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10시, 평소보다 일찍 서둘러 길을 나섰다. 목적지는 오직 한 곳, 고성의 숨겨진 보물 같은 곳, ‘박서방 식당’이었다. 소문으로만 듣던 그곳의 백반 정식을 드디어 맛볼 기회가 온 것이다. 금, 토, 일, 월요일 단 4일만 문을 연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시간을 쪼개어 방문 계획을 세웠다. 화, 수, 목요일은 정기 휴무라니, 헛걸음하지 않도록 미리 확인하는 것이 필수다.
가게 앞에 도착했을 때,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이미 줄을 서 있었다. 11시 30분 오픈인데, 10시 15분쯤 도착했음에도 불구하고 내 앞에 이미 대기번호 1번이 있었다니! 서울에서 온 보람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벽돌과 나무로 지어진 2층 건물, 간판에는 정겨운 글씨체로 ‘박서방 식당’이라 적혀 있었다.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외관은, 어린 시절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었다. ‘응답하라 1988’의 한 장면 속으로 들어온 듯한 기분마저 들었다.
기다림 끝에 드디어 식당 안으로 들어섰다. 이미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지만, 활기찬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다. 메뉴는 단 하나, 백반 정식이었다. 자리에 앉자마자 주문할 필요도 없이, 인원수대로 음식이 준비되기 시작했다. 잠시 후, 커다란 쟁반에 가득 담긴 반찬들이 눈 앞에 펼쳐졌다.

쟁반 위에는 전복장, 새우장, 돼지 불백, 생선구이, 김치, 깐 새우, 그리고 다양한 밑반찬들이 보기 좋게 담겨 있었다. 마치 보물 상자를 열어보는 듯한 설렘이 느껴졌다. 사진에서 보았던 것보다 훨씬 푸짐한 양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특히 윤기가 흐르는 전복장과 새우장은, 보는 것만으로도 입맛을 돋우었다.
가장 먼저 인삼으로 맛을 낸 미역국을 맛보았다. 깊고 진한 국물은 속을 따뜻하게 감싸주었고, 은은한 인삼 향은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흔히 먹는 평범한 미역국과는 차원이 다른, 깊은 풍미가 느껴졌다.
다음으로는 김치에 젓갈을 넣어 만들었다는 김치를 맛보았다. 젓갈 향이 은은하게 풍기는 김치는, 밥 위에 올려 먹으니 그 맛이 더욱 살아났다. 아삭아삭한 식감과 매콤한 양념이 어우러져, 젓가락을 멈출 수 없게 만들었다. 김치 맛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정말 훌륭한 맛이었다.

생선구이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다. 짭짤하게 간이 되어 있어, 밥반찬으로 제격이었다. 고소한 풍미가 입안 가득 퍼져 나갔고, 뼈를 발라 먹는 재미도 쏠쏠했다.
전복장은 짭짤하면서도 달콤한 맛이 일품이었다. 쫄깃한 식감과 풍부한 바다 향은, 입안을 즐겁게 만들었다. 비린 맛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신선한 전복의 풍미를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새우장은 짭짤한 간장 양념이 잘 배어 있어, 밥도둑이 따로 없었다. 탱글탱글한 새우 살은 입안에서 살살 녹았고, 짭짤한 맛은 밥 한 공기를 순식간에 비우게 만들었다.
돼지 불백은 달콤 짭짤한 양념에 잘 볶아져 나왔다. 부드러운 돼지고기와 아삭한 야채의 조화는 훌륭했고, 밥과 함께 먹으니 더욱 맛있었다. 다만, 다른 해산물 반찬들에 비해 특별한 맛은 아니었다.

깐 새우는 신선했지만, 초고추장이 없어 아쉬웠다. 그냥 먹어도 맛있었지만, 초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더욱 맛있을 것 같았다.
전반적으로 음식의 간이 센 편이었다. 평소 싱겁게 먹는 나에게는 조금 짜게 느껴졌다. 하지만 짠맛 속에 숨겨진 감칠맛은, 묘하게 중독성이 있었다.
메인 메뉴 외에도 다양한 밑반찬들이 쟁반을 가득 채웠다. 샐러드, 나물, 김, 젓갈 등 다채로운 구성은, 백반 정식의 풍성함을 더했다.

아쉬운 점도 있었다. 채소 반찬의 종류가 조금 부족했고, 돼지 불백은 다른 메뉴들에 비해 평범했다. 하지만 1인당 15,000원이라는 가격을 고려하면, 훌륭한 가성비라고 할 수 있다. 이 가격에 이렇게 푸짐하고 맛있는 백반 정식을 맛볼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계산을 하고 나오면서, 아이들을 위한 아기 반찬을 따로 챙겨주는 모습에 감동받았다. 이런 따뜻한 배려가 ‘박서방 식당’을 더욱 특별하게 만드는 것 같다.

‘박서방 식당’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곳이다. 간이 센 음식을 싫어하거나, 해산물을 즐기지 않는 사람에게는 만족스럽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저렴한 가격에 푸짐하고 다양한 음식을 맛보고 싶다면, 꼭 한번 방문해볼 만한 곳이다. 특히 전복장과 새우장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대기 줄은 더욱 길어져 있었다. 1시간 넘게 기다려야 겨우 식사를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사람들의 표정은 밝았다. 기다림 끝에 맛보는 백반 정식의 맛은, 그만큼 특별하기 때문일 것이다.
‘박서방 식당’은 단순한 식당이 아닌, 추억과 정이 느껴지는 곳이었다. 푸짐한 음식과 따뜻한 인심은, 지친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었다. 집 근처에 이런 식당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다음 방문을 기약했다.

총평: 고성의 숨겨진 맛집, ‘박서방 식당’은 저렴한 가격에 푸짐하고 맛있는 백반 정식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짭짤한 간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전복장과 새우장의 풍미는 잊을 수 없다. 긴 지역명 웨이팅은 각오해야 하지만, 기다림 끝에 맛보는 음식은 그만한 가치가 있다. 바다 내음 가득한 백반 한 상은,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