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 수 없는 김치 맛, 포항에서 만난 인생 두루치기 맛집

오랜만에 평일 저녁 약속이 잡혔다. 메뉴는 만장일치로 돼지고기. 어디로 갈까 고민하다가, 문득 예전에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떠올라 ‘꿀꿀촌’으로 향했다. 포항에서 맛있는 지역명 돼지고기 맛집으로 꽤나 알려진 곳이라, 맛집답게 기대감을 안고 발걸음을 옮겼다. 퇴근 시간이라 차가 조금 막혔지만, 맛있는 저녁을 먹을 생각에 마음은 이미 콩밭에 가 있었다.

가게 앞에 도착하니,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환한 불빛이 나를 반겼다. 짙은 회색 건물 외벽에 큼지막하게 쓰인 ‘꿀꿀촌’ 세 글자가 정겹게 느껴졌다. 건물 3층에 자리 잡은 덕분에, 간판이 더욱 눈에 띄었다. 붉은색 어닝 아래로 보이는 유리문 너머, 북적이는 식당 내부가 어서 들어오라 손짓하는 듯했다.

꿀꿀촌 식당 외부 모습
늦은 시간에도 환하게 빛나는 꿀꿀촌의 외관

문을 열고 들어서자, 활기찬 분위기가 온몸을 감쌌다. 테이블마다 손님들이 가득했고, 맛있는 고기 냄새와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섞여 기분 좋게 웅성거렸다. 적당히 어두운 조명 아래, 테이블마다 놓인 환풍기가 분주하게 연기를 빨아들이고 있었다. 이미지에서 봤던 메뉴판이 한눈에 들어왔다. “모든 고기는 국내산 한돈입니다”라는 문구가 믿음직스러웠다. 메뉴는 꽤 다양했는데, ‘아무거나’, 두루치기, 생삼겹살, 오징어 등 고기 종류도 여러 가지였고, 짜글이나 김치찌개 같은 식사 메뉴도 있었다. 벽 한쪽에는 ‘맛있는 이유’라며 꿀꿀촌만의 비법이 적혀 있었는데, 왠지 모르게 신뢰감이 갔다.

벽에 붙어있는 메뉴판
다양한 메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메뉴판

자리를 잡고 앉아 메뉴를 고민했다. 워낙 맛있는 메뉴가 많다고 들어서, 선뜻 결정하기가 어려웠다. 잠시 고민 끝에, 꿀꿀촌의 대표 메뉴라고 할 수 있는 두루치기를 주문했다. 예전에 왔을 때 삼겹살을 먹었던 기억이 있는데, 그때 밑반찬으로 나왔던 김치가 정말 맛있었던 기억이 났다. 김치 맛집이라는 인상을 받았었는데, 두루치기에도 그 김치가 들어간다고 하니 기대가 됐다.

주문이 끝나자, 기다렸다는 듯이 밑반찬들이 테이블 위로 차려졌다. 콩나물무침, 어묵볶음, 김, 쌈무 등 푸짐한 구성에 입이 떡 벌어졌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역시 김치였다. 큼지막하게 썰린 배추김치는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젓가락으로 김치를 집어 맛보니, 역시나 기대 이상이었다. 적당히 익은 김치의 아삭한 식감과 매콤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밑반찬으로 이렇게 맛있는 김치를 내어주다니, 역시 꿀꿀촌은 김치 맛집이라는 나의 생각에 확신을 더했다.

푸짐한 밑반찬
정갈하고 푸짐한 밑반찬들이 식탁을 가득 채웠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두루치기가 등장했다. 빨간 양념에 버무려진 돼지고기와 김치, 콩나물이 철판 위에 푸짐하게 담겨 나왔다. 매콤한 향이 코를 자극했고, 지글거리는 소리가 식욕을 더욱 돋웠다. 얼른 먹고 싶었지만, 조금만 더 익혀서 먹어야 한다는 말에 침을 꿀꺽 삼키며 기다렸다.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도는 두루치기
매콤한 향이 코를 자극하는 두루치기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고, 드디어 두루치기를 맛볼 차례가 왔다. 제일 먼저 잘 익은 돼지고기 한 점을 집어 입에 넣었다.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과 함께, 매콤달콤한 양념이 입안 가득 퍼졌다. 특히 김치와 함께 먹으니, 그 맛이 배가 되는 듯했다. 푹 익은 김치의 깊은 맛과 아삭한 콩나물의 조화가 환상적이었다. 쌈 채소에 고기와 김치, 콩나물을 듬뿍 넣어 크게 한 쌈 싸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두루치기를 먹으면서, 자연스럽게 소주 한 잔이 생각났다. 시원한 소주가 매콤한 두루치기의 맛을 더욱 깔끔하게 만들어주는 느낌이었다. 친구들과 함께 두루치기를 안주 삼아 술잔을 기울이니,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가 눈 녹듯이 사라지는 기분이었다.

두루치기 쌈
쌈 채소에 듬뿍 싸 먹는 두루치기의 맛은 최고였다.

어느 정도 두루치기를 먹고 난 후, 볶음밥을 주문했다. 두루치기 양념에 밥을 볶아 먹는 것은,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좋아하는 마무리 코스일 것이다. 직원분이 철판 위에 남은 두루치기를 잘게 잘라 밥과 함께 볶아주셨다. 김 가루와 참기름이 더해지니, 고소한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두루치기 볶음밥
두루치기 양념에 볶아 먹는 볶음밥은 환상의 맛이었다.

잘 볶아진 볶음밥을 한 숟가락 크게 떠서 입에 넣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매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젓가락을 멈출 수 없게 만들었다. 철판 바닥에 살짝 눌어붙은 볶음밥은 특히 더 맛있었다. 볶음밥까지 싹싹 긁어먹으니, 정말 배가 불렀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하는데, 벽에 붙어있는 메뉴판이 다시 눈에 들어왔다. 다음에는 다른 메뉴도 한번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아무거나’라는 메뉴가 궁금했는데, 여러 가지 고기를 맛볼 수 있는 모듬 메뉴라고 했다. 쫄깃한 식감이 일품이라는 꼬들살도 한번 먹어보고 싶었다.

계산을 마치고 가게 문을 나서는데, 기분 좋은 포만감과 함께 만족감이 밀려왔다. 꿀꿀촌은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맛집이었다. 맛있는 음식과 푸짐한 인심, 그리고 활기찬 분위기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다. 특히 김치 맛은 정말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앞으로도 돼지고기가 생각날 때는, 꿀꿀촌을 가장 먼저 떠올릴 것 같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몇몇 리뷰에서 서비스에 대한 불만이 제기되었던 것처럼, 나 역시 아주 약간의 아쉬움을 느꼈다. 바쁜 시간대라 그런지, 직원분들이 조금 지쳐 보였고, 친절함이 부족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물론 불쾌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조금만 더 신경 써주신다면 더욱 완벽한 식당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깔끔한 식당 내부
깔끔하게 정돈된 식당 내부 모습

집으로 돌아오는 길, 꿀꿀촌에서 먹었던 두루치기 맛이 계속해서 입안에 맴돌았다. 특히 김치의 깊은 맛과 매콤달콤한 양념의 조화는 정말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다음에는 꼭 다른 메뉴도 먹어봐야지. 그리고 그때는 조금 더 친절한 서비스를 기대해본다. 맛있는 음식과 함께 기분 좋은 서비스까지 더해진다면, 꿀꿀촌은 정말 최고의 식당이 될 수 있을 것이다.

Author: a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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