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 일본을 삼킨 듯한 오코노미야끼 맛집에서 펼쳐지는 미식 방랑기

며칠 전부터 묘하게 오코노미야끼가 당겼다. 끈적하면서도 고소하고, 짭짤하면서도 달콤한 그 오묘한 맛의 조화가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퇴근 후, 무작정 종로 거리를 헤매기 시작했다. 어디 괜찮은 오코노미야끼 맛집 없을까. 스마트폰 검색창에 ‘종로 오코노미야끼’를 쳐보니, 한 곳이 눈에 띄었다. ‘동명’. 왠지 모르게 끌리는 이름이었다.

가게 앞에 도착하니, 웨이팅이 있었다. 역시 맛집은 맛집인가 보다. 기다리는 동안 가게 밖에서 메뉴판을 훑어봤다. 오코노미야끼는 기본이고, 야끼소바, 스테이크까지. 메뉴가 다양해서 뭘 먹어야 할지 고민됐다. 특히 눈에 띄는 건 하이볼이었다. 오코노미야끼에 하이볼이라니, 최고의 조합 아닌가.

10분 정도 기다렸을까. 드디어 내 차례가 왔다. “어서 오세요!” 활기찬 인사를 받으며 가게 안으로 들어섰다. 내부는 생각보다 넓었고,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편안한 느낌이었다. 특히 눈에 띄는 건 다찌석이었다. 철판 바로 앞에서 요리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자리였다. 혼자 온 나는 망설임 없이 다찌석에 자리를 잡았다.

요리사가 철판에서 야끼소바를 만들고 있는 모습
철판 앞에서 펼쳐지는 화려한 요리 쇼는 그 자체로 훌륭한 볼거리였다.

자리에 앉자마자 따뜻한 물수건을 내어주셨다. 추운 날씨에 몸이 살짝 얼어있었는데, 따뜻한 물수건 덕분에 몸이 사르르 녹는 기분이었다. 이런 사소한 배려가 참 좋았다. 메뉴판을 다시 한번 정독했다. 고민 끝에 오코노미야끼와 야끼소바를 모두 맛볼 수 있는 세트 메뉴를 주문했다. 그리고 빠질 수 없는 하이볼도 한 잔 추가했다.

주문 후, 눈앞에서 펼쳐지는 요리 쇼를 감상했다. 요리사분들이 능숙한 솜씨로 철판 위에서 재료들을 다루는 모습이 정말 인상적이었다. 양배추를 채 썰고, 반죽을 붓고, 해산물을 올리고.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만들어지는 오코노미야끼를 보고 있자니, 저절로 입에 침이 고였다.

드디어 오코노미야끼가 나왔다. 따끈한 철판 위에 올려진 오코노미야끼는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완벽한 비주얼이었다. 젓가락으로 한 조각을 잘라 입에 넣으니, 입안 가득 퍼지는 풍미가 황홀했다. 짭짤하면서도 달콤하고, 고소하면서도 톡 쏘는 맛. 정말 환상의 조합이었다.

오코노미야끼를 몇 입 먹으니, 야끼소바도 나왔다.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야끼소바는 매콤한 향이 코를 자극했다. 면발은 탱글탱글했고, 소스는 감칠맛이 넘쳤다. 오코노미야끼와는 또 다른 매력이었다. 오코노미야끼의 느끼함을 야끼소바가 잡아주고, 야끼소바의 매콤함을 오코노미야끼가 달래주는, 완벽한 밸런스였다.

스테이크와 야채, 소스가 가지런히 담겨 있는 접시
스테이크와 함께 곁들여 먹는 신선한 야채는 입안을 깔끔하게 정리해 줬다.

오코노미야끼와 야끼소바를 번갈아 가며 먹으니, 하이볼이 절로 생각났다. 탄산이 톡 쏘는 하이볼은 입안을 깔끔하게 만들어줬고, 오코노미야끼와 야끼소바의 풍미를 더욱 깊게 만들어줬다. 정말 최고의 궁합이었다. 특히 레몬 하이볼은 후쿠오카에서 먹었던 레몬 사와와 비슷한 맛이 나서, 잠시나마 일본 여행을 떠나온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다찌석에 앉아 혼자 음식을 즐기고 있자니, 옆자리 손님들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게 됐다. 다들 오코노미야끼를 좋아해서 온 사람들이라, 금세 친해질 수 있었다. 음식에 대한 이야기, 여행에 대한 이야기, 사는 이야…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맛있는 음식을 함께 즐기니 더욱 행복했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예전에 보리새우를 서비스로 줬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지금은 없어진 서비스라고 하니, 왠지 아쉬웠다. 하지만 지금도 충분히 훌륭한 맛과 서비스 덕분에, 아쉬움은 금세 잊혀졌다.

가게 안은 활기가 넘쳤다. 직원분들은 친절했고, 손님들은 모두 웃고 있었다. 흑백 영화 속 요리사처럼 메뉴를 외치는 직원분의 모습은 묘한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으니, 정말 기분이 좋았다.

오코노미야끼와 야끼소바를 깨끗하게 비우고, 마지막으로 입가심을 위해 도리야끼를 주문했다. 도리야끼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일본식 팬케이크였다. 달콤한 시럽을 뿌려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닭고기 스테이크와 곁들여 먹는 소스
겉바속촉 닭고기 스테이크는 맥주와 환상의 궁합을 자랑했다.

