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원 여행 계획을 세우면서 가장 기대했던 것 중 하나는 바로 지역의 숨겨진 맛집을 찾아 떠나는 미식 탐험이었다. 화려한 간판이나 세련된 인테리어보다는, 오랜 시간 그 자리를 지켜온 듯한 소박한 식당에서 진정한 맛을 발견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렇게 검색 끝에 찾아낸 곳이 바로 ‘내대막국수’였다.
후기를 살펴보니, 고석정 드라이브 코스와 연계해서 방문하는 사람들이 많은 듯했다. 꼬불꼬불한 길을 따라 들어가야 한다는 이야기에 살짝 긴장했지만, 오히려 그런 점이 더 숨겨진 맛집의 느낌을 자아냈다. 네비게이션에 주소를 입력하고 좁은 길을 따라 조심스럽게 운전했다. 과연 어떤 풍경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드디어 ‘내대막국수’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넓은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어 주차는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식당 입구는 생각보다 소박했다. 낡은 기와지붕과 벽돌로 지어진 건물은 마치 시골 할머니 댁에 방문한 듯한 정겨운 느낌을 주었다.

입구는 굳게 닫혀 있는 듯 보여 살짝 당황했지만, 자세히 보니 작은 팻말이 붙어 있었다. “영업 중, 안으로 들어오세요.” 왠지 모르게 숨겨진 보물을 찾아 나서는 듯한 설렘이 느껴졌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따뜻한 온돌방이 나타났다. 신발을 벗고 안으로 들어서니, 마치 어릴 적 할머니 댁에 놀러 온 듯 포근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메뉴는 막국수, 비빔막국수, 그리고 수육 단 세 가지로 단촐했다. 메뉴가 적다는 것은 그만큼 음식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는 뜻으로 해석했다. 나는 물막국수, 친구는 비빔막국수를 주문하고, 수육도 함께 시켜 맛보기로 했다. 주문을 마치자 따뜻한 메밀 면수가 주전자에 담겨 나왔다.
면수를 한 잔 따라 마시니, 은은한 메밀 향이 입안 가득 퍼졌다. 구수한 맛이 속을 따뜻하게 데워주는 듯했다. 면수를 마시며 잠시 기다리니, 드디어 기다리던 막국수가 나왔다.

물막국수는 놋그릇에 담겨 나왔는데, 살얼음이 동동 뜬 육수가 보기만 해도 시원했다. 면 위에는 오이, 당근, 삶은 계란 반쪽, 그리고 수육 한 점이 고명으로 올라가 있었다. 육수부터 한 모금 마셔보니, 독특한 향이 느껴졌다. 흔한 막국수 육수와는 다른, 개성 있는 맛이었다.
약간의 계피 향이 느껴지는 듯도 했고, 은은한 생강 향도 스치는 것 같았다. 슴슴하면서도 깊은 맛이 묘하게 끌렸다. 면은 메밀 함량이 높은 듯, 부드럽게 끊어지는 식감이 좋았다. 툭툭 끊기는 면발에서 메밀의 풍미가 더욱 진하게 느껴졌다.

친구가 시킨 비빔막국수도 맛을 봤다. 양념이 과하지 않고, 면과 잘 어우러져 담백한 맛을 냈다. 톡 쏘는 듯한 자극적인 비빔 양념이 아니라, 은은하게 매콤하면서도 깔끔한 맛이었다. 비빔막국수를 시키면 냉육수를 함께 주는데, 취향에 따라 육수를 부어 먹어도 좋다고 했다. 나는 따로 마셔보니, 물막국수와 같은 육수였지만 비빔 양념과 어우러지니 또 다른 느낌이었다.
곧이어 수육이 나왔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수육은 큼지막하게 썰어져 나왔는데,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젓가락으로 수육 한 점을 집어 입에 넣으니, 입안에서 살살 녹는 듯 부드러웠다. 돼지 특유의 잡내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담백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수육과 함께 나온 김치도 훌륭했다. 적당히 익은 갓김치와 배추김치는 수육의 느끼함을 잡아주면서 입맛을 돋우었다. 특히 갓김치는 톡 쏘는 맛과 향이 일품이었다.
물막국수, 비빔막국수, 그리고 수육까지, 어느 하나 빠지는 것 없이 훌륭한 맛이었다. 양이 푸짐해서 배가 불렀지만, 맛있어서 남길 수가 없었다. 젓가락을 놓지 못하고 계속 먹다 보니, 어느새 그릇을 깨끗하게 비웠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식당 마당에는 테이블이 놓여 있었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밖에서 식사를 해도 좋을 것 같았다.

나는 잠시 마당에 앉아 따뜻한 햇볕을 쬐며 여유를 즐겼다. 식당 벽에는 방문객들이 남긴 낙서들이 가득했다. 정겨운 글씨체로 쓰인 메시지들을 읽으니, 이곳이 오랜 시간 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아온 곳임을 알 수 있었다.
‘내대막국수’는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파는 식당이 아니라, 정겨운 분위기와 따뜻한 정이 느껴지는 곳이었다. 꼬불꼬불한 길을 따라 찾아간 보람이 있었다. 철원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꼭 한번 방문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다만, 점심시간에는 웨이팅이 있을 수 있으니, 시간을 넉넉하게 잡고 방문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좌식 테이블이라 불편할 수도 있으니 참고하시길 바란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파리가 조금 많다는 것이다. 하지만 막국수가 너무 맛있어서 파리 때문에 신경 쓰이는 것도 잠시 잊을 정도였다.

다음에 철원에 방문하게 된다면, 꼭 다시 ‘내대막국수’에 들러 이번에 맛보지 못한 비빔막국수를 먹어봐야겠다. 그리고 그때는 파리가 조금이라도 줄어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돌아오는 길, 왠지 모르게 마음이 따뜻해졌다. 맛있는 음식과 정겨운 분위기 덕분이었을 것이다. 철원의 숨겨진 맛집 ‘내대막국수’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