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의 감성, 속초 청학동사거리에서 만난 인생 맛집

속초 여행을 계획하면서 가장 기대했던 것 중 하나는, 현지인들만 아는 숨겨진 맛집을 찾아내는 것이었다. 화려한 관광지 맛집도 좋지만, 왠지 모르게 정겹고 따뜻한 분위기의 지역명이 들어간 로컬 맛집에서 속초의 진짜 맛을 느껴보고 싶었다. 숙소 근처를 어슬렁거리며 탐색하던 중, 레트로 감성이 물씬 풍기는 ‘청학동사거리’라는 술집이 눈에 들어왔다. 간판부터가 왠지 모르게 끌리는 분위기. 망설임 없이 문을 열고 들어섰다.

문을 열자마자 따뜻한 기운이 온몸을 감쌌다. 바깥의 차가운 겨울바람을 잊게 해주는 아늑함. 내부는 생각보다 넓었고, 테이블마다 놓인 낡은 듯 정겨운 쟁반 테이블과 낮은 의자가 인상적이었다. 벽에는 옛날 영화 포스터와 빛바랜 사진들이 붙어 있어 마치 시간 여행을 온 듯한 느낌이었다. 은은하게 울려 퍼지는 음악 소리도 마음에 들었다. 7080세대들이 좋아할 만한 추억의 팝송들이 흘러나와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켰다.

넓은 평상 자리에 놓인 쟁반 테이블과 방석
넓은 평상 자리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술잔을 기울이는 사람들. 정겨운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자리를 잡고 앉아 메뉴판을 펼쳐보니 다양한 종류의 전과 막걸리가 눈에 띄었다. 모듬전, 육전, 김치전, 파전…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도는 메뉴들이 가득했다. 막걸리 종류도 다양해서 고민이 될 정도였다. 뭘 먹어야 후회하지 않을까. 한참을 고민하다가, 사장님의 추천을 받아 미나리새우전과 알밤 막걸리를 주문했다. 싱싱한 미나리의 향긋함과 새우의 탱글탱글함이 막걸리와 환상적인 조화를 이룬다고 했다. 곁들임 메뉴로 떡볶이도 함께 주문했다.

주문을 마치자 따뜻한 물이 담긴 주전자가 나왔다. 둥근 양은 주전자의 모습이 어릴 적 할머니 댁에서 보던 것과 똑같아 괜스레 마음이 따뜻해졌다. 컵에 물을 따라 한 모금 마시니, 왠지 모르게 긴장이 풀리는 기분이었다. 기본 안주로는 김치와 장아찌가 나왔다. 직접 담근 듯한 김치는 적당히 익어 시원하고 아삭했고, 장아찌는 짭짤하면서도 달콤한 맛이 입맛을 돋우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미나리새우전이 나왔다. 커다란 접시 가득 담긴 전은 보기만 해도 압도적이었다. 싱싱한 미나리와 통통한 새우가 촘촘히 박혀 있었고, 노릇하게 구워진 모습이 정말 먹음직스러웠다. 젓가락으로 전을 찢어 입에 넣으니, 향긋한 미나리 향이 입안 가득 퍼졌다. 쫄깃한 새우의 식감도 좋았고, 바삭하게 구워진 전의 고소함도 일품이었다. 특히 알밤 막걸리와의 조합은 상상 이상이었다. 달콤하면서도 부드러운 막걸리가 전의 느끼함을 잡아주고, 풍미를 더욱 깊게 만들어줬다.

윤기가 흐르는 두루치기
매콤달콤한 양념에 버무려진 두루치기.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모습이 식욕을 자극한다.

곧이어 떡볶이도 나왔다. 큼지막한 떡과 어묵, 그리고 삶은 계란이 듬뿍 들어간 떡볶이는 보기만 해도 푸짐했다. 매콤달콤한 냄새가 코를 자극했고, 젓가락을 멈출 수 없게 만들었다. 떡은 쫄깃했고, 양념은 깊고 진했다. 특히 떡볶이 국물에 미나리새우전을 찍어 먹으니, 매콤함과 향긋함이 어우러져 더욱 환상적인 맛을 냈다.

빨간 양념이 먹음직스러운 떡볶이
매콤달콤한 양념에 푹 졸여진 떡볶이. 쫄깃한 떡과 어묵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룬다.

