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갈한 손맛이 가득한 완주에서 만난 특별한 남원집 한정식 맛집 기행

완주로 향하는 길, 내비게이션이 가리키는 좁은 골목길을 따라 들어가니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풍경이 펼쳐졌다. 낡은 벽돌집, 그 앞에 옹기종기 놓인 화분들이 정겨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남원집’이 눈에 들어왔다. 간판에는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느껴졌지만, 왠지 모르게 따뜻한 기운이 감돌았다. 예약제로 운영되는 이곳은 5인 이상이어야 식사가 가능하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미리 예약을 해두었기에 망설임 없이 안으로 들어섰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소박하고 정감 있는 공간이 나타났다. 할머니의 손때 묻은 가구들과 빛바랜 벽지, 그리고 은은하게 풍겨오는 구수한 냄새가 어우러져 마치 고향집에 온 듯한 편안함을 주었다. 테이블은 단 하나, 6명은 족히 앉을 수 있는 넉넉한 크기였다. 1타임에 딱 1팀만 받는다는 이야기가 실감 나는 순간이었다.

소박하지만 정겨운 분위기의 남원집 외관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남원집 외관

자리에 앉자마자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테이블 위에는 이미 상다리가 휘어질 정도로 많은 반찬들이 차려져 있었다. 형형색색의 나물, 김치, 조림, 젓갈 등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도는 다양한 음식들이 작은 접시에 담겨 정갈하게 놓여 있었다. 마치 잔치상 같은 푸짐한 모습에 입이 떡 벌어졌다. 사진에서 보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종류의 반찬들이 눈앞에 펼쳐지니, 그 풍성함에 압도될 지경이었다.

반찬의 가짓수는 어림잡아도 30가지가 넘는 듯했다. 젓가락을 어디에 먼저 둬야 할지 망설여질 정도였다. 자세히 살펴보니, 같은 재료를 사용했지만 조리법을 달리한 반찬들이 눈에 띄었다. 예를 들어, 무를 이용한 반찬만 해도 무침, 간장 절임, 고추장 절임 등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었다. 정성을 들인 흔적이 역력했다.

상다리가 휘어질 듯한 남원집 한상차림
정갈하고 푸짐한 남원집 한상차림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뽀얀 속살을 드러낸 생선이었다. 신선함이 느껴지는 뽀얀 살결이 입맛을 돋우었다. 젓가락으로 조심스럽게 한 점을 집어 입에 넣으니, 부드럽게 녹아내리는 식감과 함께 은은한 단맛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함께 나온 양념장에 살짝 찍어 먹으니, 매콤하면서도 감칠맛이 더해져 더욱 풍성한 맛을 즐길 수 있었다.

짭조름하게 간이 배어 있는 조개는 밥반찬으로 제격이었다. 쫄깃한 식감과 함께 입안 가득 퍼지는 바다 내음이 향긋했다. 싱싱한 해산물을 사용해서인지, 비린 맛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노란 빛깔을 뽐내는 전은 보기만 해도 먹음직스러웠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은은하게 느껴지는 고소한 향이 식욕을 자극했다.

채소 스틱은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색감을 자랑했다. 신선한 오이, 당근, 파프리카 등이 먹기 좋게 썰어져 나왔다. 아삭아삭 씹히는 식감과 함께 채소 본연의 달콤함이 느껴졌다. 쌈장에 살짝 찍어 먹으니, 신선함이 배가 되는 듯했다.

메인 요리로는 북어국과 청국장이 나왔다. 특히, 북어국은 시원하고 깔끔한 국물 맛이 일품이었다. 큼지막하게 썰어 넣은 북어는 부드럽고 담백했다. 뜨끈한 국물을 한 입 마시니, 속까지 시원해지는 기분이었다. 청국장 역시 깊고 진한 맛이 인상적이었다. 쿰쿰한 향은 덜하고 구수한 맛이 강해, 청국장을 즐겨 먹지 않는 사람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짭조름한 양념이 밥도둑인 조개
짭조름한 양념이 밥도둑인 조개

반찬 하나하나에 정성이 가득 느껴졌지만, 솔직히 젓가락이 잘 가지 않는 반찬들도 있었다. 맛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다른 맛있는 반찬들에 밀려 자연스럽게 손이 덜 가게 되는 것들이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훌륭한 맛과 푸짐한 양 덕분에 만족스러운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식사를 하는 동안, 연세가 지긋하신 두 분의 어르신들이 서빙을 해주셨다. 한 분은 어머니, 다른 한 분은 따님이라고 했다. 두 분 모두 허리가 불편하신 듯 보였지만, 친절한 미소와 따뜻한 배려로 손님들을 맞이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느릿하지만 정성스러운 손길에서 오랜 세월 동안 이 자리를 지켜온 내공이 느껴졌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직접 담근 술을 권하셨다. 맑고 투명한 빛깔의 술은 보기만 해도 청량감이 느껴졌다. 한 잔을 받아 조심스럽게 맛을 보니, 은은한 과일 향과 함께 부드러운 목 넘김이 좋았다. 직접 만든 술이라고 하니 더욱 특별하게 느껴졌다.

직접 담근 술을 따라주시는 모습
직접 담근 술을 권하시는 어르신

계산을 하면서 가격을 물어보니, 한 상에 15만 원이라고 했다. 공기밥은 별도로 1개당 2천 원, 직접 담근 술은 2만 원이었다. 가격만 놓고 보면 저렴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푸짐한 양과 정성 가득한 음식, 그리고 따뜻한 분위기를 고려하면 충분히 만족스러운 가격이었다.

솔직히 말하면, 완주 남원집에서의 식사는 완벽하다고 할 수는 없었다. 몇 가지 아쉬운 점도 있었고, 모든 반찬이 내 입맛에 완벽하게 맞았던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이곳에서 느낄 수 있었던 따뜻한 정과 푸근함, 그리고 오랜 세월 동안 한자리를 지켜온 어르신들의 노고는 돈으로 살 수 없는 소중한 가치였다.

다양한 종류의 반찬들
다양한 종류의 반찬들

문을 나서는 순간, 할머니는 환한 미소로 배웅해주셨다. “다음에 또 오세요”라는 따뜻한 인사에 왠지 모르게 뭉클해졌다. 완주를 다시 찾게 된다면, 남원집에 다시 한번 들러 따뜻한 밥상을 받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남원집은 최고의 맛집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정겨운 분위기 속에서 푸짐한 한 상 차림을 맛보며, 따뜻한 인정을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공간임에는 틀림없다. 속 새집 식당과 비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남원집만의 매력은 분명히 존재한다. 한 번쯤 방문하여 경험해볼 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다.

신선함이 느껴지는 생선
신선함이 느껴지는 생선

돌아오는 길, 창밖으로 펼쳐지는 완주의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며 남원집에서의 기억을 되새겼다. 맛있는 음식과 따뜻한 정이 가득했던 그곳은 오랫동안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다음에 완주를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꼭 다시 한번 남원집을 찾아 정겨운 밥상을 다시 만나고 싶다. 그때는 또 어떤 새로운 맛과 이야기가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완주에서 만난 특별한 맛집, 남원집에서의 따뜻한 경험은 오랫동안 내 마음속에 깊이 새겨질 것이다.

겉바속촉의 정석, 전
겉바속촉의 정석, 전
정갈하게 차려진 반찬들
정갈하게 차려진 반찬들
직접 담근 술
직접 담근 술
사전 예약 안내문
사전 예약 필수

Author: a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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