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스름한 저녁, 익산의 한적한 골목길을 따라 걷다 보니, 따뜻한 불빛이 새어 나오는 정겨운 기와집 한 채가 눈에 들어왔다. 바로 오늘 저녁을 책임질 ‘민속집’. 간판에는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느껴졌지만, 왠지 모르게 푸근한 기운이 감돌았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마치 외할머니 댁에 방문한 듯 편안한 분위기가 나를 감쌌다. 낡은 듯하지만 깔끔하게 정돈된 내부는, 오랜 시간 이곳을 지켜온 주인장의 손길을 느끼게 했다. 벽 한쪽에는 허영만 화백의 ‘백반기행’ 촬영 사진과 더불어 다양한 사진들이 붙어있었는데, 40년 전통의 역사를 자랑하는 민속집의 이야기를 엿볼 수 있었다. 특히 눈길을 끌었던 건, 식탁째로 상을 나르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었다. 전라도 특유의 푸짐한 인심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했다.

메뉴판은 벽에 걸린 화이트보드에 손글씨로 정겹게 적혀 있었다. 차림상 (한정식 2인) 30,000원, 한정식 3인 13,000원 (1인분), 추가메뉴로 소불고기, 돼지불고기, 조기탕 등이 있었다. 메뉴판 옆에는 2021년 7월 달력이 붙어있어 시간의 흐름을 가늠케 했다. 나는 고민 끝에 한정식을 주문했다.
주문 후 잠시 기다리니, 정말로 상 ‘째’로 음식이 나왔다. 쟁반 위에 빼곡하게 담긴 반찬들을 보니 입이 떡 벌어졌다. 갓 지은 따뜻한 밥과 구수한 찌개를 중심으로, 나물, 김치, 조림 등 다채로운 반찬들이 한 상 가득 차려졌다. 전라도의 푸짐한 인심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다.

가장 먼저 뽀글뽀글 끓고 있는 찌개부터 맛봤다. 깊고 진한 국물 맛이 일품이었다. 두부와 애호박, 돼지고기가 듬뿍 들어가 있어 씹는 맛도 좋았다. 밥 위에 찌개 국물을 살짝 적셔 먹으니, 꿀맛이 따로 없었다.
반찬 하나하나에도 정성이 가득 느껴졌다. 슴슴하면서도 깊은 맛이 나는 나물들은, 입안 가득 향긋함을 선사했다. 잘 익은 김치는 아삭한 식감과 매콤한 양념이 조화롭게 어우러졌다. 특히, 간장 양념에 졸여진 생선조림은 짭짤하면서도 달콤한 맛이 밥도둑이 따로 없었다.
불고기는 달콤 짭짤한 양념이 잘 배어 있어, 부드러운 식감과 함께 입안에서 살살 녹았다. 쌈 채소에 밥과 불고기를 함께 올려 쌈을 싸 먹으니, 정말 든든하고 맛있었다.

솔직히 모든 반찬이 다 완벽했던 것은 아니다. 몇몇 반찬은 내 입맛에는 조금 평범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집밥처럼 자극적이지 않고, 정갈한 맛은, 오히려 편안하고 건강한 식사를 즐길 수 있게 해주었다. 마치 할머니가 손수 차려주신 밥상처럼, 푸근하고 따뜻한 정이 느껴지는 맛이었다.
어느덧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우고, 남은 반찬들까지 깨끗하게 해치웠다. 배가 불렀지만, 왠지 모르게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마치 고향집을 떠나오는 듯한 그런 기분이었다.
계산을 하려고 하자, 주인 할머니께서 푸근한 미소로 맞아주셨다. “맛있게 드셨어요?”라는 질문에, 나는 “정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라고 답했다. 할머니께서는 “다음에 또 오세요.”라며 따뜻한 인사를 건네셨다.
민속집은 화려하거나 특별한 맛은 아니었지만, 소박하고 정겨운 분위기 속에서 푸근한 고향의 맛을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건강한 집밥을 먹고 싶을 때, 혹은 따뜻한 인심을 느끼고 싶을 때 방문하면 좋을 것 같다.
다만, 몇 가지 아쉬운 점도 있었다. 일부 방문객들의 후기처럼, 찌개를 데워주는 데 추가 요금을 받는다는 점은 조금 의아했다. 또한, 불친절하게 느껴지는 직원도 있다는 후기도 있었다. 하지만 내가 방문했을 때는, 다행히 친절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었다.
민속집을 나서며, 나는 다시 한번 뒤를 돌아봤다. 어둠 속에서 빛나는 따뜻한 불빛은, 왠지 모르게 나를 위로해주는 듯했다. 다음에 익산을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꼭 다시 한번 들러 푸근한 고향의 맛을 느껴보고 싶다.

총평: 민속집은 익산에서 맛볼 수 있는 소박하고 정겨운 맛집이다. 화려한 맛은 아니지만, 푸근한 고향의 맛과 따뜻한 인심을 느낄 수 있다. 집밥처럼 편안한 식사를 원하거나, 전라도의 푸짐한 인심을 경험하고 싶다면 방문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
몇 가지 팁:
* 주말에는 손님이 많을 수 있으니, 미리 예약하는 것이 좋다.
* 한우 가격은 다소 비싼 편이니, 수입산 불고기를 선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아이와 함께 방문하기에도 좋은 곳이다. 짜지 않은 반찬들이 많아 아이 밥 먹이기에 좋다.
나만의 별점: 4/5
재방문 의사: 있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