술잔을 기울이며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어느새 가게 안은 손님들로 가득 찼다. 다들 웃음꽃을 피우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옆 테이블에서는 순두부찌개에 라면 사리를 추가해서 먹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어찌나 맛있어 보이던지. 다음에는 꼭 순두부찌개를 먹어봐야겠다고 다짐했다.

음식을 먹는 동안 사장님과 직원분들의 친절한 서비스도 인상적이었다. 테이블을 수시로 확인하며 필요한 것은 없는지 물어봐 주셨고, 빈 접시도 빠르게 치워주셨다. 덕분에 더욱 편안하고 기분 좋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마치 오랜 단골집에 온 듯한 푸근함이 느껴졌다.

벽에 붙은 옛날 포스터와 그림
정겨운 분위기를 더하는 옛날 포스터와 그림. 마치 시간 여행을 온 듯한 느낌을 준다.

밖에는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다. 빗소리를 들으며 따뜻한 막걸리를 마시니, 세상 부러울 것이 없었다. 창밖으로 보이는 속초의 밤 풍경도 아름다웠다. 왠지 모르게 센치해지는 기분. 이런 날에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따뜻한 술 한잔 기울이는 것이 최고의 행복이 아닐까.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어느덧 막걸리 병은 비워져 있었고, 배는 빵빵하게 불러 있었다. 계산을 하려고 카운터로 가니, 사장님께서 환한 미소로 맞아주셨다. “맛있게 드셨어요?”라는 질문에 “정말 맛있었어요! 덕분에 속초 여행이 더욱 즐거워졌어요.”라고 답했다. 사장님께서는 “다음에 또 오세요.”라며 따뜻한 인사를 건네주셨다.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오니, 비는 여전히 내리고 있었다. 하지만 아까와는 달리, 빗소리가 낭만적으로 느껴졌다. 따뜻한 막걸리 한 잔에 기분 좋게 취한 탓일까. 발걸음도 가벼웠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 속초 청학동사거리에서의 추억을 곱씹으며 미소 지었다.

테이블 가득 차려진 안주와 술
푸짐하게 차려진 안주와 술. 보기만 해도 행복해지는 비주얼이다.

다음 날 아침, 숙소에서 나오자마자 어제 갔던 청학동사거리가 눈에 들어왔다. 왠지 모르게 다시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다음 일정이 있어서 발길을 돌려야 했다. 다음에 속초에 오게 된다면, 꼭 다시 방문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때는 순두부찌개와 육전을 꼭 먹어봐야지.

속초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청학동사거리를 꼭 방문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맛있는 음식과 정겨운 분위기, 그리고 친절한 서비스까지. 모든 것이 완벽한 곳이다. 특히 비 오는 날 방문하면 더욱 낭만적인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속초의 숨겨진 맛집, 청학동사거리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보세요.

따뜻한 물이 담긴 주전자
따뜻한 물이 담긴 양은 주전자. 정겨운 분위기를 더한다.

총평:

청학동사거리는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파는 술집이 아닌, 추억과 낭만을 함께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었다. 레트로 감성이 물씬 풍기는 인테리어, 7080세대들이 좋아할 만한 음악, 그리고 푸짐하고 맛있는 안주까지. 모든 것이 완벽하게 어우러져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주었다. 특히 비 오는 날 방문하면 더욱 낭만적인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 속초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꼭 한번 방문해보라고 강력 추천한다.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추천 메뉴:

* 미나리새우전: 싱싱한 미나리와 통통한 새우가 듬뿍 들어간 전. 향긋한 미나리 향과 쫄깃한 새우의 식감이 일품이다.
* 알밤 막걸리: 달콤하면서도 부드러운 막걸리. 전과 환상적인 조화를 이룬다.
* 순두부찌개: 얼큰하고 시원한 국물이 일품인 찌개. 라면 사리를 추가해서 먹으면 더욱 푸짐하게 즐길 수 있다.
* 육전: 부드럽고 고소한 육전. 두부김치와 함께 먹으면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다.

모듬전 한 상 차림
다양한 종류의 전을 맛볼 수 있는 모듬전. 술안주로 제격이다.

총점: 5/5

Author: a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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