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평촌을 벗어나 동편마을로 향하는 발걸음은 설렘으로 가득했다. 며칠 전부터 눈여겨봐왔던 ‘라온식탁’, 그 이름에서부터 따스함이 느껴지는 화덕피자 전문점이었다. 과천에서 아이들과 함께 박물관 나들이를 마치고 찾아도 좋고, 데이트를 즐기기에도 완벽하다는 이야기에 잔뜩 기대를 품었다. 평소 파스타를 즐기는 나에게, 이곳의 화덕피자와 파스타 조합은 그야말로 최고의 선택지가 될 것 같았다.
차를 몰아 힐스테이트 상가에 도착하니, 생각보다 아늑하고 조용한 분위기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통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초록색 식물들은 도심 속 작은 정원을 연상케 했다.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자, 은은한 조명과 따뜻한 나무 테이블이 편안함을 더했다. 깔끔하고 예쁜 인테리어는 왜 이곳이 데이트 장소로 추천되는지 단번에 이해시켜 주었다. 다만, 오픈 키친에서 들려오는 경쾌한 소리와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 소리가 묘하게 크게 느껴졌다. 주말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분주함이 느껴지는 분위기였다.

자리를 잡고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다양한 파스타와 피자 메뉴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특히 시그니처 메뉴라는 ‘꼬또 에 리코타’ 화덕피자와 ‘크림 감자 뇨끼’, 그리고 토마토 해산물 파스타에 마음이 끌렸다. 72시간 저온 숙성한 도우로 만든 화덕피자라니, 그 쫄깃함과 담백함은 상상만으로도 입안에 침이 고였다. 잠시 고민 끝에, 시그니처 피자와 토마토 해산물 파스타, 그리고 크림 감자 뇨끼를 주문했다.
가장 먼저 나온 것은 ‘꼬또 에 리코타’ 화덕피자였다. 압도적인 비주얼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큼지막한 리코타 치즈 덩어리가 듬뿍 올라가 있었고, 그 위에는 신선한 바질 잎이 포인트처럼 자리 잡고 있었다. 얇게 슬라이스 된 햄은 피자 전체를 감싸 안은 듯했고, 하얀 치즈 가루가 눈처럼 뿌려져 있었다. 사진으로만 보던 비주얼을 실제로 마주하니, 기대감이 더욱 커졌다.

피자 한 조각을 들어 입으로 가져갔다. 쫄깃하면서도 바삭한 도우의 식감이 예술이었다. 화덕에서 구워 기름기가 쫙 빠진 도우는 담백함 그 자체였다. 입 안 가득 퍼지는 리코타 치즈의 풍미는 정말 훌륭했다. 수제 햄의 짭짤함과 신선한 바질의 향긋함이 어우러져 완벽한 조화를 이루었다. 과연 시그니처 메뉴라고 불릴 만했다.
피자와 함께 나온 오이 피클은 신선하고 아삭했다. 수제 피클인 듯, 시판 피클과는 다른 깔끔한 맛이 입 안을 개운하게 해주었다.

다음으로 맛본 메뉴는 토마토 해산물 파스타였다. 파스타 위에는 신선한 해산물이 듬뿍 올려져 있었다. 통통한 새우와 쫄깃한 오징어, 그리고 싱싱한 조개가 토마토 소스와 어우러져 군침을 돌게 했다. 파스타 면은 탱글탱글했고, 토마토 소스는 깊고 풍부한 맛을 자랑했다. 특히 해산물에서 우러나온 시원한 맛이 더해져, 느끼함 없이 깔끔하게 즐길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맛본 크림 감자 뇨끼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쫀득한 식감이 인상적이었다. 6시간 이상 저어 만든다는 찐한 크림 소스는 정말 일품이었다. 뇨끼 하나하나에 크림 소스가 깊숙이 배어 있어, 입 안 가득 고소한 풍미가 느껴졌다. 뇨끼 위에 뿌려진 치즈 가루와 허브는 맛과 향을 더욱 풍성하게 해주었다.

세 가지 메뉴 모두 훌륭했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꼬또 에 리코타’ 화덕피자였다. 72시간 저온 숙성한 도우의 쫄깃함과 신선한 재료들의 조화는 정말 환상적이었다. 다른 메뉴들도 맛있었지만, 화덕피자의 깊은 풍미는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테이블 간격이 넓지 않아 옆 테이블의 대화 소리가 잘 들린다는 것이다. 또한, 주말 점심시간에는 손님이 몰려 다소 분주한 분위기였다. 하지만, 음식 맛과 분위기를 고려하면 충분히 감수할 만한 부분이었다.
전체적으로 음식 비주얼, 맛, 분위기까지 모든 것이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괜히 블루리본 맛집이라고 불리는 것이 아니었다. 동편마을에서 분위기 좋은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찾는다면, ‘라온식탁’을 강력 추천한다. 맛있는 화덕피자와 파스타는 물론, 특별한 분위기까지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다음에는 가족들과 함께 방문하여 다른 메뉴들도 맛보고 싶다. 특히, 아이들이 맛있다고 기억하는 맛집이라고 하니, 더욱 기대가 된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따뜻한 햇살이 힐스테이트 상가를 감싸 안는 모습이 평화로워 보였다. 맛있는 음식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내니, 일상의 스트레스가 모두 잊혀지는 듯했다. 동편마을 ‘라온식탁’에서 맛본 화덕피자의 여운은 오랫동안 지속될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