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제주의 바람은 뺨을 스치는 감촉마저 특별하게 느껴졌다. 귤 익어가는 향긋함과 붉게 물든 동백꽃의 강렬함이 공존하는 계절. 여행 전부터 설레는 마음으로 저장해둔, 서귀포 남원읍의 작은 일본 가정식 식당 “미나미비요리”로 향했다. 렌터카를 몰아 도착하니, 아담한 크기의 하얀색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간판 대신, 손으로 그린 듯한 귀여운 그림이 그려진 천이 바람에 나부끼고 있었다. 왠지 모르게 마음이 따뜻해지는 첫인상이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아늑하고 정갈한 공간이 펼쳐졌다. 은은한 조명 아래 나무 테이블과 의자가 놓여 있었고, 벽면에는 아기자기한 일본 소품들이 장식되어 있었다. 잔잔하게 흐르는 일본 음악은 마치 내가 지금 제주도가 아닌 일본의 작은 식당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펼쳐보니, 우동, 하야시라이스, 오니기리 등 일본 가정식 메뉴들이 눈에 띄었다. 따뜻한 국물이 있는 우동과 쫄깃한 면발의 냉우동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이곳의 대표 메뉴라는 명란 냉우동을 주문했다. 곁들임으로는 따뜻한 하야시라이스를 선택했다. 잠시 후, 정갈하게 차려진 한 상이 내 앞에 놓였다.

반짝이는 얼음이 담긴 그릇에 쫄깃한 면발과 듬뿍 올려진 명란, 그리고 유자 향이 은은하게 풍기는 소스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명란 냉우동은 보기만 해도 입맛을 돋우었다. 젓가락으로 면을 들어 올려 한 입 맛보니, 쫄깃한 면발과 톡톡 터지는 명란의 식감이 환상적이었다. 유자 소스의 상큼함은 입안을 개운하게 해주었고, 차가운 온도 덕분에 면발의 탱글탱글함이 더욱 살아나는 듯했다. 특히 겨울에 맛보는 냉우동은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했다.

함께 나온 하야시라이스는 따뜻하고 부드러운 맛이 일품이었다. 촉촉한 밥 위에 올려진 달콤 짭짤한 소스와 부드러운 고기의 조화는 훌륭했다. 특히, 하야시라이스와 함께 제공되는 일본식 반찬들은 하나하나 정갈하고 맛깔스러웠다.
식사를 하면서 창밖을 바라보니, 귤밭과 야자수가 어우러진 이국적인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따뜻한 햇살이 쏟아지는 창가 자리에 앉아 맛있는 음식을 먹으니, 마치 그림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따뜻한 현미차와 함께 앙증맞은 푸딩이 나왔다. 부드럽고 달콤한 푸딩은 입안을 깔끔하게 마무리해주는 완벽한 디저트였다.
미나미비요리에서는 음식뿐만 아니라, 따뜻하고 친절한 서비스도 인상적이었다. 사장님은 손님 한 명 한 명에게 세심한 관심을 기울이며,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해주었다. 마치 오랜 친구 집에 방문한 듯한 따뜻함이 느껴졌다.

미나미비요리는 단순히 음식을 파는 식당이 아닌, 따뜻한 감성과 정성이 가득한 공간이었다. 쫄깃한 면발의 명란 냉우동, 따뜻하고 부드러운 하야시라이스, 정갈한 일본식 반찬, 그리고 친절한 서비스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다. 특히, 아기자기한 일본 소품들과 은은한 조명, 잔잔한 음악은 식사 시간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주었다.
식사를 마치고 문을 나서는 순간, 왠지 모르게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꼈다. 미나미비요리에서의 경험은 단순한 식사를 넘어, 제주도 여행의 소중한 추억으로 자리 잡았다. 다음에 제주도를 방문하게 된다면, 꼭 다시 들르고 싶은 곳이다.

미나미비요리 방문팁:
* 미나미비요리는 테이블이 몇 개 없는 작은 식당이므로, 점심시간에는 웨이팅이 있을 수 있다. 여유로운 식사를 즐기고 싶다면, 점심시간을 피해서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 메뉴는 우동, 하야시라이스 외에도 오니기리, 카레 등 다양한 일본 가정식 메뉴가 준비되어 있다. 취향에 따라 다양한 메뉴를 즐겨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 미나미비요리 근처에는 동백수목원, 휴애리 등 제주도의 아름다운 관광지가 많이 있다. 식사 전후로 주변 관광지를 둘러보는 것도 좋은 코스가 될 것이다.
* 매장 앞에 주차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편리하게 주차할 수 있다.

미나미비요리에서 맛있는 식사를 하고 나오니, 귤 향기가 더욱 짙게 느껴졌다. 붉게 물든 동백꽃처럼 강렬하지는 않지만, 은은하게 퍼지는 귤 향기는 제주도의 겨울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았다. 따뜻한 햇살 아래, 향긋한 귤 향기를 맡으며 다음 여행지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