있는 밥을 먹었다”며 활짝 웃으셨다. 어머니의 행복한 모습에 나 또한 기분이 좋아졌다. 맛고을은 어머니께 맛있는 밥 한 끼를 대접하고 싶을 때, 혹은 건강하고 푸짐한 한정식을 즐기고 싶을 때 방문하면 좋을 것 같은 거창 한정식 맛집이다.

맛고을 외관
정겨운 느낌의 맛고을 외관
맛고을 메뉴판
맛고을의 메뉴
푸짐한 한상차림
정말 푸짐한 한상차림
맛깔스러운 반찬들
맛깔스러운 반찬들
정갈한 밥상
정갈하게 차려진 밥상

다음에 거창에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꼭 다시 맛고을에 들러 잊지 못할 한 끼 식사를 즐기고 싶다. 그 때는 숭늉이 따뜻하기를 바라며!

Author: a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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