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눈을 떴다. 오늘은 왠지 뜨끈한 국물이 간절했다. 전날 과음한 것도 아닌데, 이상하게 속이 허한 느낌. 이럴 땐 역시 돼지국밥이지. 부산에는 워낙 유명한 국밥집들이 많지만, 오늘은 조금 특별한 곳으로 향하고 싶었다. 남항시장에 숨어있는 영도 맛집, ‘재기돼지국밥’이 바로 그곳이었다.
시장 특유의 활기 넘치는 분위기를 기대하며 차를 몰았다. 네비게이션이 안내하는 대로 좁은 골목길을 따라 들어가니, 드디어 남항시장 공영주차장이 눈에 들어왔다. 주차를 하고, 시장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평일 오전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싱싱한 해산물, 알록달록한 채소, 갓 구운 빵 냄새까지. 오감을 자극하는 풍경에 절로 기분이 좋아졌다.
“재기돼지국밥” 간판을 찾는 건 어렵지 않았다. 파란색 글씨로 큼지막하게 쓰여진 간판은 한눈에 들어왔다. 가게 앞에는 커다란 솥에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었고, 분주하게 움직이는 이모님들의 모습에서 맛집의 포스가 느껴졌다.

가게 안으로 들어서니, 생각보다 넓은 공간이 나타났다.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테이블 위에는 냅킨, 수저통, 컵 등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고, 테이블 옆 서랍에는 수저와 젓가락이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위생에도 신경을 많이 쓴 듯한 모습이었다.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살펴보니, 돼지국밥, 순대국밥, 내장국밥 등 다양한 국밥 종류가 있었다. 수육백반과 수육도 눈에 띄었다. 고민 끝에, 가장 기본인 돼지국밥을 주문했다. 사실 수육도 맛보고 싶었지만, 혼자 먹기에는 양이 많을 것 같아 아쉬움을 뒤로하고 다음을 기약했다.
주문 후, 따뜻한 물수건과 함께 기본 반찬이 나왔다. 뽀얀 국물에 곁들여 먹기 좋은 김치, 깍두기, 부추무침, 양파, 고추, 쌈장이 정갈하게 담겨 나왔다. 특히 깍두기는 적당히 익어 아삭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일품이었다. 김치 역시 깊은 맛이 느껴지는, 제대로 익은 김치였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돼지국밥이 나왔다. 뽀얀 국물 위로 송송 썰린 파와 다진 양념이 얹어져 있었다. 뚝배기 안에는 밥이 말아져 있었는데, 이곳은 특이하게 토렴식으로 국밥을 내어준다고 한다. 뜨거운 국물에 밥알 하나하나가 코팅되어 더욱 맛있을 것 같은 느낌이었다. 코를 찌르는 돼지 특유의 잡내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국물을 한 숟가락 떠서 맛을 보니, 깊고 진한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돼지 뼈를 오랫동안 고아낸 듯, 묵직하면서도 깔끔한 국물이었다. 간도 적절하게 되어 있어, 따로 간을 할 필요가 없었다. 돼지국밥 특유의 느끼함은 전혀 없었고, 오히려 담백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느껴졌다.
뚝배기 안에는 얇게 썰린 돼지고기가 푸짐하게 들어있었다. 퍽퍽하지 않고 부드러운 식감이 좋았다. 돼지 특유의 잡내도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고기의 양도 넉넉해서, 밥과 함께 먹으니 더욱 든든했다. 얇게 썰린 고기는 국물과 밥알 사이사이로 스며들어, 한층 풍부한 맛을 선사했다.
본격적으로 식사를 시작하기 전에, 테이블 위에 놓인 다진 양념을 국밥에 풀었다. 붉은 다진 양념이 뽀얀 국물 속으로 퍼져나가면서, 국밥의 색깔이 점점 변해갔다. 다진 양념을 풀고 다시 국물을 맛보니, 칼칼하면서도 매콤한 맛이 더해져 더욱 깊은 풍미를 느낄 수 있었다.

