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에서 맛보는 해물칼국수의 정점, 조돌칼국수 보문 지역 맛집 탐방기

여행의 설렘을 가득 안고 경주로 향했다. 목적지는 오직 하나, 지인들의 강력 추천으로 점찍어둔 ‘조돌칼국수’였다. 경주에 가면 으레 한정식이나 떡갈비를 떠올리겠지만, 나는 시원한 국물에 탱글한 면발이 춤추는 칼국수의 유혹을 뿌리칠 수 없었다. 특히 이곳은 동죽, 그러니까 물총조개로 끓여낸 칼국수가 명물이라고 했다. 흔히 먹던 바지락칼국수와는 또 다른 깊은 맛을 기대하며, 부푼 마음을 안고 차를 몰았다.

보문단지 초입, 멀리서부터 눈에 띄는 커다란 ‘조돌칼국수’ 간판이 나를 반겼다. 마치 솟대처럼 하늘을 향해 뻗은 간판은, 이 집의 칼국수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내는 듯했다. 건물은 전통적인 한옥 스타일로, 하얀 벽과 기와지붕이 단아한 인상을 주었다. 평일 점심시간을 살짝 넘긴 시간이었음에도, 가게 앞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역시 맛집은 맛집인가 보다. 웨이팅은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하지만 괜찮다. 맛있는 칼국수를 맛볼 수만 있다면, 이 정도 기다림쯤이야 기꺼이 감수할 수 있다.

조돌칼국수 간판
솟대처럼 솟아오른 ‘조돌칼국수’ 간판이 멀리서도 한눈에 들어온다.

기다리는 동안 주변을 둘러봤다. 가게 바로 옆에는 10대 정도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고, 그 앞에는 넓은 공영주차장이 있어 주차 걱정은 덜 수 있었다. 주차비가 무료라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TV 방영 맛집이라는 안내문구와, 그간 다녀간 유명인들의 사인이 담긴 액자들이 눈에 띄었다. 드디어 내 차례가 왔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활기찬 기운이 온몸을 감쌌다. 테이블 간 간격이 넉넉해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는 분위기였다. 메뉴는 단촐했다. 동죽칼국수와 해물파전, 그리고 물총조개탕. 고민할 것도 없이 동죽칼국수 2인분과 해물파전을 주문했다. 칼국수와 파전을 좋아하는 나에게는 최고의 조합이었다.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김치였다. 겉절이 스타일로, 보기만 해도 입안에 침이 고였다. 칼국수와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할 것 같은 비주얼이었다.

칼국수와 밑반찬
칼국수와 함께 제공되는 김치, 쌈장, 그리고 청양고추.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동죽칼국수가 나왔다. 뽀얀 국물 위로 푸짐하게 올려진 동죽과 싱싱한 야채들이 식욕을 자극했다. 면발은 탱글탱글했고, 국물은 보기만 해도 시원해 보였다. 숟가락으로 국물을 한 입 떠먹으니,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진하고 깊은 해물 육수의 풍미가 입안 가득 퍼져나갔다. 흔히 먹던 바지락칼국수와는 차원이 다른 맛이었다. 동죽 특유의 시원함과 감칠맛이 어우러져, 정말 잊을 수 없는 맛을 선사했다.

동죽은 또 어찌나 실한지. 쫄깃한 식감과 함께 입안에서 톡톡 터지는 듯한 느낌이 정말 좋았다. 보통 바지락칼국수를 먹을 때면, 질기고 작은 바지락 때문에 아쉬울 때가 많았는데, 이곳의 동죽은 살이 통통하게 올라 정말 만족스러웠다.

칼국수에는 청양고추가 함께 제공되는데, 매운맛을 좋아하는 나는 망설임 없이 칼국수에 넣어 먹었다. 칼칼한 청양고추의 매운맛이 더해지니, 국물 맛이 더욱 깊어지고 깔끔해졌다. 특히 해장으로도 정말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와 함께 방문했다면, 청양고추는 따로 담아달라고 요청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동죽 칼국수
싱싱한 동죽과 야채가 듬뿍 들어간 동죽 칼국수.

칼국수를 정신없이 먹고 있을 때, 해물파전이 나왔다. 커다란 접시를 가득 채운 파전은, 보기만 해도 바삭바삭해 보였다. 파전 위에는 새우, 오징어, 문어 등 다양한 해산물이 듬뿍 올려져 있었다. 마치 토핑을 올린 듯한 비주얼이 인상적이었다. 파전 자체는 바삭했고, 해산물은 신선했다. 특히 빵가루가 뿌려져 있어, 더욱 바삭한 식감을 즐길 수 있었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파전 위에 올려진 해산물이 다소 흩어져서 먹기가 조금 불편했다. 또한, 칼국수와 마찬가지로 파전에도 고추가 많이 들어가 있어서, 매운 것을 잘 못 먹는 사람에게는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을 것 같았다.

해물파전
해산물이 듬뿍 올려진, 바삭한 해물파전.

칼국수와 파전을 깨끗하게 비우고 나니, 정말 배가 불렀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아쉬운 마음이 들어, 공깃밥을 하나 주문했다. 남은 칼국수 국물에 밥을 말아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특히 김치와 함께 먹으니, 그 맛이 배가 되었다.

계산을 하려고 보니, 가격도 정말 착했다. 칼국수 2인분과 해물파전, 공깃밥까지 모두 합쳐도 2만원이 조금 넘는 금액이었다. 맛도 좋고 양도 많고 가격도 착하니, 정말 만족스러웠다.

식사를 마치고 가게를 나서니,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웨이팅을 하고 있었다. 주말에는 웨이팅이 더 심하다고 하니, 시간을 잘 맞춰서 방문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영업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 30분까지이며, 오후 4시부터 5시까지는 브레이크 타임이다. 라스트 오더는 오후 8시 45분이니, 참고하는 것이 좋다.

아쉬운 점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었다. 물총조개탕은 칼국수 국물에 비해 단조로운 매운맛이 강하게 느껴진다는 평이 있었고, 파전 역시 날마다 맛의 편차가 조금씩 있는 듯했다. 하지만 칼국수만큼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경주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조돌칼국수’에 꼭 한번 방문해 보길 바란다. 시원하고 깊은 해물 육수의 풍미와 탱글탱글한 면발, 그리고 푸짐한 해산물이 어우러진 동죽칼국수는, 정말 잊을 수 없는 맛을 선사할 것이다. 특히 칼국수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곳은 무조건 가봐야 할 경주 맛집이다. 경주 보문단지에서 만나는 칼국수의 새로운 세계를 경험해보시길!

조돌칼국수 외관
정갈한 한옥 스타일의 외관이 인상적인 ‘조돌칼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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