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찌뿌둥한 몸을 이끌고 향한 곳은 이천 문화의 거리에 위치한 ‘인생맥주’였다. 며칠 전부터 친구가 극찬을 아끼지 않던 곳이라 기대 반, 설렘 반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평일 저녁인데도 벌써부터 활기가 느껴지는 거리, 그 중심에 노란 불빛으로 시선을 사로잡는 인생맥주 간판이 보였다. 네온사인으로 빛나는 가게 이름 위에는 앙증맞은 다리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첫인상부터가 심상치 않았다.
문이 열리는 순간, 활기찬 에너지와 함께 시원한 맥주 향이 코를 간지럽혔다. 예상보다 훨씬 넓은 매장 안은 이미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젊은 손님들이 주를 이루고 있었지만, 편안한 분위기 덕분인지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함께 어울려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답답함 없이 편안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을 것 같았다.
자리를 잡고 앉아 메뉴판을 펼쳐보니, 정말 다양한 안주들이 눈에 들어왔다. 감자전, 김치전 같은 익숙한 메뉴부터 꼬치, 스테이크, 샤브샤브처럼 특별한 메뉴까지, 선택의 폭이 넓어서 좋았다. 가격도 전체적으로 저렴해서 부담 없이 여러 가지를 시켜 맛볼 수 있을 것 같았다.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친구가 강력 추천했던 감자전과 시원한 살얼음 맥주를 주문했다. 잠시 후, 테이블 위로 기본 안주가 놓였다. 짭짤한 팝콘과 달콤한 건빵이 나왔는데, 맥주와 함께 먹으니 묘하게 중독성 있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살얼음 맥주가 나왔다. 잔을 가득 채운 맥주 위로 살얼음이 소복하게 쌓여 있는 모습이 보기만 해도 시원했다. 망설임 없이 한 모금 들이켜니, 온몸에 짜릿함이 퍼져나갔다. 맥주의 청량함과 살얼음의 시원함이 어우러져, 정말 ‘인생 맥주’라는 이름이 아깝지 않았다. 이어서 나온 감자전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다. 고소한 감자 향과 짭짤한 간장 소스가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며 입안을 즐겁게 했다.

맥주를 홀짝이며 감자전을 뜯어 먹다 보니, 문득 다른 안주들도 맛보고 싶어졌다. 그래서 매콤한 어묵꼬치와 달콤한 스테이크 꼬치를 추가로 주문했다. 어묵꼬치는 매콤한 양념이 잘 배어 있어 술안주로 제격이었고, 스테이크 꼬치는 부드러운 소고기와 달콤한 소스가 어우러져 환상적인 맛을 자랑했다. 특히 스테이크 꼬치 위에는 깨가 듬뿍 뿌려져 있어 고소한 풍미를 더했다.

옆 테이블에서는 말차 막걸리를 시켜 먹는 모습이 보였다. 녹색 빛깔의 막걸리가 왠지 모르게 맛있어 보여서, 나도 한번 시켜봤다. 처음 맛보는 말차 막걸리는, 부드러운 막걸리에 은은한 말차 향이 더해져 정말 독특한 맛을 냈다. 마치 음료수처럼 술술 넘어갔지만, 은근히 알코올 도수가 있어서 기분 좋게 취기가 올라왔다.

혼자 방문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어색함 없이 편안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매장 분위기가 워낙 활기차고, 혼술을 즐기는 사람들도 많아서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혼자 온 손님을 홀대한다는 이야기도 있는 만큼, 사람이 붐비는 시간에는 눈치가 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벽 한쪽에는 ‘인생맥주’라는 문구가 적힌 네온사인이 빛나고 있었다. 은은하게 빛나는 조명 아래에서 맥주를 마시니, 정말 인생의 아름다운 순간을 만끽하는 기분이었다. 가게 안에는 트렌디한 음악이 흘러나왔는데, 시끄럽다는 의견도 있지만, 나는 오히려 활기찬 분위기를 더해주는 것 같아서 좋았다. 다만 대화를 나누기에는 조금 어려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화장실에 잠시 들렀는데, 남자 화장실은 다소 불편하다는 후기가 있었다. 키가 큰 사람들은 변기에 앉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다행히 나는 큰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지만,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분 좋게 취기가 오른 나는, 계산을 하기 위해 카운터로 향했다. 그런데 직원분 한 분이 배우 황인엽을 닮은 훈훈한 외모를 자랑하고 있었다. 덕분에 마지막까지 눈이 즐거운 시간이었다. 계산을 마치고 가게를 나서니, 어느새 밤이 깊어져 있었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발걸음은 가벼웠다. 맛있는 음식과 시원한 맥주, 그리고 활기찬 분위기 덕분에 스트레스가 확 풀리는 기분이었다.
이천에서 가성비 좋은 맛집을 찾는다면, 망설임 없이 인생맥주를 추천하고 싶다.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안주와 시원한 맥주를 즐길 수 있는 곳, 인생의 활력소가 필요할 때 언제든 다시 찾고 싶은 곳이다. 다음에는 친구들과 함께 방문해서, 더욱 다양한 메뉴를 맛봐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