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든 속초에서 맛보는 추억, 장칼국수 노포 식당의 깊은 맛

속초 여행을 계획하면서 가장 기대했던 것 중 하나는 바로 지역 향토 음식 탐방이었다. 특히 장칼국수는 꼭 먹어봐야 한다는 이야기에 잔뜩 기대를 품고, 맛집이라는 정든식당으로 향했다. 후기를 찾아보니 주차 공간이 협소하고 웨이팅이 길다는 이야기가 많았지만, 그만큼 맛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점심시간을 살짝 비껴간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식당 앞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1994년부터 이 자리에서 장칼국수를 만들어왔다는 간판 문구가 눈에 띄었다.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외관에서부터 왠지 모를 깊은 맛이 느껴지는 듯했다. 푸른색 천막 아래, 옹기종기 모여 앉아 자기 번호가 불리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표정에는 설렘과 기대가 가득했다. 나 역시 그 대열에 합류하여, 속초에서의 특별한 한 끼 식사를 기대하며 기다림을 시작했다.

정든식당 외관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정든식당의 외관. 1994년부터 이 자리에서 장칼국수를 만들어왔다고 한다.

기다림 끝에 드디어 내 번호가 불렸다. 문을 열고 들어선 식당 내부는 생각보다 아담했다. 가정집을 개조한 듯한 공간은 정겹고 편안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테이블 간 간격이 넓지 않아 옆 테이블 손님들의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들려왔지만, 오히려 그런 소소한 소음이 더욱 정감 있게 느껴졌다. 오픈 키친에서는 면을 직접 손으로 밀고 썰어내는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다. 수타면 특유의 쫄깃한 식감을 기대하며 자리에 앉았다.

메뉴는 장칼국수와 흰칼국수, 그리고 감자만두가 전부였다. 장칼국수 특유의 텁텁한 맛을 싫어하는 사람들을 위해 흰칼국수도 준비되어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나는 장칼국수와 감자만두를 주문했다. 밑반찬으로는 무생채와 김치가 나왔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장칼국수가 나왔다. 붉은 빛깔의 국물 위에는 김 가루와 깻가루가 듬뿍 뿌려져 있었고, 몽글몽글하게 풀어져 있는 계란이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스테인리스 그릇에 담겨 나온 모습에서 소박함이 느껴졌다. 국물을 한 입 맛보니, 고추장과 된장의 조화가 훌륭했다. 흔히 장칼국수에서 느껴지는 텁텁함은 거의 없었고, 깔끔하면서도 깊은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면은 역시 수타면답게 쫄깃하고 부드러웠다.

장칼국수
붉은 국물 위에 김 가루와 깻가루가 듬뿍 뿌려진 장칼국수. 몽글몽글한 계란이 인상적이다.

테이블 한 켠에는 청양고추가 놓여 있었다. 매운맛을 좋아하는 나는 청양고추를 듬뿍 넣어 칼칼함을 더했다. 잘 익은 무생채와 함께 먹으니 더욱 맛있었다. 솔직히 말하면 엄청 특별한 맛은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곳만의 편안한 분위기와 정성이 담긴 맛이 어우러져 잊을 수 없는 한 끼 식사가 되었다.

함께 주문한 감자만두도 독특했다. 옹심이처럼 쫄깃한 만두피가 인상적이었다. 장칼국수 국물에 살짝 적셔 먹으니 더욱 맛있었다. 아이와 함께 방문한 손님들을 위해 맵지 않은 흰칼국수도 준비되어 있다는 점이 좋았다. 실제로 내 옆 테이블의 아이는 흰칼국수를 맛있게 먹고 있었고, 장칼국수도 곧잘 먹는 모습이었다.

감자만두
옹심이처럼 쫄깃한 식감의 감자만두. 장칼국수와 함께 먹으니 더욱 맛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왜 이곳이 오랜 시간 동안 사랑받아왔는지 알 수 있었다. 맛도 맛이지만, 가족처럼 친절한 직원분들의 따뜻한 미소와 정겨운 분위기가 큰 몫을 하는 듯했다. 계산대 옆에는 방문록이 놓여 있었다. 나 역시 속초에서의 추억을 한 줄 남기고 식당을 나섰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역시 주차 공간이 협소하다는 것이다. 점심시간에는 주변 길가에 주차하기도 쉽지 않아,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조금 떨어진 곳에 주차하고 걸어오는 것을 추천한다. 또, 테이블링 같은 시스템이 없어 무작정 기다려야 한다는 점도 아쉽다. 하지만 맛있는 음식과 친절한 서비스 덕분에, 기다림마저도 즐거운 경험으로 느껴졌다.

여행에서 돌아온 후에도 종종 정든식당의 장칼국수가 생각난다. 속초를 다시 방문하게 된다면, 꼭 다시 들러 속초의 푸근한 인심과 따뜻한 칼국수 한 그릇을 맛보고 싶다. 그때는 칼제비도 한번 먹어봐야겠다.

장칼국수 근접샷
다시 봐도 군침이 도는 장칼국수. 김 가루와 깻가루, 계란의 조화가 훌륭하다.

정든식당은 단순한 식당을 넘어, 속초의 역사와 문화를 담고 있는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허름하지만 깨끗한 2층 주방에서는 끊임없이 칼국수 면을 뽑아내는 분주한 손길들이 느껴졌다. 그 모습에서 오랜 시간 동안 한결같은 맛을 유지해온 장인 정신을 엿볼 수 있었다.

다음에는 조금 한가한 시간에 방문해서 여유롭게 칼국수를 즐기고 싶다. 그리고 밥이 무료로 제공된다고 하니, 넉넉하게 밥까지 말아 먹어야겠다. 물론, 이번에도 무생채와 청양고추는 듬뿍 넣어 먹을 것이다.

밑반찬
장칼국수와 환상의 궁합을 자랑하는 무생채와 김치, 그리고 청양고추.

속초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정든식당에서 따뜻한 장칼국수 한 그릇을 맛보며 속초의 정을 느껴보는 것을 추천한다. 분명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다.

장칼국수 항공샷
푸짐한 양과 먹음직스러운 비주얼을 자랑하는 장칼국수 항공샷.
주방 내부
청결하게 관리되고 있는 주방 내부 모습.
청양고추 토핑
매콤함을 더해줄 청양고추 토핑.
비빔국수
새콤달콤한 비빔국수도 판매하고 있다.
메뉴 안내
벽에 붙어있는 메뉴 안내문.
흰 칼국수
아이들도 먹기 좋은 흰 칼국수.
정든식당 전경
정든식당 전경

Author: a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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