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며칠 전부터 머릿속을 떠나지 않던 마제소바를 맛보기 위해 서면으로 향했다. 늘 사람들로 북적이는 서면의 핫플레이스, 그중에서도 칸다소바는 특히 웨이팅이 잦은 곳으로 악명이 높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서둘러 도착했지만, 역시나 가게 앞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다행히 긴 줄은 아니어서, 20분 정도 기다린 끝에 드디어 가게 안으로 들어설 수 있었다.

칸다소바의 외관은 깔끔하고 정갈했다. 나무색 문과 창틀, 그리고 ‘神田そば 칸다소바’라고 쓰인 간판이 일본 현지의 작은 소바집을 연상시켰다. 가게 앞에는 메뉴 사진이 담긴 입간판이 세워져 있어, 기다리는 동안 어떤 메뉴를 고를지 미리 고민할 수 있었다.
가게 안으로 들어서자, 활기 넘치는 직원들의 인사가 귓가를 울렸다. 테이블은 다찌석으로만 이루어져 있었고, 주방은 훤히 들여다보이는 구조였다. 요리사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은 마치 공연을 보는 듯한 즐거움을 선사했다. 좁은 공간이었지만, 천장에 매달린 조명과 깔끔한 인테리어 덕분에 답답하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다. 오히려 혼밥을 즐기기에도 안성맞춤인 분위기였다.
키오스크에서 주문을 마치고 자리에 앉으니, 테이블 위에는 다양한 조미료와 식기류가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고추기름, 다시마 식초, 마늘 다진 것 등, 취향에 따라 맛을 조절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준비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컵과 물통, 냅킨 등도 테이블마다 비치되어 있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었다.
고민 끝에 선택한 메뉴는 바로 칸다소바의 대표 메뉴인 마제소바. 잠시 후,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마제소바가 내 눈 앞에 놓였다.

짙은 갈색의 양념 위에 얹어진 신선한 노른자, 잘게 썰린 쪽파, 김 가루, 그리고 돼지 껍데기까지. 다채로운 색감과 풍성한 비주얼은 보는 것만으로도 군침이 돌게 했다. 얼른 젓가락을 들고 면과 양념, 토핑을 골고루 비볐다. 젓가락에 느껴지는 묵직한 양념의 무게가 기대감을 더욱 높였다.
드디어 첫 입. 쫄깃한 면발과 녹진한 양념이 입 안 가득 퍼져 나갔다. 돼지 껍데기의 쫀득한 식감과 쪽파의 향긋함이 더해져, 그야말로 환상의 조합이었다. 특히 양념은 단순히 맵기만 한 것이 아니라, 깊고 풍부한 맛을 자랑했다. 이에케 라멘처럼, 스프를 다 먹고나니 입에 쩍쩍 달라붙을 정도였다.
먹다 보니 살짝 느끼함이 느껴질 때쯤, 테이블에 놓인 고추기름과 다시마 식초를 살짝 넣어 맛을 변화시켜 줬다. 고추기름은 매콤한 풍미를 더해주었고, 다시마 식초는 느끼함을 잡아주면서 깔끔한 맛을 선사했다. 마늘 다진 것을 추가하니 또 다른 매력이 느껴졌다. 마치 하나의 요리로 세 가지 맛을 즐기는 듯한 기분이었다.

칸다소바에서는 밥을 무료로 제공한다. 마제소바를 어느 정도 먹고 남은 양념에 밥을 비벼 먹으니, 또 다른 별미였다.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양념이 밥과 어우러져, 정말 꿀맛이었다. 배가 불렀지만, 숟가락을 멈출 수 없었다.
함께 주문한 매실 음료는 입 안을 깔끔하게 마무리해 주는 역할을 했다. 저렴한 가격에 맛까지 훌륭하니, 꼭 한 번 마셔보길 추천한다. 특히 음료 안에 들어있는 매실 장아찌는, 새콤달콤한 맛이 일품이었다.

사실, 칸다소바에서는 돈코츠 라멘과 돼지 껍데기 아부라 소바도 판매하고 있다. 돈코츠 라멘은 진한 육수가 일품이라고 하고, 돼지 껍데기 아부라 소바는 쫀득한 껍데기의 식감이 매력적이라고 한다. 하지만 다음 기회에 맛보기로 하고, 오늘은 마제소바의 맛을 충분히 음미하는 데 집중했다.
식사를 마치고 가게를 나서니,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칸다소바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서면에서 왜 칸다소바가 그토록 인기 있는지, 직접 맛을 보니 알 수 있었다.
다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테이블 간 간격이 좁고, 다찌석으로만 이루어져 있어 편안하게 대화를 나누며 식사를 즐기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었다. 또한, 회전율이 빠른 편이라, 느긋하게 음식을 음미하기보다는 빨리 먹고 일어나야 할 것 같은 분위기였다.
하지만 이러한 단점들을 감안하더라도, 칸다소바의 마제소바는 충분히 훌륭했다. 쫄깃한 면발, 깊고 풍부한 양념, 다채로운 토핑의 조화는, 한 번 맛보면 잊을 수 없는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칸다소바의 면은 츄보소멘 정도의 굵기라고 한다. 이에케 라멘처럼 진한 국물은, 면을 다 먹고 나서도 입에 쩍쩍 달라붙는 묘한 매력이 있다. 아부라소바는 살짝 매콤하면서도 느끼할 수 있는데, 다진 양파나 마늘 다진 것을 넣어 먹으면 느끼함을 잡아줄 수 있다.
칸다소바의 가격은 다소 비싸다고 느껴질 수 있지만, 맛을 보면 결코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것이다. 트러플시오라멘은 트러플 향과 맛이 강하게 느껴지기 때문에,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하지만 트러플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분명 만족할 만한 선택이 될 것이다.
다음에는 돈코츠 라멘과 돼지 껍데기 아부라 소바를 꼭 먹어봐야겠다. 그리고, 마제소바는 당연히 또 주문할 것이다. 칸다소바는, 서면에서 마제소바가 생각날 때마다 찾게 될, 그런 곳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칸다소바에서 맛본 마제소바의 여운이 계속해서 맴돌았다. 쫄깃한 면발, 깊고 풍부한 양념, 다채로운 토핑의 조화. 칸다소바는, 내 인생 맛집 중 하나로 기억될 것이다. 다음에는 친구와 함께 방문해서, 다양한 메뉴를 함께 맛봐야겠다. 칸다소바, 서면에 가면 꼭 한번 들러보길 추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