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로수길 돼지, 그 섬세한 숙성의 미학…정숙성에서 발견한 서울대입구 맛집의 새로운 기준

오랜만에 친구들과 약속이 잡혔다. 장소는 서울대입구, 샤로수길이었다. 왠지 모르게 설레는 이 기분, 샤로수길 특유의 활기 넘치는 분위기가 좋아서일까. 아니면 친구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을 생각에 들떠서일까. 목적지는 최근 입소문을 타고 있다는 고깃집, ‘정숙성’이었다. 깔끔한 분위기에서 숙성된 돼지고기를 맛볼 수 있다는 이야기에 기대감이 부풀었다.

샤로수길 초입, 깔끔한 외관이 눈에 띄는 ‘정숙성’이 모습을 드러냈다. 은은한 조명이 따뜻하게 감싸는 공간은 첫인상부터 기분 좋았다. 우드톤의 인테리어는 편안함을 더했고, 테이블마다 설치된 환풍 시설은 쾌적한 식사를 기대하게 했다. 예전에 다른 고깃집이 있던 자리였던 것 같은데, 완전히 탈바꿈한 모습이었다. 역시 요즘 트렌드는 이런 깔끔함과 편안함인가 싶었다.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펼쳐보니, 역시나 ‘돈마호크’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라고 하니, 당연히 맛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돈마호크 2인분을 주문하고, 곧이어 삼겹살도 추가했다. 돼지고기 같지 않은 부드러움이라니, 그 맛이 정말 궁금했다. 메뉴판 옆에는 3시 이전 주문 시 모든 주류를 반값에 즐길 수 있다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이런 행운이! 놓칠 수 없지. 시원한 하이볼도 한 잔 주문했다.

정숙성의 의미
정숙성의 깊은 의미가 담긴 문구.

주문을 마치자, 정갈한 밑반찬들이 테이블 위를 채웠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루꼴라 샐러드였다. 신선한 루꼴라와 드레싱의 조화가 훌륭했고, 돼지고기와 함께 먹으니 그 맛이 배가되었다. 샐러드를 세 번이나 리필해서 먹었다. 기본으로 제공되는 김치찌개도 빼놓을 수 없다. 칼칼하면서도 깊은 맛이 일품이었다. 찌개만으로도 밥 한 공기를 뚝딱 해치울 수 있을 것 같았다.

잠시 후, 기다리고 기다리던 돈마호크가 등장했다. 큼지막한 뼈에 붙어 있는 두툼한 살, 겉은 노릇하게 구워져 있고 속은 촉촉해 보이는 비주얼은 감탄을 자아냈다. 직원분이 직접 고기를 구워주셨는데, 전문적인 솜씨에 감탄했다. 숯불 위에서 지글거리는 소리와 함께 퍼져나가는 고소한 냄새는 식욕을 더욱 자극했다.

돈마호크 초벌구이
초벌구이된 돈마호크의 위엄.

드디어 돈마호크 한 점을 입에 넣었다. 씹는 순간, 입안 가득 퍼지는 육즙과 풍미는 정말 환상적이었다. 7일 워터 에이징 숙성 후 다시마 숙성을 거쳤다더니, 정말 돼지고기 같지 않은 부드러움이 느껴졌다. 돈마호크에 이어 삼겹살도 맛봤다. 역시나 육즙이 풍부했고,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돈마호크와 삼겹살, 둘 다 훌륭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삼겹살에 더 끌렸다. 역시 나는 어쩔 수 없는 삼겹살 파인가.

고기와 함께 곁들여 먹는 하이볼은 최고의 선택이었다. 특히 이곳은 하이볼 맛집으로도 유명하다고 한다. 술이 반값이라니, 이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 짐빔 하이볼, 가쿠빈 하이볼, 수이진 소다 등 다양한 하이볼을 맛봤는데, 모두 만족스러웠다. 특히 야마자키 12년 하이볼은 12500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에 즐길 수 있었다. 이렇게 팔아서 남는 게 있을까 싶을 정도였다.

시원한 켈리 맥주
고기와 환상궁합을 자랑하는 시원한 맥주.

식사를 하면서 특이했던 점은 ‘감칠밥 정식’이었다. 표고버섯밥, 오이 슬라이스, 재래김이 함께 나오는 조합은 정말 신선했다. 밥에서 표고버섯을 찾지는 못했지만, 표고버섯 향이 은은하게 퍼져 맛있었다. 꼬들꼬들한 밥의 식감도 좋았다. 비빔냉면은 몽탄과 비슷한 비주얼이었지만, 맛은 무난했다.

‘정숙성’에서는 고기를 주문하면 기계가 초벌을 해준다. 초벌된 고기는 먹기 좋게 썰어서 직원이 가져와 테이블에서 직접 구워준다. 덕분에 우리는 편안하게 대화를 나누면서 맛있는 고기를 즐길 수 있었다. 다만, 고기를 구워주는 서버들 간의 실력 차이가 조금 있었다. 처음 오신 분들은 고기를 너무 작게 잘라서 수분이 많이 날아갔지만, 나중에 오신 분은 적당한 크기로 잘라주셔서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정숙성의 메뉴 안내
정숙성 입구에서 메뉴를 확인할 수 있다.

‘정숙성’은 깔끔하고 청결한 분위기에서 맛있는 돼지고기를 즐길 수 있는 곳이었다. 고기의 질도 좋았고, 직원분들도 친절했다. 특히 3시 이전(할인은 5시까지지만 브레이크 타임 이슈)에 방문하면 모든 주류를 반값에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덕분에 친구들과 저렴한 가격에 푸짐하게 즐길 수 있었다.

다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고기 가격이 조금 비싸다는 점이다. 물론, 고기의 퀄리티나 서비스를 생각하면 납득할 만한 가격이지만, 가성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하지만, 여러모로 따져보면 ‘정숙성’만한 고깃집은 없다고 생각한다. 가성비로 압살하는 녹두 화로상회나 정박사 정도를 제외하면 말이다.

정갈한 한 상 차림
정갈하게 차려진 고기 한 상.

‘정숙성’에서의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어느덧 어둑해진 밤거리였다. 맛있는 음식과 즐거운 대화 덕분에 기분 좋게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샤로수길에서 돼지고기를 먹을 곳을 찾는다면, ‘정숙성’을 강력 추천한다. 깔끔한 분위기에서 숙성된 돼지고기와 다양한 주류를 즐길 수 있는 곳,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 부모님도 좋아하실 것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정숙성’에서의 기억이 계속 떠올랐다. 특히 돈마호크의 부드러운 식감과 삼겹살의 고소한 풍미는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친구들과 함께 웃고 떠들면서 맛있는 음식을 즐길 수 있었다는 점이다. 역시 맛있는 음식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힘이 있는 것 같다. 샤로수길에서 발견한 이 특별한 맛집은 앞으로 나의 단골집이 될 것 같다.

김치찌개와 푸짐한 한 상
푸짐하게 차려진 한 상. 김치찌개의 모습도 보인다.

영업시간: 확인 필요 (방문 전 전화 문의 추천)
주소: 서울 관악구 남부순환로226길 31
메뉴: 정숙 돈마호크, 삼겹살, 감칠밥 정식, 하이볼 등

푸짐한 김치찌개
라면 사리가 들어간 푸짐한 김치찌개.
초벌 기계
초벌을 담당하는 기계의 모습.
정숙성 외관
깔끔한 외관의 정숙성.

Author: a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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