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천동 어사길을 따라 트레킹을 마치고 내려오는 길, 굽이굽이 산길을 따라 펼쳐진 풍경에 감탄하며 허기진 배를 채울 곳을 찾고 있었다. 무주 맛집을 검색하니 한 곳이 눈에 띄었다. ‘엄마집밥’이라는 정겨운 단어가 왠지 모르게 끌렸다. 화려한 간판이나 세련된 인테리어는 아니었지만, 소박하고 따뜻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외관에 이끌려 망설임 없이 문을 열었다.
문을 열자 예상대로 푸근한 인상의 여사장님께서 반갑게 맞아주셨다. 홀은 생각보다 넓었고,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메뉴판을 보니 능이버섯백숙, 버섯전골, 더덕정식 등 향토적인 음식들이 눈에 들어왔다. 특히 능이버섯백숙과 송어회 조합이 가능하다는 점이 독특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트레킹 후 따뜻한 국물이 간절했던 나는 능이버섯전골을, 함께 간 일행은 고추장불고기를 주문했다.
주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놀랍게도 10가지가 넘는 밑반찬이 테이블 가득 차려졌다. 시골밥상 특유의 푸짐함과 정갈함이 느껴졌다. 갓 무쳐낸 나물, 김치, 볶음, 장아찌 등 하나하나 정성이 가득 담긴 맛이었다. 특히 계절별로 나물이 달라진다고 하니, 제철 식재료를 사용하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봄에는 두릅이 나온다고 하니, 봄에 다시 한번 방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짜지 않고 간이 딱 맞는 반찬들은 정말 ‘엄마 손맛’ 그대로였다. 마치 외할머니 댁에 놀러 온 듯한 푸근함이 느껴졌다.

드디어 기다리던 능이버섯전골이 나왔다. 뽀얀 국물 위로 듬뿍 올려진 각종 버섯들이 보기만 해도 건강해지는 느낌이었다. 능이버섯 특유의 향긋한 향이 코를 자극했고, 팽이버섯, 느타리버섯, 표고버섯 등 다양한 버섯들이 시각적으로도 풍성함을 더했다. 국물을 한 입 떠먹으니, 진하고 깊은 버섯의 풍미가 입안 가득 퍼졌다. 인공적인 조미료 맛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자연 그대로의 건강한 맛이었다. 버섯의 쫄깃한 식감도 좋았고, 국물이 시원해서 계속해서 숟가락이 갔다.

일행이 주문한 고추장불고기도 맛을 보았다. 매콤달콤한 양념에 버무려진 돼지고기가 윤기가 자르르 흘렀다. 깻잎에 싸서 먹으니 향긋한 깻잎 향과 매콤한 고추장불고기가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특히 고추장불고기는 뜨거운 솥뚜껑 위에 올려져 나와, 먹는 내내 따뜻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여사장님께서 서비스로 수육과 비빔밥 나물을 내어주셨다. 예상치 못한 푸짐한 서비스에 감동했다. 특히 갓 삶아져 나온 수육은 야들야들하고 부드러워서 입에서 살살 녹았다. 비빔밥 나물도 신선하고 맛있어서,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웠다.

식사를 하면서 여사장님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무주에 대한 애정과 음식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졌다. 모든 음식을 직접 손으로 만드신다고 하셨고, 신선한 재료를 사용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신다고 했다. 카운터 뒤에 걸린 아름다운 풍경 사진을 찍어도 되냐고 여쭤보니, 환하게 웃으시며 편하게 찍으라고 하셨다.

계산을 마치고 가게를 나서려는데, 여사장님께서 따뜻한 미소로 배웅해주셨다. 마치 오랜만에 고향에 방문한 손주를 배웅하는 할머니 같은 따뜻함이 느껴졌다. 멀리서 찾아올 정도는 아니라는 평도 있지만, 나는 무주에 다시 방문한다면 꼭 다시 찾고 싶은 곳이다. 화려한 맛집은 아니지만, 정겹고 푸근한 분위기 속에서 ‘엄마 손맛’을 느낄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혼밥을 하거나 아침 식사를 하러 오는 손님들에게도 푸짐하게 음식을 내어주신다고 하니, 혼자 여행하는 사람들에게도 부담 없이 방문할 수 있는 곳일 것 같다.

떠나기 전 메뉴판을 다시 한번 살펴보니, 더덕정식과 동동주 조합도 인기가 많은 듯했다. 다음에는 더덕정식에 동동주 한 잔을 기울이며, 무주의 아름다운 풍경을 만끽하고 싶다. 특히 이 집의 파전은 꼭 먹어봐야 한다는 추천이 많으니, 다음 방문 때는 파전도 잊지 않고 주문해야겠다.

무주 구천동에서 맛있는 식사를 하고 싶다면, ‘엄마집밥’ 같은 푸근함이 느껴지는 이곳을 방문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화려함보다는 소박함, 인공적인 맛보다는 자연 그대로의 맛을 추구하는 사람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따뜻한 밥 한 끼에 정을 듬뿍 담아주는 여사장님의 인심 덕분에, 무주에서의 여행이 더욱 행복하게 기억될 것 같다. 무주에서 만난 최고의 식당, 다음에 무주 지역에 방문할 때도 꼭 다시 들러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