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에서의 짧은 일정을 마치고 돌아가기 전, 늦은 점심을 해결하기 위해 무실동을 찾았다. 특별히 정해둔 곳은 없었지만, 왠지 모르게 깔끔하고 정갈한 일본식 덮밥이 당겼다. 스마트폰 검색창에 ‘무실동 덮밥’을 검색하니, 아담한 외관의 “카쿠레가”라는 곳이 눈에 들어왔다. ‘숨겨진 집’이라는 뜻의 일본어 ‘카쿠레가(隠れ家)’처럼, 정말 보물 같은 맛집일까? 기대감을 안고 발걸음을 옮겼다.
대로변에서 살짝 안쪽으로 들어간 골목, 깔끔한 흰색 외벽에 나무 간판이 걸린 작은 건물이 눈에 띄었다. 마치 일본의 작은 식당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모습이었다. 통유리 너머로 보이는 아늑한 공간과 따뜻한 조명이 발길을 붙잡았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생각보다 아담한 공간이 모습을 드러냈다. 나무 테이블과 의자가 놓여 있고, 은은한 조명이 공간을 부드럽게 감쌌다. 벽면에는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장식되어 있어 편안하고 따뜻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점심시간이 조금 지난 시간이라 그런지, 다행히 테이블은 여유가 있었다. 한쪽 벽에는 윌리엄 블루 칼리지 출신 박성훈 셰프의 졸업장이 걸려 있어, 음식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높였다.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텐동, 규동, 사케동 등 다양한 덮밥 메뉴와 베이컨 크림 우동 등 면 요리가 준비되어 있었다. 덮밥 전문점이라는 소개처럼, 덮밥 종류가 다양해서 한참을 고민했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텐동이었다. 바삭한 튀김이 듬뿍 올라간 텐동의 비주얼은 상상만으로도 군침이 돌게 했다. 하지만 다른 메뉴들도 궁금했기에, 고민 끝에 텐동과 규동을 하나씩 주문했다.
주문을 마치고 잠시 기다리는 동안, 식당 내부를 둘러보았다. 오픈형 주방에서는 요리사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튀김을 튀기는 소리, 밥 짓는 냄새가 식욕을 자극했다. 벽 한쪽에는 SBS CNBC ‘성공의 정석, 꾼’에 소개된 사진과 글들이 붙어 있었다. 다양한 메뉴 사진들이 맛있어 보였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텐동이 나왔다. 커다란 그릇에 밥이 담겨 있고, 그 위로 새우, 오징어, 가지, 김 등 다양한 튀김이 탑처럼 쌓여 있었다. 튀김옷은 얇고 바삭해 보였고,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모습이 정말 먹음직스러웠다. 특히 텐동 위에 올라간 온센타마고(온천 계란)는 톡 터뜨려 밥과 함께 비벼 먹으면 환상적인 맛을 선사할 것 같았다.

젓가락으로 텐동 튀김 하나를 집어 입에 넣으니, 바삭하는 소리와 함께 고소한 튀김 향이 입안 가득 퍼졌다. 튀김옷은 정말 얇고 바삭했고, 속 재료는 촉촉하고 부드러웠다. 특히 새우튀김은 탱글탱글한 식감이 살아있어 정말 맛있었다. 튀김을 어느 정도 먹은 후, 온센타마고를 톡 터뜨려 밥과 함께 비벼 먹으니, 고소하면서도 부드러운 맛이 일품이었다. 짭짤한 간장 소스와 고소한 계란 노른자가 어우러져 밥 한 톨 남기지 않고 싹싹 비워냈다.
이어서 규동이 나왔다. 얇게 슬라이스 된 소고기가 밥 위에 듬뿍 올려져 있었고, 달콤 짭짤한 소스가 뿌려져 있었다. 규동 역시 비주얼부터 합격점이었다. 젓가락으로 소고기와 밥을 함께 집어 입에 넣으니, 부드러운 소고기와 짭짤한 소스가 어우러져 정말 맛있었다. 밥알 하나하나에 소스가 잘 배어 있어, 쉴 새 없이 숟가락을 움직였다.
함께 나온 기본 반찬들도 훌륭했다. 특히 깍두기는 아삭하고 시원한 맛이 일품이었고, 덮밥과 함께 먹으니 느끼함도 잡아주어 좋았다. 게다가 공깃밥이 무료로 제공된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덮밥을 먹다가 밥이 부족하면 언제든지 추가로 주문할 수 있으니, 푸짐한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다만, 텐동의 튀김이 조금 느끼하다는 평도 있었다. 물론 나는 느끼한 음식을 좋아하는 편이라 괜찮았지만, 느끼한 음식을 잘 못 먹는 사람에게는 조금 부담스러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텐동 외에 다른 덮밥 메뉴나 면 요리도 맛있다는 평이 많으니, 다음에는 다른 메뉴도 한번 먹어봐야겠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보니, 가격도 생각보다 저렴했다. 텐동과 규동 모두 가격 대비 훌륭한 퀄리티를 자랑했다. 특히 요즘처럼 고물가 시대에, 이렇게 저렴한 가격으로 맛있는 식사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정말 만족스러웠다.
카쿠레가에서의 식사는 정말 만족스러웠다. 아담하고 따뜻한 분위기, 훌륭한 맛, 저렴한 가격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다. 무실동에서 덮밥이 먹고 싶을 때, 꼭 다시 방문하고 싶은 곳이다. 특히 젊은층에게 인기가 많을 것 같은 곳이다.
원주에서 맛있는 덮밥을 맛보고 싶다면, 무실동에 위치한 “카쿠레가”를 강력 추천한다. 윌리엄 블루 출신 박성훈 셰프의 손맛이 느껴지는 덮밥과 면 요리를 맛보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시길 바란다. 작지만 따뜻한 공간에서 맛있는 음식과 함께 힐링하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