계산을 하고 가게를 나서려는데, 직원분께서 “다음에 또 오세요!”라며 밝게 인사를 건네주셨다. 기분 좋게 가게를 나섰다. 오늘 방문한 ‘동명’은 맛, 분위기, 서비스 모든 면에서 만족스러운 곳이었다. 특히 철판 앞에서 요리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이 정말 좋았다. 마치 일본 현지에 와 있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다음에는 친구들과 함께 와서, 오코노미야끼와 야끼소바, 그리고 하이볼을 맘껏 즐겨야겠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문득 예전에 데이트할 때 오코노미야끼를 먹으러 왔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때는 이런 맛집이 있는 줄 몰랐었는데. 이제라도 알게 돼서 다행이다. 다음에는 아들과 함께 와야겠다. 아이도 철판 요리를 좋아할 것 같다.

며칠 후, 친구들과 함께 ‘동명’을 다시 방문했다. 역시나 웨이팅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기다리는 동안 지루하지 않았다. 친구들과 수다를 떨면서 기다리니, 금세 차례가 왔다. 친구들도 ‘동명’의 맛과 분위기에 감탄했다. 특히 오코노미야끼를 처음 먹어본 친구는, “인생 오코노미야끼”라며 극찬했다.

친구들과 함께 오코노미야끼, 야끼소바, 스테이크를 푸짐하게 시켜놓고, 하이볼을 벌컥벌컥 들이켰다. 맛있는 음식과 술, 그리고 좋은 친구들. 이보다 더 행복할 수는 없을 것 같았다. ‘동명’은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파는 곳이 아니라, 행복한 추억을 만들어주는 곳이었다.

‘동명’은 나에게 단순한 맛집 그 이상이다. 종로에서 일본의 맛과 분위기를 느끼며, 소중한 사람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다. 앞으로도 오코노미야끼가 생각날 때마다, ‘동명’을 찾을 것 같다.

일본어로 쓰여진 간판
가게 곳곳에 배치된 일본풍 소품들은 현지의 분위기를 한껏 살렸다.

며칠 뒤, 혼자 다시 동명을 찾았다. 이번에는 다찌석이 아닌,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혼자 오코노미야끼를 음미하고 싶었다. 따뜻한 물수건을 건네받고, 메뉴판을 펼쳤다. 오늘은 어떤 메뉴를 먹어볼까. 고민 끝에 안심 스테이크와 들기름 소바를 주문했다.

먼저 나온 안심 스테이크는 입에서 살살 녹았다. 부드러운 육질과 풍부한 육즙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스테이크와 함께 나온 야채와 소스는 스테이크의 풍미를 더욱 깊게 만들어줬다. 특히 와사비를 살짝 올려 먹으니, 느끼함은 사라지고 깔끔한 맛만 남았다.

다음으로 나온 들기름 소바는 고소한 향이 코를 자극했다. 면발은 쫄깃했고, 들기름은 풍미가 가득했다. 김가루와 깨를 뿌려 먹으니, 고소함이 두 배가 됐다. 안심 스테이크와 들기름 소바의 조합은 정말 훌륭했다. 스테이크의 느끼함을 들기름 소바가 잡아주고, 들기름 소바의 심심함을 스테이크가 채워주는, 완벽한 조화였다.

혼자 조용히 음식을 즐기면서, 지난 추억들을 떠올렸다. 친구들과 함께 웃고 떠들었던 기억, 아들과 함께 철판 요리를 구경했던 기억, 혼자 조용히 사색에 잠겼던 기억. 동명은 나에게 단순한 맛집이 아니라, 소중한 추억이 깃든 특별한 공간이었다.

계산을 하고 가게를 나서려는데, 낯익은 얼굴이 보였다. 예전에 다찌석에서 함께 이야기를 나눴던 손님이었다. 서로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짧은 대화를 나눴다. 동명은 나에게 새로운 인연을 만들어주는 곳이기도 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종로의 밤거리를 걸으면서, ‘동명’에 대한 생각을 멈출 수 없었다. 맛있는 음식, 따뜻한 분위기, 친절한 서비스, 그리고 소중한 추억. 동명은 나에게 모든 것을 선물해준 특별한 장소였다. 앞으로도 종로에 올 때마다, ‘동명’을 찾을 것 같다. 그곳에서 또 어떤 새로운 추억을 만들게 될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이번 주말, 가족들과 함께 다시 한번 ‘동명’을 방문해야겠다. 아이들에게도 맛있는 오코노미야끼를 맛보여주고 싶다. 그리고 철판 앞에서 펼쳐지는 화려한 요리 쇼도 함께 감상하고 싶다. 분명 아이들도 ‘동명’을 좋아하게 될 것이다. 종로 맛집으로 인정!

철판 위에서 요리되는 야끼소바
화려한 불 쇼와 함께 완성되는 야끼소바는 눈과 입을 즐겁게 했다.

철판요리가 주는 특별한 즐거움과, 잊을 수 없는 맛의 향연. ‘동명’은 지역명 종로를 넘어, 내 마음속 최고의 오코노미야끼 맛집으로 자리 잡았다.

Author: a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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