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원의 행복 찾아 떠난 구림, 진도식당 시골밥상 맛집 기행

어머니의 손맛이 그리워지는 날, 전라북도 순창군 구림으로 향했다. 목적지는 오직 하나, 현지인들이 입을 모아 추천하는 진도식당이었다. 소박한 시골 밥상이 그립다는 단순한 이유 하나로, 굽이굽이 이어진 길을 따라 설레는 마음을 안고 달려갔다.

네비게이션이 가리키는 곳에 다다르니,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낡은 듯 정겨운 외관은 마치 어린 시절 할머니 댁에 방문했을 때의 푸근한 느낌을 떠올리게 했다. 커다란 글씨로 쓰인 “진도식당” 간판 아래, 작은 글씨로 백반 전문이라고 적혀 있는 것을 보니 제대로 찾아왔다는 확신이 들었다. 식당 앞에는 낡은 트럭 한 대가 주차되어 있었고, 플라스틱 바구니들이 층층이 쌓여 있는 모습에서 숨길 수 없는 동네 맛집의 포스가 느껴졌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정겨운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나무로 된 벽과 테이블은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고, 따뜻한 온기가 감돌았다. 점심시간이 조금 지난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식당 안은 손님들로 북적였다. 동네 어르신들부터 여행객으로 보이는 사람들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한 상 가득 차려진 백반을 즐기고 있는 모습이었다. 빈자리가 없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안쪽 방에 자리가 남아있어 바로 앉을 수 있었다.

자리에 앉자마자 메뉴판이 눈에 들어왔다. 백반 외에도 오징어볶음, 돼지주물럭, 삼겹살 등 다양한 메뉴가 있었지만, 망설임 없이 백반을 주문했다. 이곳의 백반은 무려 20가지가 넘는 반찬이 제공되는 것으로 유명하다. 벽에 붙은 메뉴판을 보니 백반 가격이 1인분에 10,000원으로 적혀 있었는데, 최근 12,000원으로 인상될 예정이라고 한다. 가격 인상은 조금 아쉬웠지만, 워낙 푸짐한 상차림에 대한 기대로 개의치 않고 주문을 마쳤다.

주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상 한가득 반찬들이 차려졌다. 커다란 쟁반 위에 빼곡하게 놓인 다양한 반찬들의 향연에 입이 떡 벌어졌다. 눈으로만 봐도 군침이 절로 도는 비주얼이었다. 김치, 나물, 볶음, 조림 등 다채로운 종류의 반찬들은 하나하나 정성이 가득 느껴졌다. 마치 어머니가 차려주는 듯한 푸짐한 밥상에 가슴이 뭉클해졌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생선구이였다. 노릇하게 구워진 생선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다. 젓가락으로 살을 발라 따뜻한 밥 위에 올려 먹으니, 고소한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호박잎찜도 빼놓을 수 없는 별미였다. 부드럽게 쪄진 호박잎에 쌈장을 올려 밥과 함께 먹으니, 향긋한 호박 향이 입안을 감쌌다. 어릴 적 할머니가 해주셨던 바로 그 맛이었다.

계란말이 역시 훌륭했다. 두툼하게 말아진 계란말이는 촉촉하고 부드러웠다. 간도 적당해서 밥반찬으로 제격이었다.

된장국은 구수하고 깊은 맛이 일품이었다. 뜨끈한 된장국을 한 입 마시니, 속이 확 풀리는 듯했다. 각종 채소가 듬뿍 들어간 된장국은 건강해지는 느낌마저 들게 했다.

잡채는 쫄깃한 면발과 다채로운 채소의 조화가 돋보였다. 달콤 짭짤한 양념이 잘 배어 있어, 자꾸만 손이 가는 맛이었다.

가지볶음은 부드러운 식감과 은은한 향이 매력적이었다. 살짝 매콤한 양념이 가미되어 있어, 느끼함 없이 즐길 수 있었다.

호박전은 얇게 부쳐져 바삭하고 고소했다. 간장에 살짝 찍어 먹으니, 담백한 맛이 더욱 살아났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토란줄기 무침이었다. 꼬들꼬들한 식감과 매콤한 양념이 어우러져, 밥도둑이 따로 없었다. 너무 맛있어서 혹시 더 주실 수 있는지 여쭤보니, 흔쾌히 한 접시 더 내어주셨다. 인심 좋은 사장님의 푸근한 미소에 더욱 기분이 좋아졌다. 이런 푸근함이야말로 시골 인심의 정수가 아닐까.

반찬 하나하나에 정성이 가득 느껴지는 맛이었다. 마치 할머니가 손수 만들어주신 듯한 따뜻한 맛은, 도시 생활에 지친 나에게 큰 위로가 되었다. 저렴한 가격에 이렇게 푸짐하고 맛있는 밥상을 즐길 수 있다는 사실에 감동했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보니, 반찬은 셀프로 리필해야 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며느리가 눈치를 줄 수도 있다는 재치 있는 문구에 웃음이 터져 나왔다. 현금으로 계산하는 손님에게는 왠지 모르게 더 반가워하시는 듯했다. 마치 오랜만에 고향에 내려온 손주를 대하는 듯한 따뜻함이 느껴졌다.

진도식당에서의 식사는 단순한 한 끼 식사를 넘어, 따뜻한 정과 푸근한 인심을 느낄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20가지가 넘는 다채로운 반찬들은 하나하나 정갈하고 맛있었고, 시골 인심이 느껴지는 푸짐한 양은 감동적이었다. , ,

식당을 나서며, 왠지 모르게 마음이 따뜻해졌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잊고 지냈던 어머니의 손맛과 정겨운 시골 풍경을 다시금 떠올릴 수 있었다. 진도식당은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파는 곳이 아닌, 마음의 고향 같은 곳이었다.

다음에 또 구림에 방문할 일이 있다면, 주저 없이 진도식당을 다시 찾을 것이다. 그때는 가격이 인상되어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도식당의 시골밥상은 충분히 가치 있을 것이다.

돌아오는 길,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시골 풍경을 바라보며, 진도식당에서의 따뜻한 기억을 되새겼다. 순창 구림은 맛있는 음식과 아름다운 자연, 그리고 따뜻한 인심이 함께하는 곳이었다.

Author: a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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