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 여행을 계획하면서 가장 기대했던 것 중 하나는 바로 홍어였다. 삭힌 홍어 특유의 톡 쏘는 맛은 평소 즐기지 않았지만, 왠지 본고장에서 제대로 된 홍어를 맛보면 생각이 달라질 것 같았다. 여러 맛집을 검색하다가,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노포인 ‘금메달식당’을 발견했다. 낡은 간판에서 느껴지는 세월의 흔적과, 정정하신 사장님의 홍어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진다는 리뷰에 끌려 망설임 없이 발걸음을 옮겼다.
드디어 금메달식당 앞에 도착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세월이 느껴지는 낡은 내부가 눈에 들어왔다. 테이블은 몇 개 놓여 있지 않았지만, 그 좁은 공간에서 느껴지는 세월의 깊이가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 듯한 기분을 선사했다. 벽에는 오랜 단골들의 흔적인 듯한 낙서들이 가득했고, 군데군데 빛바랜 사진들이 이 식당의 역사를 말해주는 듯했다.
자리에 앉자, 연세가 지긋하신 사장님께서 직접 메뉴를 설명해주셨다. 홍어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자부심이 느껴지는 설명에, 홍어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커졌다. 처음 방문했기에 사장님 추천대로 홍어 코스 세트를 주문했다. 찜과 탕은 초보자에게 다소 난이도가 있을 수 있다는 말에 살짝 긴장했지만, 이왕 온 김에 제대로 홍어의 세계를 경험해보고 싶었다.

잠시 후,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홍어 삼합이 나왔다. 뽀얀 수육과 묵은지, 그리고 오늘의 주인공인 홍어가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사진에서 봤던 것보다 훨씬 신선해 보이는 홍어의 모습에, 묘한 긴장감과 함께 기대감이 샘솟았다. 사장님께서는 홍어를 먹는 방법, 그리고 삭힘 정도에 따른 맛의 차이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셨다. 설명을 들으니, 홍어라는 음식이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하나의 문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장님께서 알려주신 대로, 먼저 덜 삭힌 홍어 한 점을 집어 들었다. 코를 톡 쏘는 암모니아 향이 살짝 느껴졌지만, 생각보다 심하지 않았다. 수육과 묵은지를 곁들여 한 입에 넣으니, 환상적인 조화가 입안 가득 퍼져나갔다. 삭힌 홍어의 알싸한 맛과 돼지고기의 고소함, 묵은지의 시원함이 어우러져,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맛의 세계가 펼쳐졌다.
이번에는 4개월 정도 삭힌 홍어를 맛볼 차례. 젓가락으로 집는 순간부터, 강렬한 암모니아 향이 코를 찔렀다. 숨을 잠시 멈추고 용기를 내어 입에 넣으니, 마치 전기 충격을 받은 듯한 짜릿함이 온몸을 휘감았다. 솔직히 처음에는 너무 강렬해서 당황했지만, 묘하게 중독성 있는 맛에 계속 손이 갔다. 마치 비프 저키처럼 오래 씹을수록 육즙과 함께 깊은 풍미가 느껴졌다.
홍어 삼합을 어느 정도 즐긴 후, 홍어찜이 나왔다. 찜은 삭힌 홍어를 쪄서 만든 요리로, 삭히지 않은 홍어보다 훨씬 부드러운 식감이 특징이라고 한다. 실제로 먹어보니, 홍어 특유의 톡 쏘는 맛은 덜했지만, 깊고 풍부한 맛이 일품이었다.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나는 홍어찜을 먹으니, 온몸이 따뜻해지는 기분이었다.

마지막으로 홍어탕이 나왔다. 뚝배기 안에서 보글보글 끓는 홍어탕은, 보기만 해도 속이 확 풀리는 듯한 느낌이었다. 국물을 한 입 떠먹으니, 시원하면서도 칼칼한 맛이 온몸에 퍼져나갔다. 삭힌 홍어가 듬뿍 들어간 홍어탕은, 술안주로도, 식사로도 손색이 없을 것 같았다. 특히, 뜨거운 밥에 홍어탕 국물을 말아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금메달식당에서 맛본 홍어 코스 세트는, 단순히 음식을 먹는 것을 넘어 목포의 음식 문화를 경험하는 특별한 시간이었다. 처음에는 홍어 특유의 맛에 다소 당황했지만, 먹으면 먹을수록 그 매력에 빠져들었다. 사장님의 친절한 설명과 정성 가득한 음식 덕분에, 홍어에 대한 편견을 완전히 깰 수 있었다.
물론, 가격은 다소 비싼 편이었다. 2인 세트가 15만원이었는데, 홍어와 돼지고기 양이 조금 부족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흑산도 홍어라는 점, 그리고 정통 방식으로 삭힌 홍어라는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20만원 이상 주문하면 홍어 애와 코도 맛볼 수 있다고 하니, 다음에는 꼭 더 푸짐하게 즐겨봐야겠다.
아쉬운 점도 있었다. 다른 리뷰들을 보면, 금메달식당의 분위기가 고급스럽거나 특별하지 않다는 평이 있었다. 실제로 방문해보니, 낡은 노포의 분위기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나는 오히려 이러한 소박한 분위기가 금메달식당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화려함보다는 진정한 맛으로 승부하는 곳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금메달식당에서 홍어를 맛보며, 문득 사장님의 열정과 자부심이 느껴졌다. 한자리에서 오랫동안 묵묵히 홍어의 맛을 지켜온 장인 정신이 존경스러웠다.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식당이 아니라, 홍어라는 음식에 대한 애정으로 운영하는 곳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사장님께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사장님께서는 환한 미소로 답해주시며, 다음에 또 방문해달라고 말씀하셨다. 왠지 모르게 고향에 온 듯한 따뜻함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목포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금메달식당에서 진정한 홍어의 맛을 경험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삭힌 홍어를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는 다소 어려울 수 있지만, 용기를 내어 도전해보면 분명 새로운 맛의 세계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사장님의 설명을 들으면서 홍어를 맛보면, 더욱 깊이 있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금메달식당에서 홍어를 맛본 후, 홍어에 대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톡 쏘는 암모니아 향 때문에 꺼렸던 음식이, 이제는 잊을 수 없는 맛으로 기억될 것 같다. 다음에 목포에 방문하게 된다면, 반드시 금메달식당에 다시 들러 홍어의 풍미를 느껴보고 싶다. 그때는 꼭 홍어 애와 코에도 도전해봐야지!

금메달식당은 단순한 식당이 아니라, 목포의 역사와 문화를 담고 있는 공간이다. 낡은 노포의 분위기, 정정하신 사장님의 열정, 그리고 잊을 수 없는 홍어의 맛은, 오랫동안 내 기억 속에 남아있을 것이다. 목포 여행을 통해 지역의 특별한 맛집을 발견한 것은 정말 행운이었다.
돌아오는 길, 왠지 모르게 코끝에 홍어 특유의 암모니아 향이 맴도는 듯했다. 아마도 한동안은 홍어의 여운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 같다. 하지만, 그 여운은 결코 불쾌하지 않다. 오히려, 특별한 경험을 선물해준 금메달식당에 대한 감사함과, 다음에 다시 방문할 날을 손꼽아 기다리는 설렘으로 가득 차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