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평일 연차를 내고, 벼르고 별렀던 대구 맛집 탐방에 나섰다. 오늘 나의 레이더망에 포착된 곳은 바로 ‘김경희 벌교꼬막정식’. 꼬막, 그 탱글탱글한 식감과 짭조름한 바다 향을 생각하니, 출발 전부터 입안에 침이 고였다. 앞산 빨래터 근처라는 위치도 마음에 들었다. 식사 후 가볍게 산책하며 소화도 시킬 겸, 완벽한 코스였다.
가게 뒷편에 3~4대 정도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는 정보를 입수, 어렵지 않게 주차를 마쳤다. 평일 점심시간을 살짝 비껴간 시간이었음에도, 가게 안은 꽤나 북적였다. 은은하게 풍겨오는 꼬막 삶는 냄새가 후각을 자극하며,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렸다.

메뉴판을 보니 ‘새꼬막정식(1인 15,000원)’이 가장 눈에 띄었다. 삶은 꼬막, 구운 꼬막, 꼬막무침, 꼬막전까지 꼬막으로 할 수 있는 모든 요리를 맛볼 수 있다니, 이보다 더 완벽한 선택은 없을 것 같았다. 잠시 고민하다 새꼬막정식 2인분을 주문했다. 100% 국내산 꼬막만을 사용한다는 문구에서 신뢰감이 느껴졌다. 벽에는 2015년 10월 30일 대구 MBC 징검다리에 방영되었다는 안내문구와 함께, 여러 방송에 소개된 사진들이 걸려 있었다.
주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정갈하게 차려진 한 상이 눈 앞에 펼쳐졌다. 식당 내부도 무척 깨끗하고 청결했는데, 음식 또한 정갈하게 담겨 나와 더욱 만족스러웠다.
가장 먼저 따뜻한 호박죽이 나왔다. 은은한 단맛이 빈 속을 부드럽게 달래주었다. 달콤한 맛이 입안에 퍼지면서, 본격적인 식사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기본 찬으로는 은이버섯이 나왔는데, 꼬들꼬들한 식감과 은은한 향이 무척 좋았다. 단호박 튀김은 갓 튀겨져 나와 따뜻하고 바삭했다. 튀김옷은 얇고 단호박의 달콤함은 그대로 살아있어, 정말 맛있었다. 콩나물 무침은 아삭한 식감과 적당한 간이 좋았고, 샐러드는 신선하고 드레싱도 상큼했다. 전체적으로 반찬들이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지는 맛이었다. 간이 세지 않아, 꼬막 요리와 함께 먹기에 부담이 없었다.
드디어 메인 요리인 꼬막들이 등장했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삶은 꼬막과 노릇하게 구워진 구운 꼬막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꼬막무침은 새콤달콤한 양념에 버무려져 나왔고, 꼬막전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해 보였다.

삶은 꼬막부터 맛을 봤다. 짭조름하면서도 꼬막 특유의 향긋한 바다 내음이 입안 가득 퍼졌다. 촉촉하게 잘 삶아져 씹을수록 단맛이 느껴졌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꼬막 특유의 쫄깃하고 탱탱한 식감이 살짝 부족했다는 것이다.
구운 꼬막은 삶은 꼬막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었다. 은은한 불향이 꼬막의 풍미를 더욱 깊게 만들어 주었다. 쫄깃한 식감도 살아있어, 씹는 재미도 있었다.
꼬막무침은 새콤달콤한 양념이 입맛을 돋우는 역할을 했다. 신선한 채소와 함께 버무려져 아삭아삭 씹히는 식감도 좋았다. 꼬막 자체의 신선함도 느껴졌다. 다만, 해산물의 비릿함을 싫어하는 사람들에게는 살짝 비릿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나는 워낙 해산물을 좋아해서 그런지, 이 정도의 비릿함은 전혀 거슬리지 않았다.

꼬막전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다. 꼬막이 듬뿍 들어가 있어 씹을 때마다 꼬막의 풍미를 느낄 수 있었다. 함께 나온 간장에 살짝 찍어 먹으니,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식사를 하는 동안, 직원분들이 테이블을 돌아다니며 꼬막 껍데기를 까주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특히, 입이 잘 벌어지지 않은 꼬막들을 능숙하게 까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덕분에 편안하게 식사에 집중할 수 있었다.
꼬막 요리들을 어느 정도 먹어갈 때쯤, 밥과 된장찌개가 나왔다. 커다란 그릇에 김가루와 참기름이 뿌려져 나왔는데, 꼬막무침을 넣어 비빔밥을 해 먹으면 된다고 했다.

된장찌개는 정말 미친 맛이었다. 깊고 구수한 맛이 꼬막 요리의 느끼함을 싹 잡아주었다. 짭짤하면서도 칼칼한 맛이 밥도둑이 따로 없었다. 꼬막 비빔밥과 함께 먹으니, 정말 환상의 조합이었다. 된장찌개만 따로 팔아도 될 정도였다.
꼬막 비빔밥은 정말 꿀맛이었다. 새콤달콤한 꼬막무침과 고소한 참기름, 김가루가 어우러져 환상적인 맛을 냈다. 꼬막의 쫄깃한 식감과 밥알의 조화도 훌륭했다. 젓가락을 멈출 수 없는 맛이었다.
정말 꼬막을 이렇게 배불리 먹어본 적은 처음이었다. 기본 반찬들도 하나하나 맛이 좋았고, 메인 요리인 꼬막들도 신선하고 푸짐했다. 특히, 된장찌개는 정말 잊을 수 없는 맛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후식으로 식혜가 제공되었다. 달콤하고 시원한 식혜는 입가심으로 최고였다. 밥알이 동동 떠 있는 식혜를 마시니, 소화도 잘 되는 기분이었다.
계산을 하고 나오면서 보니, 매주 화요일은 정기 휴무라는 안내문구가 붙어 있었다. 헛걸음하지 않으려면, 화요일은 피해서 방문해야 한다.
식당 앞에는 앞산 빨래터로 가는 길이 있었다. 배도 부르니, 가볍게 산책을 하기로 했다. 맑은 공기를 마시며 천천히 걸으니, 소화도 잘 되고 기분도 상쾌해졌다.
김경희 벌교꼬막정식, 정말 대구 지역에서 손꼽히는 맛집이라고 칭찬할 만하다. 꼬막을 좋아한다면, 꼭 한 번 방문해 보길 추천한다. 푸짐한 꼬막 요리와 맛있는 된장찌개, 그리고 친절한 서비스까지, 모든 것이 만족스러울 것이다. 특히, 앞산 빨래터 앞에서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며 식사를 즐길 수 있다는 점도 큰 매력이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꼭 다시 방문해야겠다. 그때는 꼬막전도 추가로 주문해서 먹어봐야지.

오늘의 대구 맛집 탐방은 성공적이었다. 맛있는 꼬막 요리를 배불리 먹고, 아름다운 앞산 빨래터에서 산책도 즐기고, 정말 행복한 하루였다. 다음에는 또 어떤 맛집을 찾아갈까? 벌써부터 설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