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찾은 회기. 잊고 지냈던 대학 시절의 낭만이 문득 그리워졌다. 낡은 LP판에서 흘러나오는 듯한 음악, 좁은 골목길을 가득 채운 풋풋한 웃음소리… 그 시절, 우리는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오늘, 그 기억을 더듬어 동대문구의 숨은 맛집, ‘라구퀸 파스타’로 향한다.
회기역에서 내려 10분 정도 걸으니, 아담하고 따뜻한 분위기의 가게가 눈에 들어왔다. 대로변에서 살짝 안쪽 골목에 위치해 있어서, 마치 보물찾기라도 성공한 듯한 기분이 들었다. 역시, 맛집은 숨어있는 법이지. 가게 안은 이미 사람들로 북적였다. 다행히 웨이팅 끝에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작은 테이블, 은은한 조명, 그리고 벽면에 걸린 레트로 감성의 소품들이 어우러져 편안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마치 오랜 친구 집에 놀러 온 듯한, 따스함이 느껴졌다.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라구 소스를 베이스로 한 파스타가 가장 먼저 눈에 띄었고, 바질 페스토, 까르보나라 등 다양한 파스타 메뉴들이 있었다. 라자냐도 빼놓을 수 없지. 고민 끝에, 대표 메뉴인 라구 파스타와 바질 페스토 파스타, 그리고 라자냐를 주문했다. 와인 글라스 가격이 4천 원이라니, 부담 없이 즐기기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레드 와인과 화이트 와인 중에 고민하다가, 파스타와 잘 어울릴 것 같은 화이트 와인을 선택했다. 스텔라 아르투아, 호가든 맥주도 판매하고 있어, 맥주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도 좋은 선택지가 될 듯하다.

주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식전빵과 루꼴라 샐러드가 나왔다. 신선한 루꼴라의 향긋함과 빵의 따뜻함이 입맛을 돋우었다. 샐러드와 빵을 조금씩 음미하며, 메인 메뉴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갔다.
드디어 기다리던 라구 파스타가 나왔다. 붉은 빛깔의 라구 소스가 면을 감싸고, 그 위에 하얀 치즈가 눈처럼 소복하게 뿌려져 있었다. 접시 가장자리에는 알록달록한 꽃무늬가 새겨져 있어, 파스타의 색감과 조화롭게 어우러졌다. 포크로 면을 돌돌 말아 한 입 맛보니, 진하고 깊은 라구 소스의 풍미가 입안 가득 퍼졌다. 고기의 깊은 맛과 토마토의 상큼함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멈출 수 없는 맛이었다.

이어서 바질 페스토 파스타가 나왔다. 싱그러운 초록빛의 바질 페스토가 면을 덮고, 통통한 새우와 방울토마토가 보기 좋게 올려져 있었다. 바질 향이 코를 간지럽히는 순간, 신선함이 그대로 느껴졌다. 한 입 먹어보니, 바질의 향긋함과 새우의 탱글탱글한 식감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특히, 바질 페스토의 깊은 풍미가 인상적이었다.

마지막으로 라자냐가 등장했다. 네모난 접시에 담겨 나온 라자냐는, 겉은 노릇노릇하게 구워져 있었고, 안에는 촉촉한 라구 소스와 치즈가 층층이 쌓여 있었다. 나이프로 조심스럽게 잘라 한 입 맛보니,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식감이 일품이었다. 라구 소스의 깊은 맛과 치즈의 고소함이 어우러져, 정말 훌륭했다. 뜨거운 라자냐를 입 안 가득 넣으니, 행복감이 밀려왔다.

음식을 맛보는 동안, 사장님의 친절한 서비스도 인상적이었다. 손님 한 분 한 분에게 정성을 다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가게 한 켠에서 분주하게 요리하는 사장님의 모습에서, 음식에 대한 열정과 진심이 느껴졌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주차가 불가능하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회기역에서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큰 불편함은 없을 것 같다. 그리고 메뉴들이 전체적으로 마늘과 기름이 많은 편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오히려 그 점이 풍미를 더해준다고 생각했다. 개개인의 취향에 따라 다르게 느껴질 수 있는 부분인 것 같다.

식사를 마치고 가게를 나서는 길, 왠지 모르게 마음이 따뜻해졌다. 맛있는 음식과 친절한 서비스, 그리고 아늑한 분위기 덕분에, 잠시나마 잊고 지냈던 대학 시절의 추억을 떠올릴 수 있었다. 라구퀸 파스타는, 단순한 식당이 아닌, 추억과 낭만을 선물하는 공간이었다.
경희대 근처에서 데이트 코스를 찾는 커플, 혹은 가족 외식을 계획하는 분들에게, 라구퀸 파스타를 강력 추천한다. 특히, 라구 소스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분명 만족할 것이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훌륭한 퀄리티의 파스타와 라자냐를 즐길 수 있다는 점도 큰 매력이다. 다음에는 라자냐를 좋아하는 가족들과 함께 방문해야겠다.

가게를 나서며, 다시 한번 라구퀸 파스타의 간판을 올려다봤다. 작은 공간이지만, 그 안에는 맛과 추억, 그리고 따뜻한 정이 가득했다. 회기 지역을 방문한다면, 꼭 한번 들러보길 바란다.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될 것이다. 분명 당신에게도 잊지 못할 맛집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