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향장육의 깊은 풍미, 연수동 골목에서 만난 숨은 중화 맛집

연수동 먹자골목, 그 복잡한 거리 한 켠에 숨겨진 보석 같은 공간이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간판에는 ‘오향장육만두’라고 적혀 있지만, 아는 사람들 사이에선 ‘진사부’라는 예전 이름으로 더 잘 통한다는 그곳. 흔한 중식당이 아닌, 요리와 술을 함께 즐기는 중화요리 주점이라는 점이 더욱 호기심을 자극했다. 주차는 다소 어려울 수 있다는 정보를 미리 입수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해 설레는 마음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가게 문을 열자, 생각보다 아담한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화려하거나 세련된 분위기는 아니었지만, 왠지 모르게 정감이 가는, 동네 사랑방 같은 느낌이랄까. 테이블 몇 개가 놓여 있는 소박한 내부에는 이미 몇몇 손님들이 술잔을 기울이며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어딘가 모르게 정돈되지 않은 듯한, 그러나 활기 넘치는 분위기가 편안하게 다가왔다.

자리에 앉자마자 메뉴판을 훑어봤다. 짜장면이나 짬뽕 같은 흔한 메뉴는 보이지 않았다. 대신 오향장육, 중화 뎀뿌라, 어향가지, 팔보채, 깐풍기, 칠리왕새우 등 다채로운 요리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메뉴가 많지는 않았지만, 하나하나가 내공이 느껴지는 듯했다. 특히, 매달 사장님께서 직접 개발하신다는 ‘이달의 메뉴’가 궁금증을 자아냈다. 오늘은 어떤 특별한 요리가 준비되어 있을까?

고민 끝에 오향장육어향가지, 그리고 탕수육을 주문했다. 잠시 후, 뜻밖의 서비스가 등장했다. 바로 배추오이계란탕! 뽀얀 국물에 오이, 계란, 배추가 어우러진 모습이 다소 독특했다. 숟가락으로 한 입 맛보니, 예상외로 깔끔하고 고소한 맛이 입 안 가득 퍼졌다. 특히, 평소 오이를 즐겨 먹지 않는 나조차도 거부감 없이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참기름 향이 은은하게 풍기는 것이, 입맛을 돋우는 데 제격이었다.

배추오이계란탕, 중화뎀뿌라, 샐러드가 놓인 테이블
술을 주문하면 서비스로 제공되는 배추오이계란탕은 묘하게 중독적인 맛이다.

가장 먼저 등장한 오향장육은 보기에도 먹음직스러웠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고기 위에 채 썬 오이와 파가 듬뿍 올려져 있었고, 특제 소스가 곁들여져 나왔다. 젓가락으로 고기 한 점을 집어 소스에 살짝 찍어 입에 넣으니, 새콤하면서도 산뜻한 맛이 일품이었다. 돼지 특유의 잡내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은은하게 퍼지는 향신료 향이 마치 현지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을 선사했다. 특히, 고기의 식감이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워, 씹을수록 고소한 육즙이 흘러나왔다.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오향장육 위에는 곱게 채 썰어진 파와 독특한 오렌지색의 야채가 마치 탑처럼 쌓여 있어 시각적인 즐거움까지 더했다.

오향장육과 어향가지
오향장육은 얇게 저민 고기와 신선한 채소의 조화가 훌륭하다.

다음으로 맛본 어향가지는 압도적인 크기를 자랑했다. 큼지막한 가지를 튀겨 매콤한 어향 소스를 듬뿍 얹어낸 모습이었다. 한 입 베어 무니,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겉바속촉의 정석이었다. 특히, 매콤하면서도 달콤한 어향 소스가 가지 특유의 느끼함을 잡아주어, 질릴 틈 없이 계속해서 입으로 가져가게 만들었다. 다만, 가지 크기가 워낙 크다 보니, 익히는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물컹한 식감이 느껴지는 부분도 있었다. 뜨거운 어향가지 소스에 밥을 비벼 먹으니, 그야말로 꿀맛이었다.

