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중앙로역,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듯한 소제동 맛집 카페기행

오랜만에 시간을 내 대전으로 향했다. 목적지는 최근 젊은 세대 사이에서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다는 소제동. 낡은 골목길 사이사이 숨어있는 개성 넘치는 공간들이 궁금했다. 특히 나의 레이더망에 포착된 곳은 ‘킷사코오리’라는 작은 카페였다. 일본풍 디저트와 아늑한 분위기로 입소문이 자자한 곳이라, 며칠 전부터 설레는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중앙로역에서 내려 10분 정도 걸으니, 낡은 건물들 사이로 유독 눈에 띄는 아담한 건물이 나타났다. 드디어 ‘킷사코오리’에 도착한 것이다.

문을 열자, 마치 다른 세계로 순간 이동한 듯한 기분이 들었다. 은은한 조명 아래, 나무 테이블과 바 테이블이 놓여있는 작은 공간은 일본의 작은 다방을 연상케 했다. 흘러나오는 J-POP 음악은 묘하게 향수를 자극하며, 잊고 지냈던 감성을 깨우는 듯했다. 공간은 아담했지만, 곳곳에 놓인 아기자기한 소품들은 눈을 즐겁게 했다. 오래된 일본 잡지, 빈티지한 소품, 심지어 작동하는 빈티지 게임기까지, 구석구석 볼거리가 가득했다. 마치 보물찾기를 하는 듯한 재미에 빠져, 한동안 카페 안을 탐험했다.

킷사코오리 외부에서 바라본 내부 모습
따뜻한 햇살이 들어오는 킷사코오리, 바깥 풍경과 어우러져 더욱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살펴보니, 평소에 흔히 볼 수 없는 특별한 메뉴들이 눈에 띄었다. 푸딩, 빙수, 당고 등 일본식 디저트와 핸드드립 커피, 크림소다 등 음료 종류도 다양했다. 고민 끝에, 이곳의 대표 메뉴인 ‘말차 푸딩 빙수’와 핸드드립 커피를 주문했다. 커피는 산미와 고소함 중 원두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나는 고소한 맛을 선호하기 때문에, 주저 없이 고소한 원두를 선택했다.

잠시 후, 주문한 메뉴가 나왔다. 쟁반 위에 정갈하게 놓인 디저트와 커피는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졌다. 먼저, ‘말차 푸딩 빙수’는 비주얼부터 압도적이었다. 곱게 갈린 얼음 위에 탱글탱글한 말차 푸딩이 얹어져 있고, 그 위에는 팥과 떡이 앙증맞게 올려져 있었다. 마치 예술 작품을 보는 듯한 섬세함에 감탄했다.

말차 푸딩 빙수와 토스트, 커피
푸딩의 탱글함, 토스트의 바삭함, 커피의 향긋함이 한 상에 어우러진 완벽한 조화

조심스럽게 푸딩을 한 입 맛보니, 입안 가득 퍼지는 말차의 풍미가 황홀했다. 쌉싸름하면서도 달콤한 맛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지금까지 먹어본 푸딩 중 단연 최고라고 말할 수 있었다. 얼음은 입에서 사르르 녹아내렸고, 팥과 떡은 씹는 재미를 더했다. 특히, 푸딩의 탱글탱글한 식감은 잊을 수 없는 매력적인 경험이었다.

핸드드립 커피는 향긋한 커피 향이 코를 간지럽혔다. 한 모금 마시니, 부드러운 목 넘김과 함께 은은한 고소함이 입안에 퍼졌다. 깔끔하면서도 깊은 풍미는, 디저트와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커피를 마시며, 나는 천천히 카페 안을 둘러보았다. 바 테이블에 앉아 책을 읽는 사람, 친구와 담소를 나누는 사람, 혼자 조용히 커피를 즐기는 사람 등 다양한 사람들이 각자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작은 화로에 당고를 구워 먹는 모습이었다. 앙증맞은 화로 위에 옹기종기 놓인 당고는, 겉은 노릇하고 속은 쫀득해 보였다. 따뜻한 차와 함께 즐기는 모습은, 마치 일본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 다음에는 꼭 당고를 먹어봐야겠다고 다짐했다.

카페 한쪽에는 방명록이 놓여 있었다. 나도 펜을 들어, 킷사코오리에서의 감동을 짧은 글로 남겼다. 칭찬 일색인 다른 손님들의 글을 읽으며, 나 또한 이곳에 깊은 인상을 받았음을 깨달았다. 공간은 작지만, 그 안에는 따뜻함과 정성이 가득했다.

푸딩과 토스트, 음료가 함께 놓인 쟁반
쟁반 위에 펼쳐진 작은 세상, 맛과 멋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계산을 하기 위해 카운터로 다가갔다. 사장님은 밝은 미소로 나를 맞이해 주셨다. “푸딩은 맛있으셨어요?”라는 질문에, 나는 “정말 훌륭했어요!”라고 답했다. 사장님은 수줍게 웃으시며, 서비스로 토스트를 건네주셨다. 예상치 못한 친절에 감동하며, 나는 감사 인사를 전했다.

카페를 나서며, 나는 다시 한번 킷사코오리를 돌아보았다. 작은 공간이었지만, 그 안에서 느꼈던 행복은 결코 작지 않았다. 맛있는 디저트, 향긋한 커피, 아늑한 분위기, 그리고 친절한 사람들. 킷사코오리는 나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해 주었다.

체리가 올라간 푸딩
탱글탱글한 푸딩 위에 얹어진 빨간 체리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소제동에는 킷사코오리 외에도 매력적인 공간들이 많았다. 낡은 건물을 개조한 카페, 레트로 감성이 물씬 풍기는 식당, 개성 넘치는 소품 가게 등, 골목 구석구석 숨어있는 보물들을 발견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마치 시간 여행을 떠나온 듯한 특별한 경험이었다.

나는 소제동 골목길을 천천히 걸으며, 잊혀져 가던 과거의 흔적들을 눈에 담았다. 낡은 간판, 빛바랜 벽, 좁은 골목길은, 나에게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게 했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소제동은 시간을 멈춘 듯한 고요함을 간직하고 있었다.

푸딩과 토스트, 핫초코
달콤한 핫초코와 함께 즐기는 푸딩과 토스트, 추운 겨울날 몸과 마음을 녹여준다.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나는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대전에서의 짧은 여행은, 나에게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주었다. 특히 킷사코오리에서의 경험은, 오랫동안 잊지 못할 소중한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다음에 대전을 방문하게 된다면, 나는 주저 없이 킷사코오리를 다시 찾을 것이다. 그곳에서 맛있는 디저트와 향긋한 커피를 즐기며, 잠시나마 일상의 스트레스를 잊고 싶다.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 나는 킷사코오리에서 받은 토스트를 꺼내 먹었다. 따뜻하고 바삭한 토스트는, 왠지 모르게 사장님의 따뜻한 마음을 담고 있는 듯했다. 나는 토스트를 천천히 음미하며, 킷사코오리에서의 행복했던 시간을 다시 한번 떠올렸다. 대전 소제동, 그곳은 나에게 단순한 여행지가 아닌, 마음의 안식처가 되어주었다. 언젠가 다시 그곳을 방문할 날을 기다리며, 나는 오늘 하루의 특별한 미식 여정을 마무리한다.

계산대 위에 놓인 연필꽂이
계산대 위에 놓인 연필꽂이마저도 일본 감성을 담고 있다.

Author: a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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