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쫀득한 족발이 간절하게 떠오르는 날이었다. 평소 깔끔한 분위기의 식당을 선호하는 터라, 세종에서 고급스럽기로 소문난 족발 맛집 ‘청미관’이 떠올랐다. 세종 나성본점이라고 하니, 체인점이 아닌 점도 더욱 믿음이 갔다. 지하 주차장에 차를 대고 올라오니, 은은한 조명이 따뜻하게 감싸는 외관이 눈에 들어왔다. 마치 호텔 로비 같은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예상대로 족발집이라기보다는 분위기 좋은 한식 레스토랑에 온 듯한 느낌이었다. 우드톤의 인테리어와 은은한 조명이 어우러져 아늑하면서도 세련된 분위기를 자아냈다.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저녁 시간이라 그런지 이미 많은 테이블이 손님들로 북적였다. 가족 외식이나 회식으로 보이는 단체 손님들도 눈에 띄었다.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살펴보니, 족발 종류가 다양했다. 둥굴레소금으로 삶은 ‘청미정통족발’부터 직화로 볶은 ‘청미부추불족발’, 그리고 두 가지 맛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반반족발’까지. 고민 끝에, 매콤한 맛이 당겨 청미반반족발을 주문했다. 족발과 환상궁합을 자랑하는 막국수도 빼놓을 수 없었다.

주문 후, 정갈하게 차려진 밑반찬들이 테이블을 가득 채웠다. 깻잎 장아찌, 무쌈, 부추무침 등 하나하나 손맛이 느껴지는 반찬들이었다. 특히 족발과 함께 쌈 싸 먹으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는 부추무침은, 신선한 부추의 향긋함과 매콤한 양념이 어우러져 입맛을 돋우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청미반반족발이 등장했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족발의 비주얼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한쪽에는 둥굴레 소금으로 삶아 은은한 향이 느껴지는 정통 족발이, 다른 한쪽에는 매콤한 불향이 코를 자극하는 불족발이 먹음직스럽게 담겨 있었다.

먼저 정통 족발을 맛보았다. 30시간 워터에이징 숙성을 거쳤다는 족발은, 잡내 하나 없이 깔끔하고 담백했다. 껍질은 쫀득하면서도 부드러웠고, 살코기는 촉촉하고 야들야들했다. 족발 특유의 느끼함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은은하게 퍼져 나갔다. 간이 세지 않아 그냥 먹어도 맛있었고, 쌈으로 즐겨도 좋았다. 깻잎 장아찌에 싸 먹으니, 향긋한 깻잎 향과 족발의 고소함이 어우러져 환상의 조합을 이루었다.
이번에는 불족발을 맛볼 차례. 매콤한 향이 침샘을 자극했다. 한 입 먹어보니, 기분 좋게 매운맛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캡사이신의 인위적인 매운맛이 아닌, 은은한 불향과 함께 느껴지는 자연스러운 매운맛이었다. 땀이 송골송골 맺히는 매운맛이었지만, 멈출 수 없는 중독성이 있었다. 불족발 역시 껍질은 쫀득하고 살코기는 부드러웠다. 매운맛을 중화시켜주는 부추무침과 함께 먹으니,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었다.

족발과 함께 주문한 막국수도 빼놓을 수 없었다. 쫄깃한 면발과 새콤달콤한 양념이 어우러져 입맛을 돋우었다. 족발과 함께 먹으니, 느끼함은 잡아주고 상큼함은 더해져 완벽한 조화를 이루었다. 특히 불족발의 매운맛을 중화시켜주는 데 효과적이었다.

정신없이 족발을 먹다 보니, 어느새 테이블은 텅 비어 있었다. 족발의 양도 푸짐해서 성인 2명이 먹기에 충분했다. 정말 오랜만에 맛있는 족발을 제대로 즐긴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보니, 포장 손님들도 꽤 많았다. 족발 포장 시, 호텔 로비 같은 분위기의 매장에서 느꼈던 고급스러움을 그대로 집에서도 느낄 수 있도록, 포장에도 신경을 많이 쓴다고 한다. 실제로 30시간 워터 에이징과 저온 조리로 만든 족발의 맛은, 포장해서 먹어도 변함없이 훌륭하다고.

청미관에서의 식사는, 맛있는 족발을 넘어선 특별한 경험이었다. 고급스러운 분위기, 친절한 서비스, 그리고 무엇보다 훌륭한 족발의 맛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다. 세종에서 족발이 생각날 땐, 무조건 청미관을 찾을 것 같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와서 함께 맛있는 족발을 즐겨야겠다.

나오는 길에, 청미관 앞을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니, 저마다 기대에 찬 표정이었다. 아마도 그들도 나처럼, 청미관에서 맛있는 족발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내겠지. 나성동에서 족발 맛집을 찾는다면, 청미관을 강력 추천한다.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