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재도를 향하는 길, 마음은 이미 드넓은 바다를 향해 있었다. 며칠 전부터 점찍어둔 ‘뻘다방’ 때문이었다. 촌스럽다고 생각했던 간판이 오히려 묘한 끌림을 주었고, 그 이름처럼 뻘 위에 덩그러니 놓인 듯한 카페의 모습은 상상력을 자극했다. 드디어 뻘다방에 간다니!
차창 밖으로 스치는 풍경은 점점 더 바다와 가까워지고 있었다. 드디어 뻘다방 건너편, 넓은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주차 공간이 넓어서 좋았지만,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라는 걸 실감하게 했다. 주차 후, 잊지 않고 영수증 아래 붙어있는 주차권을 챙겼다. 3시간 무료 주차를 위한 필수템!
카페로 향하는 발걸음은 설렘으로 가득 찼다. 멀리서 보이는 뻘다방은 생각보다 훨씬 이국적인 분위기를 풍겼다. 쿠바 국기와 체 게바라 깃발이 바람에 펄럭이고, 알록달록한 색감의 인테리어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마치 다른 세계에 온 듯한 느낌.

문을 열고 들어선 뻘다방은 생각보다 훨씬 넓었다. 빈티지하면서도 이국적인 인테리어가 돋보였다. 곳곳에 놓인 소품들은 마치 쿠바의 한 해변가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2층에는 갤러리 공간도 마련되어 있어, 커피를 마시며 예술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자리를 잡기 전에 카페 내부를 둘러봤다. 넓은 창밖으로는 드넓은 뻘이 펼쳐져 있었다. 물이 빠진 갯벌은 윤슬에 반짝이며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뻘에는 조개를 캐는 사람들의 모습도 보였다. 마치 살아있는 풍경화 같았다.

메뉴를 고르기 위해 카운터로 향했다. 다양한 커피 메뉴와 베이커리류가 있었는데, 특히 시그니처 메뉴인 ‘스페니쉬 플랫 화이트’가 눈에 띄었다. 2025 바리스타 챔피언십, 비치 브루잉 대회도 열리는 곳이라고 하니 커피 맛은 보장된 듯했다. 고민 끝에 스페니쉬 플랫 화이트와 따뜻한 아메리카노, 그리고 오렌지 파운드 케이크를 주문했다.
진동벨이 울리고, 주문한 메뉴를 받아 들었다. 스페니쉬 플랫 화이트는 진한 커피와 달콤한 연유의 조화가 환상적이었다. 따뜻한 아메리카노는 묵직하면서도 부드러운 맛이 일품이었다. 오렌지 파운드 케이크는 촉촉하고 부드러운 식감에 상큼한 오렌지 향이 더해져 입안을 즐겁게 했다.

창가 자리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밖을 내다봤다. 햇살에 반짝이는 뻘은 마치 보석처럼 빛나고 있었다. 멍하니 뻘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평온해지는 느낌이었다.
커피를 다 마신 후, 뻘로 나가보기로 했다. 카페 바로 앞에는 뻘로 내려갈 수 있는 길이 있었다. 뻘에 발을 딛는 순간, 부드러운 흙의 감촉이 느껴졌다. 뻘에는 작은 게들이 쉴 새 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아이들은 뻘에서 뛰어놀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뻘에서 시간을 보내다 보니 어느덧 해가 지기 시작했다. 붉게 물든 하늘과 뻘은 장관을 이루었다. 해질녘의 뻘다방은 낮과는 또 다른 매력을 뽐냈다. 많은 사람들이 석양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었다. 나도 붉은 노을을 배경으로 인생샷을 남겼다.

어둠이 짙어지고, 뻘다방에 조명이 켜지기 시작했다. 조명 아래 빛나는 뻘다방은 더욱 낭만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자메이카 음악이 은은하게 흘러나오고, 사람들은 저마다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여행의 마지막 자락에 들른 뻘다방은 기대 이상의 만족감을 선사했다. 이국적인 분위기, 맛있는 커피, 아름다운 뻘 풍경, 그리고 친절한 서비스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다. 왜 많은 사람들이 뻘다방을 찾는지 알 수 있었다. 선재도, 영흥도에 방문한다면 꼭 한번 들러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특히 해질녘에 방문하면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동해 바다에 익숙하신 부모님께서 서해의 뻘을 보시면 어떤 반응을 보이실지 궁금하다. 스페니쉬 커피와 갈릭빵도 꼭 맛보여 드려야지.
계절마다 새로운 매력을 뽐내는 뻘다방. 봄, 여름, 가을, 겨울 언제 방문해도 좋을 것 같다. 다음에는 눈보라치는 겨울날에 방문해보고 싶다. 얼음이 둥둥 떠다니는 바다를 보며 따뜻한 커피를 마시는 상상을 하니 벌써부터 설렌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뻘다방에서 찍은 사진들을 다시 꺼내 보았다. 사진 속에는 그날의 행복했던 기억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뻘다방은 단순한 카페가 아닌, 소중한 추억을 선물해주는 특별한 공간이었다. 인천 지역의 숨겨진 보석같은 맛집을 발견한 기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