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서 칼국수, 하면 으레 멸치 육수에 뽀얀 면발을 떠올리곤 했다. 하지만 오늘은 그 틀을 깨고 싶었다. 칼국수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는, 내당칼국수로 향하는 발걸음은 그래서 더욱 설렜다. 평소 면 요리를 즐기는 나에게, 이곳은 2024년 최고의 발견이 될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품게 했다.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니, 생각보다 아담한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테이블이 대략 7개 정도 놓여 있는, 작고 소박한 식당이었다. 점심시간을 살짝 비껴간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몇몇 테이블은 손님들로 채워져 있었다. 벽에 붙은 메뉴판을 보니 불고기칼국수가 단연 대표 메뉴인 듯했다. 김치칼국수, 들깨칼국수 등 다른 메뉴들도 눈에 띄었지만, 첫 방문인 만큼 시그니처 메뉴인 불고기칼국수를 주문했다. 가격은 7,500원. 요즘 물가를 생각하면 꽤나 합리적인 가격이다.

주문을 마치자, 따뜻한 보리밥 한 그릇이 나왔다. 칼국수를 기다리는 동안 간단히 요기할 수 있도록 제공되는 듯했다. 보리밥 위에는 콩나물, 무생채, 김가루가 얹어져 있었고, 고소한 참기름 냄새가 코를 간지럽혔다. 슥슥 비벼 한 입 맛보니, 톡톡 터지는 보리알의 식감과 채소들의 신선함이 어우러져 입맛을 돋우었다. 특히, 참기름의 고소함이 더해져 정말 꿀맛이었다. 칼국수가 나오기 전부터 만족감이 차올랐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불고기칼국수가 나왔다. 검은색 그릇에 담겨 나온 칼국수 위에는 불고기와 깻잎이 듬뿍 올려져 있었다. 뽀얀 칼국수 면 위로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불고기와 초록색 깻잎이 대비를 이루며 시각적인 즐거움을 선사했다. 후각을 자극하는 불고기 향과 깻잎 향이 어우러져, 침샘을 자극했다. 젓가락으로 면을 휘저어 보니, 면발 사이사이로 불고기 육즙이 스며들어 있는 듯했다.

첫 젓가락을 들었다. 면발은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웠고, 입안에서 착 감기는 느낌이었다. 불고기는 짭짤하면서도 달콤했고, 은은한 불맛이 느껴졌다. 깻잎은 향긋함을 더해, 불고기의 느끼함을 잡아주었다. 멸치 육수를 기본으로 한 칼국수 국물은 시원하면서도 깊은 맛을 냈다. 불고기, 깻잎, 칼국수 면, 그리고 육수의 조화가 정말 훌륭했다. 예상치 못한 조합이었지만, 너무나 잘 어울렸다. 마치 오랜 시간 연구하고 개발한 듯한, 완벽한 맛이었다.

칼국수를 먹는 동안, 김치도 빼놓을 수 없었다. 이곳에서는 배추김치와 깍두기, 두 종류의 김치를 제공한다. 배추김치는 적당히 익어, 아삭하면서도 시원한 맛을 냈다. 깍두기는 달콤하면서도 매콤했고, 칼국수와 환상의 궁합을 자랑했다. 특히, 깍두기의 아삭한 식감이 칼국수의 부드러운 식감과 대비되어 더욱 맛있게 느껴졌다. 김치만으로도 밥 한 공기를 뚝딱 해치울 수 있을 것 같았다.

정신없이 칼국수를 먹다 보니, 어느새 그릇은 깨끗하게 비워져 있었다. 7,500원이라는 가격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푸짐하고 맛있는 한 끼 식사였다. 사장님의 친절한 미소와 정성이 느껴지는 음식 덕분에, 기분 좋게 식사를 마칠 수 있었다. 이곳은 칼국수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곳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가게를 나서며, 다음에는 다른 메뉴도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치칼국수도 맛있을 것 같고, 들깨칼국수도 궁금했다. 친구들을 데리고 다시 방문하고 싶은 마음도 굴뚝같았다. 대전에서 칼국수 맛집을 찾는다면, 주저 없이 이곳, 내당칼국수를 추천하고 싶다. 이곳에서 칼국수의 새로운 매력을 느껴보시길 바란다.

돌아오는 길, 입안에 맴도는 불고기 향과 깻잎 향이 자꾸만 생각났다. 칼국수의 변신은 무죄라는 말이 떠올랐다. 내당칼국수는 지역 주민뿐만 아니라, 대전을 찾는 여행객들에게도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오늘, 나는 칼국수의 새로운 세계를 만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