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로수길은 언제나 활기가 넘치는 곳이지만, 그 북적거림에서 살짝 벗어나 한적한 골목길을 걷는 걸 좋아한다. 오늘따라 정갈한 밥상이 간절했던 나는, 샤로수길 메인 스트리트에서 한 블록 떨어진 곳에 자리 잡은 작은 일본 가정식 식당, ‘앤미’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평소 웨이팅이 잦다는 이야기에 살짝 긴장했지만, 다행히 공휴일 점심시간인데도 불구하고 기다림 없이 바로 들어갈 수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아늑한 분위기가 나를 감싸 안았다. 은은한 조명 아래 따뜻한 나무 소재로 꾸며진 내부는 일본 여행에서 마주쳤던 작은 식당을 떠올리게 했다. 앤미는 테이블 좌석 없이, 주방을 마주보는 바 테이블로만 이루어져 있었다. 혼자 방문한 나에게는 오히려 편안하고 아늑하게 느껴졌다. 자리에 앉아 키오스크를 찬찬히 둘러봤다. 돈까스 정식과 고등어구이 정식, 시금치 치킨카레까지… 고민 끝에, ‘앤미’의 시그니처 메뉴라는 돈까스 정식을 주문했다.

주문 후, 따뜻한 물수건과 함께 시원한 물 한 잔이 나왔다. 나무로 된 쟁반 위에 놓인 컵에서 소박한 일본의 정취가 느껴졌다. 돈까스 정식을 기다리는 동안, 식당 내부를 둘러보았다. 크지 않은 공간이었지만, 곳곳에 놓인 작은 소품들이 눈길을 끌었다. 아기자기한 일본풍 소품들과 은은한 조명이 어우러져 편안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테이블 위에는 손 소독제와 함께 머리끈도 준비되어 있는 세심함이 돋보였다.
드디어 기다리던 돈까스 정식이 나왔다. 3일 숙성했다는 돈까스를 한 입 베어 무니,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완벽한 조화가 입안 가득 퍼졌다. 튀김옷은 얇고 바삭했고, 돼지고기는 육즙을 가득 머금고 있어 정말 맛있었다. 돈까스 전문점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 곁들여 나온 소스에 찍어 먹으니, 돈까스의 풍미가 더욱 살아났다. 밥 위에는 앙증맞은 모양으로 붉은색 장식이 올려져 있었다.

정식에는 돈까스 외에도 다양한 반찬들이 함께 나왔다. 따뜻한 장국, 츠케모노, 샐러드 등 하나하나 정갈하게 담겨 나왔다. 특히, 장국은 은은한 다시마 향이 느껴지는 깔끔한 맛이었다. 츠케모노는 아삭아삭한 식감이 좋았고, 샐러드는 신선한 채소와 상큼한 드레싱이 입맛을 돋우었다. 젓가락을 들 때마다, 나무 쟁반에 놓인 작은 그릇들이 부딪히며 경쾌한 소리를 냈다.

돈까스를 먹는 중간중간, 밥과 반찬을 번갈아 먹으니 질릴 틈이 없었다. 특히, 돈까스와 밥의 조합은 언제나 옳다. 갓 지은 따뜻한 밥 위에 돈까스를 올려 먹으니, 그야말로 꿀맛이었다. 돈까스 한 입, 밥 한 입, 그리고 장국으로 입가심하니 완벽한 식사였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후식으로 상큼한 산딸기가 나왔다. 입안을 깔끔하게 마무리해주는 완벽한 마무리였다. 앤미의 음식은 전체적으로 크게 호불호가 갈리지 않을 맛이었다. 깔끔하고 정갈한 일본 가정식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만족할 만한 곳이라고 생각했다.
다른 날, 앤미에 다시 방문했다. 이번에는 시금치 치킨카레에 도전하기로 했다. 독특한 비주얼의 카레는 과연 어떤 맛일까? 약간의 기대와 함께 주문을 마쳤다.

드디어 시금치 치킨카레가 나왔다. 짙은 녹색의 카레 위에 얹어진 바삭한 마늘 칩이 인상적이었다. 큼지막한 닭고기 조각들이 카레 속에 듬뿍 들어 있었다. 밥 위에는 역시나 붉은색 장식이 앙증맞게 올려져 있었다. 정갈한 반찬들은 여전히 훌륭했다.
시금치 치킨카레를 한 입 맛보니, 쌉쌀하면서도 고소한 시금치 향이 은은하게 퍼졌다. 닭고기는 부드러웠고, 마늘 칩은 바삭한 식감을 더해주었다. 카레는 맵지 않고 부드러워서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앤미에서는 밥이 남으면 생달걀과 간장을 비벼 먹을 수 있도록 제공하는데, 개인적으로 비린 맛에 민감한 나에게는 맞지 않았다. 차라리 구운 달걀이나 버터 간장을 선택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함께 나온 오이 피클도 내 입맛에는 조금 아쉬웠다. 김치도 피클 같은 맛이 나서 조금 독특하게 느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앤미의 음식들은 전반적으로 훌륭했다. 메인 메뉴는 물론, 곁들여 나오는 반찬 하나하나에도 정성이 느껴졌다. 특히, 가지구이는 평소 가지를 즐겨 먹지 않는 나조차도 맛있게 먹을 수 있을 정도였다.
앤미는 좌석이 많지 않고 바 테이블로만 이루어져 있어, 3명 이상의 단체 손님에게는 다소 불편할 수 있다. 하지만 혼밥을 즐기는 사람이나, 조용하게 식사를 하고 싶은 커플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장소이다. 실제로, 혼자 와서 식사를 하는 손님들이 꽤 많았다. 나 역시, 혼자 앤미를 찾아 맛있는 식사를 즐기는 시간이 힐링이 된다.
앤미는 샤로수길의 번잡함에서 벗어나, 조용하고 아늑한 분위기 속에서 정갈한 일본 가정식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가격대는 주변 식당에 비해 살짝 높은 편이지만, 음식의 퀄리티와 정성을 생각하면 충분히 납득할 만하다. 직원분들도 친절하고, 음식도 깔끔하고 맛있어서 언제나 만족스러운 식사를 할 수 있다. 복잡한 샤로수길에서 벗어나 잠시나마 여유를 느끼고 싶을 때, 앤미를 방문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앤미는 서울대입구역 1, 2번 출구에서 도보로 8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주차는 불가하므로, 주변 공영주차장이나 관악구청 주차장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브레이크 타임은 16시부터 17시까지이며, 월요일은 휴무이다. 앤미의 인스타그램 계정(@___nmee)을 방문하면, 메뉴와 영업시간 등 더 자세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다음에는 앤미의 다른 메뉴들도 꼭 먹어봐야겠다. 특히, 가라아게와 새우튀김이 맛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다음 방문 때 꼭 함께 주문해봐야겠다. 앤미는 샤로수길에서 나만의 작은 행복을 찾을 수 있는 소중한 공간이다. 샤로수길에서 맛있는 밥집을 찾는다면, 앤미에 방문하여 정갈한 일본 가정식을 맛보길 바란다. 분명 만족스러운 식사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