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에서의 특별한 날, 신병교육 수료식을 마치고 부푼 마음을 안고 ‘이동갈비’라는 식당을 찾았다. 30분 넘는 거리를 달려 도착한 곳은, 읍내 골목길에 숨어 있는 듯했지만 어딘가 모르게 풍겨져 나오는 맛집의 아우라가 있었다. 간판에는 세월의 흔적이 묻어났지만, 오히려 그 모습이 정겹게 느껴졌다. 늦은 저녁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식당 안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특히 동네 어르신들이 삼삼오오 모여 식사를 즐기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마치 오랜 단골집에 온 듯 편안해 보이는 표정들이, 이곳의 오랜 역사와 맛을 짐작하게 했다.
식당 문을 열고 들어서자, 후끈한 열기와 함께 맛있는 고기 냄새가 코를 찔렀다. 연탄불 위에서 지글거리는 돼지갈비 냄새는 정말 참기 힘든 유혹이었다. 큼지막한 환풍 시설이 테이블마다 설치되어 있었지만, 이미 식당 안은 희뿌연 연기로 가득 차 있었다. 나는 서둘러 자리를 잡고 앉아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메뉴판에는 돼지갈비, 삼겹살, 육회 등 다양한 메뉴가 있었지만, 나는 단연 돼지갈비에 눈길이 갔다. 특히 국내산 돼지갈비임에도 불구하고 9천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이 놀라웠다. 요즘 같은 시대에 이런 가격에 돼지갈비를 맛볼 수 있다니, 정말 믿기지 않았다. 우리는 고민할 것도 없이 돼지갈비 2인분을 주문했다.

주문을 마치자, 곧바로 밑반찬들이 테이블 위로 쏟아져 나왔다. 푸짐한 밑반찬은 시골 인심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했다. 신선한 쌈 채소는 물론, 샐러드, 김치, 콩나물무침, 잡채 등 다양한 반찬들이 하나같이 정갈하고 맛깔스러워 보였다. 특히 눈길을 끌었던 것은 얇게 부쳐진 밀전병이었다. 은은한 초록빛이 감도는 밀전병은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이 일품이었다. 나는 밀전병에 쌈무와 콩나물무침을 넣어 돌돌 말아 먹으니, 입안 가득 퍼지는 향긋함이 정말 좋았다.
밑반찬을 맛보며 감탄하고 있을 때,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돼지갈비가 나왔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돼지갈비는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돼지갈비는 살코기와 기름이 적절하게 섞여 있어 더욱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숯불이 들어오고, 달궈진 석쇠 위에 돼지갈비를 조심스럽게 올려놓았다. 치익- 하는 소리와 함께 맛있는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연탄불 위에서 돼지갈비가 익어가는 동안, 나는 젓가락을 들고 초조하게 기다렸다.

드디어 돼지갈비가 노릇노릇하게 익어갔다. 돼지갈비가 타지 않도록 쉴 새 없이 뒤집어주며, 먹기 좋은 크기로 잘랐다. 잘 익은 돼지갈비 한 점을 집어 입에 넣는 순간,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달콤하면서도 짭짤한 양념이 돼지갈비에 깊숙이 배어 있어 정말 꿀맛이었다. 특히 숯불 향이 은은하게 느껴져 더욱 풍미를 더했다. 돼지갈비는 질기지 않고 부드러워서, 입에서 살살 녹는 듯했다.
나는 쌈 채소 위에 돼지갈비를 올리고, 쌈장과 마늘을 듬뿍 넣어 크게 한 쌈 싸 먹었다. 싱싱한 쌈 채소와 육즙 가득한 돼지갈비의 조화는 정말 환상적이었다. 쌈을 먹을 때마다 입안 가득 퍼지는 풍성한 맛은, 그 어떤 음식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훌륭했다. 특히 이곳 돼지갈비는 느끼하지 않고 깔끔한 맛이어서, 질리지 않고 계속 먹을 수 있었다.

돼지갈비를 먹는 동안, 사장님께서 테이블을 돌아다니시며 석쇠를 자주 갈아주셨다. 덕분에 돼지갈비가 타지 않고 맛있게 구워질 수 있었다. 사장님의 친절한 서비스 덕분에 더욱 기분 좋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공기밥을 시키니 된장찌개가 함께 나왔다. 된장찌개는 구수한 냄새가 식욕을 자극했다. 된장찌개 안에는 두부, 호박, 양파 등 다양한 채소가 듬뿍 들어 있었다. 칼칼하면서도 깊은 맛이 나는 된장찌개는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우게 만드는 마성의 매력이 있었다.
후식으로는 냉면을 주문했다. 살얼음이 동동 뜬 냉면 육수는 보기만 해도 시원했다. 쫄깃한 면발을 후루룩 삼키니, 더위가 싹 가시는 듯했다. 냉면은 돼지갈비와 함께 먹으니 더욱 맛있었다. 돼지갈비의 느끼함을 냉면이 잡아주어, 입안이 깔끔해지는 느낌이었다.

배부르게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하는데, 계산대 옆에 놓인 육회가 눈에 들어왔다. 신선한 육회 위에 노른자가 톡 터져 있는 모습이 어찌나 먹음직스러워 보이던지. 육회는 오렌지와 오이로 예쁘게 장식되어 있어 더욱 눈길을 끌었다. 다음에는 꼭 육회를 먹어봐야겠다고 다짐하며 식당을 나섰다.
아쉬운 점이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이었는데, 식당 우산꽂이에 꽂아둔 내 장우산이 감쪽같이 사라져 버린 것이다. 혹시나 싶어 사장님께 CCTV 확인을 부탁드렸더니, 어떤 할머니께서 우산을 들고 가시는 모습이 찍혔다고 했다. 하지만 현금으로 결제하신 손님이라 찾을 방법이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솔직히 조금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맛있는 돼지갈비와 푸짐한 밑반찬, 그리고 친절한 사장님의 서비스 덕분에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특히 저렴한 가격에 퀄리티 좋은 돼지갈비를 맛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었다. 화천에서 돼지갈비 맛있는 집을 찾는다면, 주저하지 말고 ‘이동갈비’를 추천하고 싶다.
‘이동갈비’는 화려하거나 세련된 분위기는 아니지만, 정겹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맛있는 돼지갈비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마치 고향에 온 듯한 따뜻함과 푸근함을 느낄 수 있는 곳이랄까. 다음번 화천 방문 때도 꼭 다시 들러 돼지갈비를 맛봐야겠다. 그때는 꼭 육회도 함께 시켜 먹어야지!

화천에서의 맛있는 추억을 뒤로하고, 나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이동갈비’에서 맛보았던 돼지갈비의 맛은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사창리 근처를 방문할 일이 있다면, 꼭 한번 들러보시길 바란다. 분명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될 것이다. 화천 지역명에서 잊지 못할 맛집 경험을 선사하는 곳, 바로 ‘이동갈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