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대구를 찾았다. 뭉근한 더위와 정겨운 사투리, 그리고 무엇보다 잊을 수 없는 막창의 유혹! 예전에 대구에 살 때 즐겨 찾던 막창집이 문득 떠올랐다. 세월이 꽤 흘렀지만, 그 맛은 여전히 내 기억 속에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오늘은 그 추억을 찾아, 월성동의 숨은 골목에 자리 잡은 그 맛집으로 향했다.
저녁 시간, 식당 앞은 역시나 북적였다. 평일인데도 불구하고 밖에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식당 간판에는 익숙한 글씨체로 “대구 반야월 막창”이라고 적혀 있었다. 예전에는 이 정도까지 사람이 많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역시 맛있는 집은 시간이 흘러도 변함없이 인기가 많은가 보다. 7번 이미지에서 볼 수 있듯이, 간판은 환한 조명 아래 빛나고 있었고, 그 아래로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앉아 자기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다행히 오래 기다리지 않아 자리를 안내받을 수 있었다. 테이블에 앉자마자 숯불이 들어왔다. 뜨거운 열기가 순식간에 주변을 감쌌다. 기다리는 동안 메뉴를 스캔했다. 역시 막창이 메인이지만, 삼겹살도 함께 판매하고 있었다. 예전에는 막창만 먹었었는데, 오늘은 왠지 삼겹살도 함께 맛보고 싶어졌다.
“사장님, 막창 2인분에 삼겹살 1인분 주세요!”
주문이 끝나자, 밑반찬들이 하나둘씩 테이블 위로 차려졌다. 쌈 채소, 김치, 쌈무, 콩나물무침 등 푸짐한 구성이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막창 소스였다. 잘게 썰린 파와 고추가 듬뿍 들어간 막창 소스는, 이 집만의 비법이라고 할 수 있다. 막창을 이 소스에 듬뿍 찍어 먹으면, 느끼함은 사라지고 고소함과 매콤함이 입안 가득 퍼진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막창과 삼겹살이 나왔다. 막창은 초벌이 되어 나왔기 때문에, 불판 위에서 조금만 더 구우면 바로 먹을 수 있었다. 노릇노릇하게 익어가는 막창을 보니, 침이 꼴깍 넘어갔다. 5번 이미지에서 보이는 것처럼, 불판 위에서 지글거리는 막창의 모습은 정말이지 참기 힘든 유혹이었다.
잘 익은 막창 한 점을 집어 막창 소스에 듬뿍 찍어 입으로 가져갔다. 쫄깃쫄깃하면서도 고소한 막창의 풍미가 입안 가득 퍼졌다. 역시 이 맛이야! 예전에 대구에서 살 때, 힘들었던 하루를 위로해 주던 바로 그 맛이었다.
삼겹살도 맛보았다. 돼지 특유의 잡내는 전혀 나지 않았고, 씹을수록 고소한 육즙이 흘러나왔다. 쌈 채소에 삼겹살과 김치, 콩나물무침을 함께 올려 쌈을 싸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막창을 싫어하는 사람들을 위해 삼겹살을 시켰다는 리뷰가 있었는데, 막창이 워낙 맛있어서 삼겹살이 조금 묻히는 감이 있었다. 하지만 삼겹살 자체도 훌륭한 맛을 자랑했다. 9번 이미지에서 볼 수 있듯이, 숯불 위에서 노릇하게 구워진 삼겹살은 그 자체로도 훌륭한 요리였다.

식사를 하는 동안, 가게 안은 손님들로 가득 찼다. 시끌벅적한 분위기 속에서 사람들은 저마다 막창과 삼겹살을 구워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종업원들은 분주하게 움직이며 손님들의 주문을 받고, 반찬을 채워주고, 불판을 갈아주었다. 가끔씩 외국인 종업원과 의사소통이 잘 안 되는 경우도 있었지만, 큰 불편함은 없었다.
이 집의 또 다른 명물은 바로 ‘반합라면’과 ‘옛날 도시락’이다. 예전 군대에서 사용하던 반합에 끓여주는 라면은, 묘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라면을 호호 불어 먹으니, 어릴 적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옛날 도시락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메뉴다. 양은 도시락에 김치, 계란후라이, 분홍 소시지, 김가루 등이 푸짐하게 담겨 나온다. 뚜껑을 닫고 마구 흔들어 섞어 먹으면, 어릴 적 소풍 갔을 때 먹던 도시락 맛이 그대로 느껴진다. 특히 김치와 계란, 소시지의 조합은 언제 먹어도 질리지 않는 최고의 조합이다. 1번 이미지와 4번 이미지에서 보이는 것처럼, 도시락은 단순한 음식을 넘어, 추억을 되살리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

술이 빠질 수 없지. 예전에는 복분자 소주를 즐겨 마셨었는데, 오늘은 왠지 깔끔한 소주가 당겼다. 시원한 소주 한 잔을 들이켜니, 입안이 개운해지는 느낌이었다. 막창, 삼겹살, 라면, 도시락, 그리고 소주까지. 완벽한 조합이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주차 공간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골목길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차를 가지고 오는 것은 조금 불편할 수 있다. 하지만 맛있는 음식을 먹기 위해서라면, 이 정도 불편함은 감수할 수 있다.
배부르게 식사를 마치고 가게 문을 나섰다. 밖에는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역시나 변함없는 인기였다. 오랜만에 추억의 맛을 느껴볼 수 있어서 정말 행복했다. 대구에 다시 오게 된다면, 꼭 다시 방문하고 싶은 곳이다.
대구 월성동의 작은 골목에서 만난 이 대구 막창집은 단순한 지역명 맛집을 넘어, 내 추억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소중한 공간이다. 맛있는 음식과 정겨운 분위기 속에서, 잠시나마 과거로 돌아간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다음에 또 대구를 방문하게 된다면, 주저 없이 이곳을 다시 찾을 것이다. 그 때는 복분자 소주와 함께, 더욱 깊은 추억을 만들어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