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평일 반차를 내고, 묵혀뒀던 맛집 탐방에 나섰다. 오늘 나의 레이더망에 포착된 곳은 오창 지역민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자자한 시장불고기. 왠지 정겨운 이름에서부터 숨겨진 내공이 느껴지는 곳이었다. 건물 외관은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었지만, 촌스럽기는커녕 오히려 편안함과 푸근함으로 다가왔다. 녹색 어닝 아래 빼곡하게 놓인 화분들이 소박한 아름다움을 더했다.
주차를 마치고 가게 안으로 들어서니, 점심시간이 훌쩍 지난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손님들이 꽤 많았다. 나무 테이블과 의자가 정갈하게 놓여있는 홀은, 마치 시골 할머니 댁에 온 듯한 친근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예전에는 좌식 테이블이었는데 테이블로 바뀌어서 훨씬 편해졌다는 후기가 떠올랐다. 확실히 테이블 덕분에 공간이 더 넓어 보이는 효과도 있는 듯했다.

벽에 붙은 메뉴판을 살펴보니, 불고기를 비롯해 삼겹살, 돼지찌개, 짜글이 등 다양한 메뉴가 있었다. 많은 이들이 이곳의 음식이 맛있다고 극찬했는데, 특히 고기와 찌개류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듯했다.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다가, 칼칼한 국물이 당겨 돼지고기 짜글이를 주문했다.
주문을 마치자, 순식간에 밑반찬이 테이블 위에 차려졌다. 직접 담근 듯한 김치를 필두로, 꽈리고추 무침, 무 장아찌, 깻잎 장아찌 등 정갈하고 다채로운 구성이었다. 특히 꽈리고추 무침은 튀긴 꽈리고추에 밀가루를 묻혀 쪄낸 후 무친 것이라고 하는데, 흔히 맛볼 수 없는 특별한 메뉴라 더욱 기대가 됐다. 반찬 하나하나에서 정성이 느껴지는 것이, 역시 10년 가까이 단골이라는 리뷰가 괜히 나온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잠시 후, 드디어 기다리던 돼지고기 짜글이가 등장했다. 뚝배기 안에서 보글보글 끓고 있는 짜글이의 모습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돼지고기와 두부, 김치, 야채 등이 푸짐하게 들어있었고, 칼칼하면서도 깊은 향이 코를 자극했다.

국물을 한 입 맛보니, 깊고 진한 맛에 저절로 감탄사가 나왔다. 돼지고기의 기름진 맛과 김치의 시원한 맛이 어우러져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특히 돼지고기는 잡내 없이 야들야들하고 쫄깃했는데, 사태살을 사용한 듯했다. 밥 위에 짜글이와 돼지고기를 듬뿍 올려 한 입 가득 먹으니, 세상 부러울 것이 없었다.
밑반찬으로 나온 김치도 예술이었다. 적당히 잘 익은 김치는 아삭하면서도 깊은 맛이 일품이었다. 짜글이와 함께 먹으니, 그 맛이 배가 되는 듯했다. 10년 단골이라는 한 방문객은 잘 익은 김치 때문에 밥을 꼭 먹게 된다고 했는데, 그 말에 격하게 공감했다. 다른 반찬들도 하나같이 훌륭했는데, 특히 직접 만든 무 장아찌와 깻잎 장아찌는 짜글이와 환상의 궁합을 자랑했다.

짜글이를 어느 정도 먹고 있을 때, 뜻밖의 서비스가 제공되었다. 바로 청국장이었다. 삼겹살을 시키면 청국장을 준다는 리뷰는 봤지만, 짜글이를 시켰는데도 청국장을 주시는 걸 보니, 이 집 인심이 얼마나 후한지 짐작할 수 있었다. 청국장 역시 직접 담근 듯했는데, 시판 청국장과는 차원이 다른 깊고 구수한 맛을 자랑했다. 청국장을 조금 졸여서 밥에 비벼 먹으니, 탄수화물 폭탄을 맞은 듯한 행복감이 밀려왔다.
식사를 하면서, 사장님과 직원분들의 친절함에 감동했다. 손님 한 분 한 분에게 살갑게 말을 건네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고, 부족한 반찬은 없는지 세심하게 챙겨주시는 모습에 감동했다. 맛도 맛이지만, 이런 따뜻한 정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하는데, 사장님께서 “맛있게 드셨어요?”라고 물어보시며 환하게 웃으셨다. “정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라고 대답하니, “다음에 또 오세요”라고 말씀하시며 따뜻한 미소를 지어주셨다.
시장불고기는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파는 곳이 아니라, 따뜻한 정과 푸근한 인심을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마치 고향에 내려온 듯한 편안함과, 할머니가 차려주신 듯한 따뜻한 밥상을 경험할 수 있었다. 오창 지역에 방문할 일이 있다면, 꼭 한 번 들러보기를 추천한다. 분명 잊지 못할 맛집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돌아오는 길, 든든하게 채워진 배만큼이나 마음도 따뜻해지는 것을 느꼈다. 다음에 방문할 때는 삼겹살에 청국장을 꼭 먹어봐야겠다는 다짐을 하며, 기분 좋게 집으로 향했다. 오창에서 만난 작은 행복, 시장불고기는 앞으로도 나의 맛집 리스트에서 영원히 빛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