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매콤한 비빔국수가 간절했다. 전주에서 맛집으로 소문난 망향비빔국수 완산점을 향하는 발걸음은 그래서 더욱 설렜다. 익숙한 듯 정겨운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편안한 분위기의 공간이 펼쳐졌다. 테이블 간 간격도 적당했고, 무엇보다 깔끔하게 정돈된 모습이 마음에 들었다. 따뜻한 보리차가 준비되어 있는 것을 보고, 자리에 앉기 전 시원하게 한 잔 들이켰다. 은은하게 퍼지는 보리차의 향이 입안을 개운하게 만들어 주었다.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살펴보았다. 망향비빔국수가 가장 먼저 눈에 띄었지만, 물총칼국수와 돈가스도 궁금해졌다. 결국, 비빔국수와 물총칼국수, 그리고 돈가스를 하나씩 주문했다. 8살 딸아이가 함께였기에, 혹시 매울까 싶어 아기국수도 추가했다.
가장 먼저 나온 것은 역시 대표 메뉴인 비빔국수였다. 붉은 양념장이 면 위에 넉넉하게 올려져 있었고, 김 가루와 깨가 솔솔 뿌려져 있어 더욱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젓가락으로 비비는 순간, 매콤한 향이 코를 자극했다. 한 입 맛보니, 매콤하면서도 달콤한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그런데, 묘하게 풋고추를 그대로 갈아 넣은 듯한, 쨍한 고춧가루의 맛이 느껴졌다. 양념의 간은 괜찮았지만, 아쉬움이 남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이어서 나온 물총칼국수는 시원한 국물에 바지락이 듬뿍 들어 있었다. 면발은 쫄깃했고, 국물은 칼칼하면서도 깔끔했다. 특히, 싱싱한 바지락 덕분에 국물 맛이 더욱 깊고 풍부하게 느껴졌다. 해장으로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바지락이 아낌없이 들어가 시원함을 더했다.

돈가스는 커다란 접시에 담겨 나왔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돈가스 위에 갈색 소스가 듬뿍 뿌려져 있었고, 샐러드와 밥이 함께 제공되었다. 돈가스 소스 맛은 괜찮았지만, 특별한 감칠맛은 느껴지지 않았다.

딸아이를 위해 주문한 아기국수는 밍밍한 단맛만 느껴졌다. 결국, 딸아이는 비빔국수 양념에 비벼 먹다가 남겼다. 아이를 위한 메뉴 선택에 실패한 듯하여 아쉬웠다.
식사를 하면서 주변을 둘러보니, 손님들이 끊임없이 들어왔다. 혼자 와서 국수를 즐기는 사람, 가족 단위로 외식을 즐기는 사람 등 다양한 손님들이 있었다. 특히, 어르신들이 많이 찾는 것을 보니,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맛집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아쉬운 점도 있었다. 서빙하는 분이 음식을 테이블에 ‘탁탁’ 놓는 모습은 다소 불쾌하게 느껴졌다. 물론 바쁜 시간대라 그랬을 수도 있지만, 손님을 응대하는 태도는 조금 더 신경 써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들었다.
계산을 하고 가게를 나서면서, 다시 한번 간판을 올려다봤다. 망향비빔국수라는 이름처럼, 어쩌면 나는 이 곳에서 추억의 맛을 찾고 싶었던 것 같다. 완벽한 맛은 아니었지만, 매콤한 비빔국수 한 그릇에 담긴 정겨운 분위기는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다음에 다시 방문하게 된다면, 물총칼국수를 꼭 다시 먹어봐야겠다. 시원하고 칼칼한 국물 맛이 자꾸만 떠오른다. 그리고, 다음에는 좀 더 친절한 서비스를 기대해본다. 전주에서 맛보는 망향비빔국수의 특별한 경험은, 이렇게 마무리되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왠지 모르게 마음 한구석이 허전했다. 비빔국수의 매콤함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완벽하지 않았던 식사 경험 때문이었을까. 어쩌면, 나는 너무 큰 기대를 하고 왔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망향비빔국수 완산점은 분명 전주에서 만날 수 있는 특별한 맛집임에는 틀림없다.
언젠가 다시 전주에 방문하게 된다면, 그땐 좀 더 여유로운 마음으로 망향비빔국수를 다시 한번 찾아봐야겠다. 그때는 분명, 오늘과는 다른 새로운 맛과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