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 복국골목, 그 이름만 들어도 어쩐지 속 시원한 기운이 감도는 듯했다. 비즈니스 미팅을 위해 찾은 마산에서, 묵직한 가방만큼이나 무거웠던 숙취를 단번에 날려줄 해장 맛집을 찾아 나선 길이었다. 좁다란 골목 어귀에 다다르자, 2001년부터 이 자리를 지켜왔다는 ‘동경복집’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큼지막한 복어 그림이 웃고 있는 간판은 오랜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지만, 왠지 모를 편안함과 신뢰감을 주었다. 망설임 없이 가게 문을 열었다.
문을 열자 생각보다 넓지 않은 공간이 나타났다. 안쪽으로 길게 뻗은 구조였는데, 테이블 간 간격은 적당해서 혼자 온 나도 편안하게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벽에 붙은 메뉴판을 보니 복국, 복매운탕, 아구 요리 등 다양한 메뉴가 눈에 띄었다. 가격은 복집 거리의 다른 곳들에 비해 저렴한 편이라고 한다. 아침 일찍부터 복국을 찾는 손님들이 꽤 있었다.

나는 참복국을 주문했다. 잠시 후, 스테인리스 그릇에 담긴 뜨끈한 참복국이 나왔다. 뽀얀 국물 위로 미나리와 콩나물이 듬뿍 올라가 있었고, 그 아래에는 부드러운 복어 살이 숨어 있었다. 국물을 한 입 떠먹으니, 진하고 시원한 맛이 온몸으로 퍼져 나갔다. 전날의 숙취가 거짓말처럼 사라지는 기분이었다.

사장님은 국내산 참복과 중국산 복어를 구분해서 메뉴에 표기해 두셨다. 참복은 살이 쫀득하고, 까치복은 부드럽다고 설명해주셨다. 다음에는 까치복국도 한번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밑반찬도 푸짐하게 나왔다. 짭조름한 간장게장, 아삭한 김치, 젓갈, 그리고 따뜻한 두부까지. 특히 간장게장은 밥도둑이 따로 없었다. 짜지 않고 감칠맛이 돌아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우게 만들었다. 사장님 인심도 좋으셔서, 모자란 반찬은 더 주시겠다고 말씀해주셨다.

복국에 곁들여 먹는 콩나물과 미나리는 아삭한 식감을 더해주었고, 참기름과 고추장에 비벼 먹으니 또 다른 별미였다. 복어 살은 부드럽고 담백했으며,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느껴졌다. 와사비 간장에 살짝 찍어 먹으니 풍미가 더욱 살아났다.

사실 복국은 어디든 맛이 비슷하다고 생각했는데, 동경복집의 참복국은 뭔가 달랐다. 국물이 정말 시원했고, 복어 살도 신선했다. 무엇보다 사장님의 친절함이 인상적이었다. 차분한 말투로 손님들을 맞이하는 모습에서 진심이 느껴졌다. 마치 고향에 온 듯한 편안함이랄까.

다만, 식초의 신맛을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맑은 지리보다 칼칼한 매운탕을 선호하는 편인데, 동경복집의 복매운탕은 된장이 들어간 스타일이라고 한다. 다음에는 복매운탕도 한번 도전해봐야겠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사장님 부부는 아귀 수육과 복 찌개도 자신 있게 추천해주셨다. 특히 아귀는 선도가 중요하기 때문에, 그날그날 상태를 보고 판매 여부를 결정한다고 한다. 내가 방문했을 때는 아쉽게도 아귀 선도가 좋지 않아 복 수육을 추천해주셨다. 참복과 까치복 수육을 반반 섞어서 먹을 수 있다는 말에 솔깃했다. 쫄깃한 참복과 부드러운 까치복을 콩나물, 미나리와 함께 싸서 먹으면 정말 맛있을 것 같았다. 특히 여성 사장님의 친절한 추천 덕분에 더욱 기분 좋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가게를 나서니, 든든함과 함께 기분 좋은 에너지가 넘쳐흘렀다. 동경복집은 단순한 맛집을 넘어, 마산 사람들의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비즈니스 때문에 방문한 마산이었지만, 동경복집 덕분에 좋은 기억을 안고 돌아갈 수 있게 되었다. 다음에 마산에 다시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꼭 다시 들러 다른 메뉴들도 맛보고 싶다. 특히, 사장님 부부의 따뜻한 미소와 친절한 서비스는 잊지 못할 것 같다. 마산에서 숙취 해소가 필요하거나, 따뜻한 인심을 느끼고 싶다면, 동경복집을 강력 추천한다. 분명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될 것이다. 별 다섯 개로도 부족한, 마산의 숨겨진 보석 같은 맛집이다.
가게 옆 주차장에 무료 주차가 가능하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아침 식사뿐만 아니라, 늦은 저녁 술 한잔 기울이기에도 좋은 곳이다. 영업시간은 오후 9시까지라고 하니 참고하면 좋겠다.

동경복집에서 맛본 참복국은, 단순한 한 끼 식사를 넘어 마산이라는 도시의 따뜻한 정과 맛을 느낄 수 있게 해준 소중한 경험이었다. 낯선 곳에서 만난 친절한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은, 여행의 기억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준다. 마산에 방문한다면 꼭 한번 들러보길 추천하는 마산 맛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