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꽃처럼 녹아드는 추억, 신도림에서 만난 인생 닭갈비 맛집

신도림에서 약속이 있던 날, 왠지 모르게 매콤한 음식이 당겼다. 친구에게 “오늘 칼칼한 거 어때?” 하고 물으니, 망설임 없이 닭갈비를 외친다. 사실 닭갈비는 오랜만이었다. 숯불에 구워 먹는 닭갈비는 종종 먹었지만, 철판에 볶아 먹는 닭갈비는 정말 추억 속의 음식처럼 느껴졌다. 친구는 이미 맛집 레이더를 풀가동, 2014년부터 오랫동안 신도림에서 명성을 떨쳐온 닭갈비집이 있다며 나를 이끌었다.

푸르지오 상가 2층, 친구의 능숙한 안내에도 불구하고 살짝 헤맸다. 드디어 찾은 닭갈비집 앞에는 이미 긴 줄이 늘어서 있었다. 역시 신도림 핫플 답다.

천장 설비
분주한 가게 안, 천장에는 다양한 설비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었다.

기다리는 동안, 가게 안을 슬쩍 엿보니 테이블마다 철판 닭갈비가 빨갛게 익어가는 모습이 보였다. 특히 눈길을 사로잡는 건, 닭갈비 위에 소복하게 쌓인 눈꽃 치즈였다. 팥빙수처럼 곱게 갈린 치즈가 녹아내리면서 닭갈비와 어우러지는 모습은, 기다림을 더욱 힘들게 만들었다.

“진짜 맛있으려나?” 살짝 의심하는 내게 친구는 “걱정 마, 내가 몇 번이나 추천받은 곳이야!”라며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기다림 끝에 드디어 우리 차례가 왔다. 테이블에 앉자마자 키오스크가 눈에 들어왔다. 요즘은 이렇게 테이블에서 바로 주문하는 시스템이 대세인가 보다. 메뉴를 살펴보니 눈꽃치즈닭갈비가 단연 메인 메뉴였다. 특이하게도 곱창전골과 버섯샤브샤브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세트 메뉴도 있었다. 친구와 나는 고민 끝에 눈꽃치즈닭갈비 2인분을 주문했다.

비빔냉면
매콤달콤한 양념이 입맛을 돋우는 비빔냉면.

닭갈비가 나오기 전, 셀프바에서 쌈 채소와 콩나물국을 가져왔다. 콩나물국은 시원하고 깔끔한 맛이었다. 닭갈비의 매운맛을 중화시켜줄 것 같았다. 사진에서도 볼 수 있듯, 쌈 채소는 싱싱함이 살아있었다. 특히 좋았던 점은 셀프바가 정말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다는 점이었다. 위생에 민감한 나에게는 아주 중요한 부분이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눈꽃치즈닭갈비가 나왔다. 이미 조리된 상태로 나와서 바로 먹을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철판 위에는 빨간 양념에 버무려진 닭갈비와 넉넉한 양배추, 고구마, 떡, 깻잎이 푸짐하게 담겨 있었다. 그리고 그 위에는 정말 눈꽃처럼 하얀 치즈가 소복하게 쌓여 있었다.

눈꽃치즈닭갈비
빨간 양념과 하얀 치즈의 조화가 환상적인 눈꽃치즈닭갈비.

치즈가 녹기 시작하자, 고소한 향기가 코를 찔렀다. 젓가락을 들고 닭갈비 한 점을 집어 입으로 가져갔다. 은은하게 카레 향이 느껴지는 매콤한 양념이 입안 가득 퍼졌다. 닭고기는 큼직하게 썰어져 있어서 씹는 맛이 좋았다. 특히 양념이 잘 배어든 우동사리는 정말 환상적인 맛이었다. 쫄깃한 면발과 매콤한 양념의 조화는,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침샘을 자극한다.

닭갈비를 먹다 보니, 친구가 갑자기 비빔냉면을 시키자고 했다. 닭갈비 양념이 워낙 맛있으니, 비빔냉면도 분명 평타 이상은 칠 거라나? 잠시 후 나온 비빔냉면은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매콤달콤한 양념과 쫄깃한 면발이 어우러져 입 안을 깔끔하게 정리해주는 느낌이었다.

닭갈비 한 상 차림
푸짐하게 차려진 닭갈비 한 상. 신선한 쌈 채소도 눈에 띈다.

닭갈비를 어느 정도 먹고 난 후, 볶음밥을 빼놓을 수 없었다. 직원분에게 볶음밥 1인분을 주문하니, 남은 닭갈비를 잘게 잘라 철판 위에 밥과 김가루, 참기름 등을 넣고 볶아주셨다. 볶음밥은 역시 진리였다. 닭갈비 양념에 볶아진 밥은 정말 꿀맛이었다. 바닥에 살짝 눌어붙은 밥알을 긁어먹는 재미도 쏠쏠했다.

볶음밥
닭갈비 양념에 볶아 더욱 맛있는 볶음밥.

배부르게 닭갈비를 먹고 나오니, 웨이팅 하느라 받았던 스트레스가 눈 녹듯이 사라졌다. 가게를 나서는 길, 직원분께서 시원한 음료수 한 캔을 건네주셨다. 이런 작은 배려가 손님을 감동시키는 것 같다.

솔직히 말하면, 닭갈비 맛이 엄청나게 특별하다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신선한 재료, 친절한 서비스, 깨끗한 셀프바, 그리고 무엇보다 맛있는 양념까지, 모든 요소들이 완벽하게 어우러져 만족스러운 식사를 할 수 있었다.

버섯 샤브샤브
다음에는 곱창전골이나 버섯 샤브샤브 세트 메뉴도 한번 먹어봐야겠다.

다만, 몇 가지 아쉬운 점도 있었다. 먼저, 웨이팅이 너무 길다는 점이다. 주말 점심시간에 방문해서 그런지, 30분 이상 기다려야 했다. 그리고 에어컨을 너무 세게 틀어서 조금 추웠다. 물론, 더위를 많이 타는 사람들에게는 좋을 수도 있겠지만, 나에게는 조금 과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이러한 단점들을 감안하더라도, 신도림에서 닭갈비가 먹고 싶을 때 다시 방문할 의향이 있다. 다음에는 곱창전골이나 버섯 샤브샤브 세트 메뉴도 한번 먹어봐야겠다.

볶음밥 마무리
철판 바닥까지 싹싹 긁어먹었던 볶음밥.

신도림에서 맛있는 닭갈비를 먹고 싶다면, 이곳을 한번 방문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특히 눈꽃치즈닭갈비는 정말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될 것이다.

Author: admin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