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원북에서 만나는 인생 짬뽕, 만리장성에서 펼쳐지는 맛의 지역명소 서사

바람이 뺨을 스치는 늦가을, 왠지 모르게 뜨끈하고 얼큰한 국물이 간절했다. 태안으로 향하는 길, 머릿속에는 오직 짬뽕 한 그릇에 대한 열망만이 가득했다. SNS를 샅샅이 뒤져 찾아낸 곳은 원북면에 자리 잡은 작은 중식당, ‘만리장성’이었다. 이름에서부터 느껴지는 왠지 모를 내공에 이끌려, 망설임 없이 핸들을 꺾었다.

원북농협 하나로마트 바로 뒤편, 예상보다 훨씬 소박한 모습의 만리장성이 눈에 들어왔다. 낡은 간판에는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났지만, 왠지 모르게 편안하고 정겨운 느낌이 들었다. 가게 앞에 세워진 자전거와 화분들이 동네 맛집다운 분위기를 풍겼다. 붉은색 간판에 쓰인 큼지막한 “짬뽕전문점”이라는 문구가 나의 기대를 한껏 끌어올렸다.

만리장성 식당 외부 모습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만리장성의 외관. 짬뽕 전문점이라는 문구가 인상적이다.

문밖에서 잠시 서성이며 메뉴를 스캔했다. 해물삼선짬뽕, 차돌짬뽕, 전복낙지짬뽕… 짬뽕 종류만 해도 열 가지가 넘었다. 결정 장애가 있는 나에게는 너무나 가혹한 선택의 시간이었다. 고민 끝에, 가장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던 해물삼선짬뽕과 탕수육을 주문하기로 했다.

“어서 오세요!”

문을 열고 들어서자, 활기찬 사장님의 목소리가 나를 맞이했다. 테이블 몇 개 놓인 아담한 공간은 이미 점심 식사를 즐기러 온 손님들로 북적였다. 테이블 한쪽에서는 연신 “맛있다”를 외치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왔고, 다른 쪽에서는 중년 부부들이 짬뽕 국물을 후루룩 들이켜는 소리가 정겹게 울려 퍼졌다.

자리에 앉자마자 따뜻한 물수건과 함께 기본 반찬이 나왔다. 갓 담근 듯 신선한 겉절이 김치와 얇게 슬라이스 된 단무지, 그리고 양파와 춘장이 전부였지만, 왠지 모르게 푸근한 인상을 주었다. 특히 겉절이 김치는 적당히 익어 아삭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일품이었다. 짬뽕이 나오기도 전에 김치에 손이 계속 갔다.

잠시 후,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해물삼선짬뽕이 테이블에 놓였다. 뽀얀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짬뽕 위에는 싱싱한 해산물이 가득 올려져 있었다. 낙지 한 마리가 통째로 얹어져 있었고, 전복, 홍합, 오징어, 새우 등 다양한 해산물이 푸짐하게 담겨 있었다. 12,000원이라는 가격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혜자스러운 양이었다.

해산물이 가득 들어간 해물삼선짬뽕
싱싱한 해산물이 듬뿍 들어간 해물삼선짬뽕. 낙지 한 마리가 통째로 들어간 모습이 인상적이다.

젓가락으로 면을 휘저어 보니, 쫄깃쫄깃한 면발이 모습을 드러냈다. 면은 직접 뽑는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더욱 탄력이 느껴졌다. 국물을 한 입 맛보니, 깊고 진한 해물 향이 입안 가득 퍼졌다. 텁텁하거나 인위적인 맛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깔끔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정말 훌륭했다.

“크… 이 맛이야!”

나도 모르게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짬뽕 국물은 정말이지 ‘찐’이었다. 흔하게 먹는 자극적인 짬뽕이 아니라, 오랜 시간 정성 들여 끓인 깊은 맛이 느껴졌다. 마치 잘 끓인 해물탕을 먹는 듯한 시원함과 개운함이 온몸을 감쌌다.

낙지, 전복, 새우 등 해산물 역시 신선함이 그대로 느껴졌다. 특히 낙지는 어찌나 부드럽던지, 입에 넣는 순간 사르르 녹아내리는 듯했다. 쫄깃한 면발과 신선한 해산물, 그리고 깊은 맛의 국물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짬뽕을 정신없이 먹고 있을 때, 탕수육이 나왔다. 뽀얀 튀김옷을 입은 탕수육은 보기만 해도 바삭함이 느껴졌다. 탕수육 소스는 새콤달콤한 맛이 강했는데, 튀김의 느끼함을 잡아주기에 충분했다.

바삭한 탕수육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탕수육. 새콤달콤한 소스와의 조화가 훌륭하다.

탕수육 한 점을 입에 넣으니, 바삭하는 소리와 함께 촉촉한 돼지고기의 육즙이 터져 나왔다. 튀김옷은 얇고 바삭했고, 돼지고기는 잡내 없이 부드러웠다. 소스에 찍어 먹으니, 새콤달콤한 맛과 바삭한 튀김의 조화가 정말 훌륭했다. 탕수육 역시 기대 이상의 맛이었다.

혼자서 짬뽕 한 그릇과 탕수육을 먹는 것이 쉽지는 않았지만, 워낙 맛이 훌륭해서 남길 수가 없었다. 배가 터질 듯 불렀지만, 젓가락을 놓을 수가 없었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하자, 사장님께서 환한 미소로 나를 맞이해 주셨다. “맛있게 드셨어요?”라는 질문에, 나는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정말 최고입니다!”라고 답했다. 사장님은 겸손하게 웃으시며 “다음에 또 오세요!”라고 말씀하셨다.

만리장성을 나서면서, 나는 왠지 모르게 든든하고 행복한 기분을 느꼈다. 맛있는 음식을 배불리 먹었다는 만족감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정겹고 푸근한 분위기 속에서 식사를 즐겼다는 것이 더욱 좋았다.

태안 원북면에 숨겨진 맛집, 만리장성. 화려하거나 세련된 분위기는 아니지만, 푸짐한 양과 신선한 재료, 그리고 무엇보다 훌륭한 맛으로 손님들을 사로잡는 곳이었다. 태안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꼭 한번 방문해 보기를 추천한다. 특히 짬뽕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다음번에는 꼭 다른 짬뽕 메뉴에도 도전해 봐야겠다. 특히 차돌짬뽕과 전복낙지짬뽕이 궁금하다. 그리고 갓 담근 겉절이 김치도 잊지 말고 듬뿍 먹어야지. 만리장성, 조만간 다시 지역 방문할 것을 약속하며, 발걸음을 옮겼다.

푸짐한 해물짬뽕
다시 봐도 군침이 도는 해물짬뽕의 비주얼.
윤기가 흐르는 짜장면
다음에는 짜장면도 꼭 먹어봐야지.
정갈한 기본 반찬
갓 담근 겉절이 김치가 정말 맛있다.
해물 쟁반 짜장
해물이 가득한 쟁반 짜장도 인기 메뉴라고 한다.
만리장성 메뉴판
다양한 메뉴가 준비되어 있다.
신선한 해산물
싱싱한 해산물이 듬뿍 들어간 짬뽕.

Author: a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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