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락산 등반 후, 뜨끈한 의정부 부대찌개 거리에서 찾은 인생 맛집

수락산의 정기를 온몸으로 받고 내려온 날, 묘하게 뜨끈하고 얼큰한 무언가가 당겼다. 목적지는 정해져 있었다. 바로 의정부 부대찌개 거리. 수많은 부대찌개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그곳에서, 오랜 고민 끝에 발걸음을 향한 곳은 1972년부터 굳건히 자리를 지켜왔다는 “형네식당”이었다. 45년 전통이라는 문구가 퇴색되지 않은,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외관이 묘하게 끌렸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정겹고 편안한 분위기가 나를 맞이했다.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답답함 없이 식사를 즐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범한 듯 깔끔한 홀 풍경은 오랜 시간 동안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아온 곳임을 짐작하게 했다. 메뉴판을 보니 부대찌개 단일 메뉴에 사리 추가만이 가능했다. 메뉴 선택의 고민 없이 부대찌개 2인분을 주문했다.

형네식당 외부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형네식당 외부 모습. 45년 전통이라는 문구가 눈에 띈다.

주문 후, 곧바로 밑반찬이 차려졌다. 직접 담근 듯한 짠지, 아삭한 콩나물 무침, 그리고 시원한 열무김치가 소담하게 담겨 나왔다. 특히 짠지는 어머니가 어릴 적 해주시던 바로 그 맛이었다. 밑반찬 하나하나에서 느껴지는 정성이, 메인 메뉴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렸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부대찌개가 등장했다. 묵직한 냄비에 담긴 부대찌개는 보기만 해도 푸짐했다. 햄, 소시지, 다진 고기, 떡, 두부, 김치, 콩나물, 파 등 다양한 재료들이 먹음직스럽게 담겨 있었다. 뚜껑을 덮고 보글보글 끓기 시작하자, 매콤하면서도 깊은 향이 코를 자극했다.

부대찌개 재료
푸짐하게 담긴 부대찌개 재료들. 햄, 소시지, 다진 고기, 떡, 두부, 김치 등 다채로운 구성이 돋보인다.

직원분께서 직접 냄비 뚜껑을 열어주시고, 불 조절까지 해주시는 친절함에 감동했다. 부대찌개가 끓기 시작하자, 붉은 국물이 뽀얀 사골 육수와 어우러지며 더욱 깊은 색을 냈다. 라면 사리를 추가하지 않을 수 없었다. 꼬들꼬들한 라면이 국물을 흡수하며 익어가는 모습은 그야말로 침샘을 자극하는 비주얼이었다.

첫 숟가락을 뜨는 순간, 진한 감동이 밀려왔다. 과하지 않은 조미료 맛, 깔끔하면서도 깊은 국물 맛이 일품이었다. 흔히 부대찌개에서 느껴지는 자극적인 맛이 아닌, 부드럽고 은은한 감칠맛이 입안 가득 퍼져나갔다. 햄과 소시지는 짭짤하면서도 고소했고, 김치는 시원하고 아삭했다. 특히 푹 익은 김치에서 우러나오는 깊은 맛은 국물 맛을 한층 더 풍부하게 만들어줬다.

부대찌개 끓는 모습
보글보글 끓어가는 부대찌개. 붉은 국물과 푸짐한 재료들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룬다.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우고, 국물에 밥을 말아 김치와 함께 먹으니 그야말로 꿀맛이었다. 밑반찬으로 나온 짠지와 콩나물 무침도 부대찌개와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했다. 특히 짠지의 짭짤하면서도 시원한 맛은, 부대찌개의 느끼함을 잡아주는 역할을 했다.

정신없이 먹다 보니 어느새 냄비는 바닥을 드러내고 있었다. 마지막 남은 국물까지 싹싹 긁어먹고 나서야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다. 과식을 했다는 죄책감보다는, 정말 맛있는 음식을 먹었다는 행복감이 더 크게 느껴졌다.

밑반찬
정갈하게 담겨 나온 밑반찬. 짠지, 콩나물 무침, 열무김치 모두 훌륭한 맛을 자랑한다.

계산을 하고 나오면서, 왜 이 곳이 오랜 시간 동안 사랑받아왔는지 알 수 있었다.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파는 곳이 아닌, 따뜻한 정과 푸근함을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의정부 부대찌개 거리에서 수많은 맛집들이 있지만, “형네식당”은 내 마음속에 최고의 맛집으로 자리 잡았다.

의정부 출장이나 수락산 등반 후, 뜨끈한 부대찌개가 생각난다면 주저 없이 “형네식당”을 방문할 것이다. 변함없는 맛과 따뜻한 정으로 나를 맞아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다음에는 30년 단골이라는 친구와 함께 방문해서,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맛있는 부대찌개를 즐기고 싶다.

식당 내부
깔끔하고 정돈된 식당 내부 모습.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는 분위기다.

나만의 의정부 맛집 발견! 형네식당에서 맛본 부대찌개는 단순한 한 끼 식사를 넘어, 따뜻한 추억으로 기억될 것이다.

메뉴 사진
벽에 걸린 메뉴 사진들. 다양한 부대찌개 사진이 식욕을 자극한다.
메뉴판
단촐하지만 핵심만 담은 메뉴판. 부대찌개에 집중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Since 1972
Since 1972.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형네식당.
식당 내부2
점심시간이 지난 한가로운 식당 내부. 테이블 간 간격이 넓어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다.
부대찌개
다시 봐도 군침이 도는 부대찌개 비주얼.

Author: a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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