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만드는 겨울 어느 날, 뜨끈한 국물이 간절했다. SNS에서 우연히 발견한 ‘정선당’이라는 라멘집. 닭 육수를 베이스로 한 깊고 담백한 맛이라는 소개에 이끌려, 망설임 없이 발걸음을 옮겼다. 부천 지역명 골목길 안쪽에 자리 잡은 작은 맛집이었지만, 왠지 모르게 끌리는 분위기가 있었다.
가게 앞에 도착하니, 역시나 웨이팅이 있었다. 따뜻한 난로가 놓인 대기 공간에서 기다리는 동안, 기대감은 더욱 커져갔다. 30분 정도 기다렸을까, 드디어 내 차례가 왔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아늑하고 따뜻한 분위기가 나를 감쌌다. 나무 테이블과 은은한 조명이 편안함을 더했다. 오픈 키친에서는 요리사분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보였다. 활기 넘치는 분위기가 식욕을 자극했다.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살펴보니, 토리파이탄, 마제소바 등 다양한 라멘 메뉴가 있었다. 고민 끝에, 정선당의 대표 메뉴인 토리파이탄 라멘과 치킨 가라아게를 주문했다. 특히 토리파이탄은 닭을 장시간 고아 낸 육수를 사용한다고 하니, 그 깊은 맛이 더욱 기대됐다. 잠시 후,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라멘이 눈앞에 나타났다.
뽀얀 국물 위에 수비드 닭가슴살, 아지타마고, 죽순, 그리고 송송 썬 파가 정갈하게 올려져 있었다. 국물에서는 은은한 닭 육수 향이 풍겨져 나왔다. 젓가락으로 면을 들어 올리니, 얇고 탄력 있는 면발이 눈에 띄었다.
먼저 국물부터 한 모금 맛보았다. 진하고 깊은 닭 육수의 풍미가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느끼함은 전혀 없고, 깔끔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일품이었다. 마치 오랜 시간 정성을 들여 끓인 보양식을 먹는 듯한 느낌이었다. 얇은 면은 국물과 잘 어우러져, 입안에서 부드럽게 감겼다. 면발의 탄력 있는 식감도 훌륭했다.

함께 제공된 수비드 닭가슴살은 정말 부드러웠다. 마치 닭고기 푸딩을 먹는 듯한 식감이었다. 은은하게 느껴지는 한방 향도 매력적이었다. 아지타마고는 반숙으로 익혀져, 촉촉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죽순은 짭짤하면서도 아삭한 식감을 더해 주었다.
라멘을 어느 정도 먹고 난 후, 무료로 제공되는 공깃밥을 주문했다. 밥을 주문하면 수비드 닭가슴살 한 조각이 함께 나온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남은 국물에 밥을 말아 먹으니, 또 다른 별미였다. 닭 육수 설렁탕을 먹는 듯한 느낌이었다. 든든하게 배를 채우니, 추위도 잊혀지는 듯했다.
토리파이탄과 함께 주문한 치킨 가라아게도 훌륭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완벽한 튀김이었다. 닭 다리 살만을 사용해서 그런지, 육즙이 풍부하고 부드러웠다. 굽네치킨을 연상시키는 튀김옷은 짭짤하면서도 고소했다. 함께 제공된 들깨 드레싱 샐러드와 유자 딥핑 소스도 가라아게의 맛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주었다.
식사를 하면서 주변을 둘러보니, 혼자 온 손님들도 꽤 많았다. 바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어 혼밥을 즐기기에도 좋은 곳 같았다. 실제로 혼밥을 즐기는 손님들을 위한 배려가 곳곳에서 느껴졌다.
정선당의 또 다른 매력은 바로 친절한 서비스였다. 직원분들은 항상 밝은 미소로 손님들을 맞이했고, 필요한 것이 없는지 꼼꼼하게 챙겨주었다. 라멘의 맛이 싱겁거나 짜다면, 언제든지 말해달라는 세심한 배려도 돋보였다. 테이블에는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안내문이 놓여 있었는데, 작은 부분에서도 손님을 생각하는 마음이 느껴졌다. 안내문에는 면을 부드럽게 먹고 싶은 경우 미리 말해달라는 내용, 그리고 공깃밥은 무료라는 내용도 적혀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가게를 나서니, 긴 웨이팅 줄이 여전했다. 하지만 기다린 시간이 전혀 아깝지 않을 정도로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정선당은 단순한 라멘 맛집을 넘어, 따뜻한 마음과 정성이 느껴지는 곳이었다. 추운 겨울, 뜨끈한 라멘 한 그릇으로 몸과 마음을 녹이고 싶다면, 부천 정선당을 강력 추천한다.
다음에는 매운 토리파이탄과 마제소바에도 도전해봐야겠다. 아, 그리고 닭껍질 교자도 놓칠 수 없지. 벌써부터 다음 방문이 기다려진다. 정선당, 오래오래 이 자리를 지켜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