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산 드라이브 중 만난 백운동 숨은 보석, 전나무식당에서 맛보는 착한 가격의 향토 음식 맛집

가슴이 뻥 뚫리는 시원한 계곡을 따라 드라이브를 즐기다 보면, 굽이굽이 길모퉁이를 돌 때마다 새로운 풍경이 펼쳐진다. 목적지 없이 떠나는 드라이브의 묘미는 바로 이런 예상치 못한 발견에 있는 것 아닐까. 백운동계곡으로 향하던 어느 날, 배꼽시계가 요란하게 울려 퍼질 때쯤, 눈앞에 나타난 작은 간판 하나. ‘전나무식당’. 왠지 모르게 정겨운 이름에 이끌려 차를 멈췄다.

일요일은 정기 휴무라는 안내 문구가 무색하게, 식당 앞 주차장은 이미 차들로 가득했다. 갓길에도 빼곡하게 주차된 차량들을 보니, 이곳이 동네 주민들 사이에서는 꽤나 유명한 곳임을 직감할 수 있었다. 30분 정도 기다려야 한다는 말에 잠시 망설였지만, 왠지 모르게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 기다리는 동안, 식당 주변을 둘러봤다. 소박한 모습의 식당 건물 뒤로는 울창한 숲이 펼쳐져 있었고, 계곡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이 땀을 식혀주었다. 도시의 소음에서 벗어나 자연의 품 안에서 잠시 쉬어가는 기분이었다.

전나무식당의 메뉴 원산지 표시
정직하게 국내산 재료를 사용하는 전나무식당의 메뉴판

드디어 내 차례가 되어 식당 안으로 들어섰다. 메뉴판은 간결했다. 칼국수, 감자전, 촌두부, 도토리묵 등 향토적인 음식들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요즘 같은 고물가 시대에 이런 착한 가격이라니, 놀라울 따름이었다. 넷이서 칼국수 다섯 그릇에 감자전, 촌두부까지 푸짐하게 시켰다. 옆 테이블에서는 부추전과 막걸리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도 보였다.

테이블에 놓인 칼국수 그릇과 양념장
소박하지만 정겨운 분위기의 식탁

가장 먼저 나온 것은 칼국수였다. 뽀얀 국물에 쑥갓이 듬뿍 올려져 있었다. 면발은 쫄깃했고, 국물은 시원하면서도 깊은 맛이 났다. 특별한 재료가 들어간 것 같지는 않았지만, 묘하게 끌리는 맛이었다. 요즘 흔히 맛볼 수 있는 자극적인 칼국수와는 다른, 어릴 적 할머니가 끓여주시던 소박한 칼국수 맛이었다.

이어서 감자전이 나왔다. 얇게 채 썬 감자를 노릇하게 구워낸 감자전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쫀득했다. 간장에 살짝 찍어 먹으니, 감자의 은은한 단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촌두부는 큼지막하게 썰어져 나왔는데, 따뜻하고 부드러웠다. 볶은 김치와 함께 먹으니, 고소하면서도 매콤한 맛이 어우러져 밥 한 공기가 절로 생각났다.

감자전과 곁들임 찬
겉바속쫀 매력적인 감자전
칼국수 면발
탱글탱글한 면발이 살아있는 칼국수

사실, 전나무식당은 화려한 인테리어나 세련된 서비스를 기대하고 가는 곳은 아니다. 투박한 나무 테이블과 의자, 정겹게 느껴지는 식당 아주머니의 말투, 그리고 어딘가 모르게 정돈되지 않은 듯한 분위기. 하지만 바로 이런 소박함이 전나무식당의 매력이다. 마치 시골 할머니 댁에 놀러 온 듯한 편안함과 푸근함이 느껴진다.

어떤 사람들은 위생 상태나 시설이 좋지 않다고 불평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그런 점들이 크게 거슬리지 않았다. 오히려 그런 점들이 이 식당의 역사를 보여주는 듯했고, 더욱 정겹게 느껴졌다. 깨끗하고 세련된 식당에서 15,000원이 넘는 칼국수를 먹는 것보다, 이곳에서 저렴하고 푸짐한 칼국수를 먹는 것이 훨씬 만족스러웠다.

손칼국수 속 두툼한 감자
투박하게 썰어넣은 감자가 매력적인 칼국수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배는 든든했고, 마음은 평화로웠다. 전나무식당에서의 식사는 단순한 한 끼 식사를 넘어, 잊고 지냈던 어린 시절의 추억을 되살려주는 특별한 경험이었다. 가야산 방면으로 드라이브를 간다면, 꼭 한번 들러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화려함은 없지만, 소박한 정과 푸근한 인심이 가득한 곳. 전나무식당은 그런 곳이다.

전나무식당 옆에는 산마루식당이라는 또 다른 유명한 식당도 있다. 두 곳 모두 백운동계곡을 찾는 사람들에게 가볍게 식사를 즐길 수 있는 좋은 선택지가 될 것이다. 다음에는 산마루식당에도 한번 방문해봐야겠다.

노릇하게 구워진 감자전
겉은 바삭, 속은 쫀득한 감자전
전나무식당 칼국수
소박하지만 깊은 맛이 나는 칼국수
젓가락으로 집어올린 칼국수 면
쫄깃한 면발이 일품
전과 곁들임 반찬
전과 함께 곁들여 먹는 반찬들
촌두부와 볶음김치
고소한 촌두부와 매콤한 볶음김치의 조화
푸짐한 칼국수 한 상
저렴한 가격에 푸짐하게 즐길 수 있는 칼국수
전나무식당 메뉴
다양한 메뉴를 저렴하게 즐길 수 있다

Author: a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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