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의 깊이가 느껴지는, 동네 주민들이 사랑하는 가성비 끝판왕 김포 맛집 실비식당 홍어탕 백반

어느 무더운 여름날, 시원한 음식을 찾아 김포를 헤매다 우연히 발견한 보물 같은 곳, ‘실비식당’. 간판부터가 예사롭지 않았다. 붉은 벽돌 건물에 파란색 간판이 왠지 모르게 정겹게 느껴졌다.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외관에서부터 숨겨진 내공이 느껴지는 그런 맛집의 기운이랄까.

주차는 근처 무료 공영주차장에 할 수 있었는데,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이미 차들이 가득했다. 간신히 한 자리를 찾아 주차하고 식당으로 향했다. 입구에는 ‘백반 전문’이라고 큼지막하게 쓰여 있었다. 메뉴는 홍어탕, 김치찌개, 순두부찌개 등 다양한 백반 메뉴들이 있었는데, 나는 단연 홍어탕에 눈길이 갔다. 홍어탕 백반이라니, 흔히 접하기 힘든 메뉴라 더욱 궁금해졌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마치 80년대로 시간 여행을 떠나온 듯한 기분이 들었다. 낡은 테이블과 의자, 정겨운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실내였다. 연세 지긋하신 주인장께서 능숙하게 주문을 받으시는 모습에서 오랜 시간 이 자리를 지켜온 내공이 느껴졌다. 손님들 대부분이 동네 주민인 듯, 편안한 차림으로 반주를 즐기고 계셨다. 왁자지껄한 분위기 속에서 정겨움이 느껴졌다.

자리에 앉자마자 홍어탕 백반을 주문했다. 잠시 후, 놀라울 정도로 푸짐한 한 상이 차려졌다. 쟁반 가득 17가지나 되는 반찬들이 작은 접시에 담겨 나왔다. 김치, 나물, 젓갈, 장조림 등 다양한 종류의 반찬들이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갓 지은 듯 윤기가 흐르는 밥도 인상적이었다.

푸짐하게 차려진 홍어탕 백반 한 상 차림
쟁반 가득 차려진 홍어탕 백반 한 상 차림. 17가지 반찬이 놀라울 정도로 푸짐하다.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홍어탕. 뚝배기 안에는 뽀얀 국물과 함께 미나리, 콩나물 등 다양한 채소가 가득 들어 있었다. 코를 찌르는 듯한 강렬한 홍어 냄새는 전혀 나지 않았다. 국물을 한 입 맛보니, 시원하면서도 깊은 맛이 느껴졌다. 홍어 특유의 톡 쏘는 맛은 거의 느껴지지 않아 홍어를 처음 접하는 사람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사실 나는 홍어를 즐겨 먹는 편은 아니었다. 특유의 암모니아 향 때문에 쉽게 도전하지 못했었는데, 실비식당의 홍어탕은 전혀 거부감이 없었다. 오히려 시원하고 개운한 국물 맛에 계속해서 숟가락이 갔다. 홍어 살도 부드러워서 마치 갈치를 먹는 듯한 느낌이었다.

반찬 하나하나에도 정성이 느껴졌다. 짜지 않고 삼삼한 간이 딱 좋았다. 특히 밥 위에 젓갈을 올려 먹으니 꿀맛이었다. 찰기와 윤기가 흐르는 밥맛도 일품이었다.

홍어탕과 다양한 반찬들
보글보글 끓는 홍어탕과 17가지 반찬의 조화. 젓가락을 어디에 둬야 할지 고민될 정도다.

뜨거운 홍어탕을 먹다 보니 어느새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마치 이열치열처럼,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몸이 더 시원해지는 느낌이었다. 정신없이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우고 나니, 주인장께서 누룽지를 가져다주셨다. 뜨끈한 누룽지를 후루룩 마시니, 속이 편안해지는 기분이었다.

가격은 단돈 7,000원. 요즘 같은 고물가 시대에 이런 가격으로 푸짐한 백반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었다. 가성비 맛집이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실비식당은 청결이나 깔끔한 분위기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다소 아쉬울 수 있다. 하지만, 저렴한 가격에 푸짐하고 맛있는 음식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매력적인 곳이다. 80년대 감성을 느끼며 식사할 수 있다는 점도 특별하게 다가왔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주인장께서 11월 주말에만 하는 이벤트라며 쿠폰을 주셨다. 쿠폰을 긁었더니 김이 나왔다. 근처 카페에서 사은품으로 김을 바꾸고 음료도 마시며 기분 좋게 마무리했다.

실비식당 외부 모습
붉은 벽돌과 파란 간판이 인상적인 실비식당 외부. 세월의 흔적이 느껴진다.

실비식당은 완벽한 맛집이라고 칭하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백반을 즐길 수 있다는 점, 정겨운 분위기 속에서 식사할 수 있다는 점은 분명 큰 장점이다. 특히 홍어탕은 홍어를 처음 접하는 사람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을 정도로 순한 맛이었다.

다음에도 김포를 지나갈 일이 있다면, 꼭 다시 들러 다른 메뉴도 맛보고 싶다. 특히 옆 테이블에서 시킨 김치찌개가 정말 맛있어 보였다. 그때는 막걸리 한 잔과 함께 푸짐한 백반을 즐겨봐야겠다.

실비식당 메뉴
벽에 붙어 있는 메뉴판. 백반, 생선전골 등 다양한 메뉴가 눈에 띈다.

총평: 실비식당은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지만, 정겨운 분위기와 푸짐한 인심이 느껴지는 곳이다. 저렴한 가격에 맛있는 백반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은 분명 큰 매력이다. 특히 홍어탕은 홍어 초보자도 쉽게 도전할 수 있을 정도로 순한 맛이며, 시원한 국물은 더운 여름날 잃어버린 입맛을 되찾아주기에 충분하다. 김포에서 가성비 좋은 지역명 맛집을 찾는다면, 실비식당을 강력 추천한다.

홍어탕 클로즈업
미나리가 듬뿍 들어간 홍어탕. 시원한 국물 맛이 일품이다.
홍어탕 속 홍어
홍어탕 속 부드러운 홍어 살. 마치 갈치를 먹는 듯한 느낌이다.
반찬들
젓가락을 멈출 수 없게 만드는 다양한 반찬들.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진다.
전체 테이블 세팅
테이블 가득 차려진 백반 한 상. 보기만 해도 배부르다.
한상차림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본 푸짐한 한상차림
밥
윤기가 흐르는 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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