잘 익은 깍두기를 국밥 위에 얹어 먹으니, 아삭한 식감과 시원한 맛이 국밥의 풍미를 더욱 살려주었다. 김치 역시 국밥과 환상의 궁합을 자랑했다. 적당히 매콤하면서도 감칠맛 나는 김치는, 국밥의 느끼함을 잡아주면서 입맛을 돋우는 역할을 했다.
부추무침도 빼놓을 수 없었다. 새콤달콤하게 무쳐진 부추는, 국밥에 넣어 먹으니 향긋한 풍미를 더해주었다. 특히 돼지고기와 함께 먹으니, 느끼함은 줄어들고 신선함은 더해져 더욱 맛있었다.
국밥을 먹는 중간중간, 양파와 고추를 쌈장에 찍어 먹으니 입안이 개운해지는 느낌이었다. 특히 아삭아삭한 양파는, 국밥의 뜨거움과 매운맛을 중화시켜주는 역할을 했다.
국밥을 거의 다 먹어갈 때쯤, 밥알이 국물에 완전히 풀어져 걸쭉해졌다. 이쯤 되면 숟가락으로 떠먹는 것보다, 뚝배기를 들고 국물을 마시는 것이 제맛이다. 뚝배기를 기울여 남은 국물까지 깨끗하게 비워냈다. 속까지 따뜻해지는 기분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카운터로 향했다. 이모님은 환한 미소로 “맛있게 드셨어요?”라고 물어보셨다. “네, 정말 맛있었어요!”라고 대답하니, 이모님은 “다음에 또 오세요!”라며 인사를 건네셨다. 친절한 서비스 덕분에 더욱 기분 좋게 식사를 마칠 수 있었다.
가게를 나서면서, 왜 이곳이 맛집으로 불리는지 알 수 있었다. 깊고 진한 국물, 푸짐한 양, 신선한 재료, 친절한 서비스까지. 모든 것이 완벽한 곳이었다. 특히 시장 안에서 맛보는 돼지국밥은, 왠지 모르게 더욱 특별한 느낌이었다.
다음에 영도에 올 일이 있다면, 반드시 다시 방문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때는 꼭 수육백반이나 수육을 시켜서, 푸짐하게 즐겨봐야겠다. 그리고 다른 국밥 종류도 하나씩 맛봐야지. 재기돼지국밥은, 나에게 잊지 못할 부산의 맛을 선사해준 곳이다.

재기돼지국밥은 오랜 시간 동안 영도 주민들에게 사랑받아온 곳이라고 한다. 특히 아침 일찍 문을 열기 때문에, 아침 식사를 하러 오는 손님들이 많다고 한다. 나 역시 오늘 아침, 이곳에서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하루를 시작할 수 있었다.
돌아오는 길, 남항시장을 다시 한번 둘러봤다. 활기 넘치는 시장의 모습은 언제 봐도 정겹다. 싱싱한 해산물을 파는 상인들의 목소리, 맛있는 냄새를 풍기는 음식점들, 그리고 왁자지껄하게 이야기하는 사람들의 모습까지. 시장은 그 자체로 살아있는 공간이었다.

재기돼지국밥에서 맛있는 국밥을 먹고, 남항시장에서 활기찬 에너지를 얻어 돌아온 오늘.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다음에는 가족들과 함께 방문해서, 이 맛있는 국밥을 함께 즐겨야겠다.

재기돼지국밥은 맛, 양, 가격, 서비스 모든 면에서 만족스러운 곳이었다. 특히 푸짐한 양과 저렴한 가격은, 요즘 같은 시대에 보기 드문 가성비 좋은 곳이었다. 게다가 이모님들의 친절한 서비스는, 맛있는 국밥을 더욱 기분 좋게 즐길 수 있도록 해주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었다. 시장 안에 위치해 있어 주차 공간이 협소하다는 점이다. 하지만 남항시장 공영주차장을 이용하면 편리하게 주차할 수 있다. 그리고 점심시간에는 웨이팅이 있을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하지만 이 모든 불편함을 감수할 만큼, 재기돼지국밥의 맛은 훌륭했다.

혹시 영도에 방문할 계획이 있다면, 꼭 재기돼지국밥에 들러보길 추천한다.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될 것이다. 그리고 남항시장의 활기찬 분위기도 함께 느껴보길 바란다. 잊지 못할 부산 맛집 경험이 될 것이다.

오늘 나는 재기돼지국밥에서 단순한 한 끼 식사를 넘어, 따뜻한 정과 맛있는 추억을 가득 담아왔다. 다음에 또 방문할 날을 손꼽아 기다리며, 이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