어향가지
큼지막한 가지 튀김 위에 어향 소스를 듬뿍 얹은 어향가지는 밥도둑이 따로 없다.

마지막으로 탕수육이 나왔다. 튀김옷이 얇고 고기가 꽉 차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한 입 베어 무니, 바삭한 튀김옷 속에서 부드러운 돼지고기가 씹히는 식감이 환상적이었다. 특히, 고기 잡내가 전혀 없고, 육즙이 풍부해 정말 맛있었다. 탕수육 소스는 새콤달콤한 정통 스타일이었는데, 튀김옷과 고기의 맛을 해치지 않고 잘 어우러졌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찍먹파인 나에게는 소스가 부어져서 나왔다는 점이었다. 다음에는 꼭 미리 소스를 따로 달라고 부탁해야겠다.

전체적으로 이곳의 요리들은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적절히 현지화된 느낌이었다. 칠리새우에서 살짝 느껴지는 마라 향도 거북하지 않을 정도였고, 오향장육 또한 본토의 맛을 잃지 않으면서도 한국적인 풍미를 더했다.

이곳은 식사뿐만 아니라 술 한잔 기울이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다. 다양한 요리들을 안주 삼아 술을 즐기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이다. 특히, 술을 주문하면 서비스로 제공되는 배추오이계란탕은 술안주로 제격이다. 실제로 옆 테이블 손님들은 오이 계란탕만으로도 소주 몇 병을 비우는 모습이었다.

뿐만 아니라, 사장님의 따뜻한 인심 또한 이곳의 매력 중 하나이다. 손님 한 분 한 분에게 세심한 관심을 기울이시고, 부족한 것은 없는지 살뜰히 챙겨주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술을 마시는 손님과 식사를 하는 손님에 따라 간 조절을 다르게 해주신다는 점이 감동적이었다.

가게 내부는 깔끔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불쾌감을 주는 정도는 아니었다. 오히려 약간은 허름한 듯한 분위기가 편안함을 느끼게 해 주었다. 테이블 간 간격이 넓지 않아 다소 비좁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그것 또한 정겨운 느낌을 더해주는 요소였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식사 시간이 2시간으로 제한되어 있다는 점과 먹자골목에 위치해 주차가 다소 어렵다는 점이다. 하지만, 맛있는 요리와 따뜻한 분위기를 생각하면 충분히 감수할 만한 단점이라고 생각한다.

식사를 마치고 가게 문을 나서는 순간, 왠지 모르게 든든한 기분이 들었다. 맛있는 음식과 푸근한 분위기 덕분에 몸과 마음이 따뜻해진 느낌이었다. 연수동에서 숨은 보석 같은 맛집을 발견한 것 같아 정말 기뻤다.

접시에 담긴 요리
다양한 요리들을 맛볼 수 있다는 점이 이곳의 가장 큰 매력이다.

다음에는 꼭 다른 요리들도 맛봐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발걸음을 옮겼다. 특히, 매달 바뀌는 ‘이달의 메뉴’가 너무나 궁금했다. 아마도 나는 앞으로 한 달에 한 번씩은 이곳을 방문하게 될 것 같다. 연수동 주민들에게는 이미 입소문이 자자한 숨은 맛집이지만, 아직 모르는 사람들이 있다면 꼭 한번 방문해보기를 추천한다. 저렴한 가격으로 훌륭한 퀄리티의 중화요리를 맛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술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강추!

진사부는 단순한 식당이 아닌, 정과 맛이 넘치는 따뜻한 공간이었다. 사장님의 건강이 허락하는 한, 오랫동안 이 자리를 지켜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다음 방문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테이블 위에 놓인 다양한 음식들
푸짐한 한 상 차림은 언제나 옳다.
접시에 담긴 닭튀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닭튀김도 인기 메뉴 중 하나이다.
튀김에 설탕이 뿌려진 모습
달콤한 설탕이 뿌려진 튀김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가 좋아하는 맛이다.
진사부 간판
빨간색 간판에 적힌 ‘오향장육만두’라는 글자가 눈에 띈다.
메뉴판
다양한 요리와 주류 메뉴를 확인할 수 있다.

Author: a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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