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친구들과 약속이 잡혔다. 메뉴는 만장일치로 돼지 고기. 며칠 전부터 삼겹살이 어찌나 당기던지, 퇴근 시간만 손꼽아 기다렸다. 친구 녀석이 자신만 믿으라며 데려간 곳은 동네 사람들만 안다는 숨겨진 맛집, 신싱식육식당이었다. 간판부터 정겨운 느낌이 물씬 풍기는 곳이었다.
저녁 시간이라 그런지 가게 안은 이미 사람들로 북적였다. 왁자지껄한 분위기가 오히려 편안하게 느껴졌다. 테이블 간 간격이 넓은 편은 아니었지만,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이야기 나누기에는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 오히려 이런 활기찬 분위기가 술맛을 돋우는 것 같기도 했다.
메뉴판을 보니 가격이 정말 착하다. 돼지고기 모둠이 1인분에 11,000원이라니! 요즘 같은 고물가 시대에 이런 가격은 정말 찾아보기 힘들다. 우리는 망설임 없이 돼지고기 모둠을 주문했다. 메뉴판 사진, , 을 보니 돼지고기 모둠에는 항정살, 가브리살, 삼겹살이 함께 나온다고 한다. 다양한 부위를 한 번에 맛볼 수 있다니, 정말 기대가 됐다. 다음에는 한우 특수부위를 먹어봐야겠다는 생각도 잠시 스쳤다.
주문을 마치자 곧바로 밑반찬이 차려졌다. 파릇한 상추와 깻잎, 쌈무, 콩나물무침, 김치 등 푸짐한 구성이었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톡 쏘는 겨자 소스를 곁들인 양배추 샐러드였다. 느끼할 수 있는 돼지고기와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할 것 같았다. 멜젓도 함께 나왔는데, 짭짤하면서도 감칠맛이 느껴지는 것이 정말 맛있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돼지고기 모둠이 나왔다. 큼지막한 접시에 항정살, 가브리살, 삼겹살이 보기 좋게 담겨 나왔다. 고기의 색깔도 선명하고, 신선함이 느껴졌다. 특히 삼겹살은 두툼하게 썰어져 나와 더욱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사진, 에서 보던 것보다 훨씬 푸짐한 양에 감탄했다. 이 가격에 이렇게 많은 양의 고기를 맛볼 수 있다니, 정말 혜자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숯불이 들어오고, 본격적으로 고기를 굽기 시작했다. 치익- 하는 소리와 함께 맛있는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두툼한 삼겹살을 불판 위에 올리니 순식간에 기름이 흘러나왔다. 노릇노릇하게 익어가는 삼겹살을 보니 저절로 침이 고였다. 잘 익은 삼겹살 한 점을 집어 멜젓에 푹 찍어 먹으니, 입 안에서 육즙이 팡팡 터졌다. 쫄깃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정말 일품이었다. 항정살은 꼬들꼬들한 식감이 매력적이었고, 가브리살은 부드러우면서도 담백한 맛이 좋았다.

상추에 삼겹살을 올리고, 파채와 쌈장을 듬뿍 넣어 크게 한 쌈 싸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친구들과 함께 술잔을 기울이며 맛있는 고기를 먹으니, 세상 부러울 것이 없었다. 특히 이 집은 된장찌개가 맛있기로 유명하다고 해서, 된장찌개도 하나 주문했다. 뚝배기에 담겨 나온 된장찌개는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된장찌개 안에는 두부, 호박, 양파 등 다양한 채소가 듬뿍 들어 있었다. 국물을 한 입 떠먹으니, 깊고 구수한 맛이 정말 최고였다. 돼지고기의 느끼함을 싹 잡아주는 깔끔한 맛이었다.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우게 만드는 마성의 된장찌개였다.에 보이는 것처럼, 우리는 정말 푸짐하게 한 상을 차려놓고 먹었다. 밑반찬도 하나같이 맛있어서, 몇 번이나 리필을 해서 먹었다.
고기를 추가할까 고민하다가, 김치찌개도 맛있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김치찌개를 추가로 주문했다. 커다란 냄비에 담겨 나온 김치찌개는 보기만 해도 얼큰해 보였다. 돼지고기와 김치가 듬뿍 들어간 김치찌개는 정말 환상적인 맛이었다. 칼칼하면서도 시원한 국물이 술안주로 제격이었다. 특히 푹 익은 김치의 깊은 맛이 인상적이었다.처럼 불판 위에서 지글지글 익어가는 고기를 보고 있자니, 또다시 입안에 침이 고였다.

솔직히 식당 내부가 엄청 깔끔한 편은 아니었다. 테이블에 끈적한 기름때가 살짝 남아있기도 했고, 환풍 시설이 잘 되어 있지 않아서 연기가 자욱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정겨운 분위기가 오히려 이 집의 매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처럼 깔끔하고 세련된 식당도 좋지만, 가끔은 이런 허름한 곳에서 푸짐하게 고기를 구워 먹는 것도 나름대로 운치가 있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화장실이 조금 불편했다는 것이다. 오래된 건물이라 그런지 화장실이 낡고 좁았다. 하지만 맛있는 고기를 먹기 위해서라면 이 정도 불편함은 충분히 감수할 수 있었다. 남자 사장님이 조금 무뚝뚝하다는 평도 있었지만, 나는 크게 신경 쓰이지 않았다. 오히려 묵묵히 자기 일을 하는 모습이 믿음직스러워 보였다.

계산을 하고 나오니, 정말 배가 불렀다.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양의 고기를 마음껏 먹을 수 있어서 정말 만족스러웠다. 처럼 밤에도 환하게 빛나는 간판을 뒤로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싱식육식당은 가성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최고의 선택이 될 것이다. 물론 위생이나 서비스에 민감한 사람들에게는 다소 아쉬울 수 있지만, 푸짐한 양과 맛있는 고기를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다는 점은 분명 큰 매력이다. 서울에서 이런 가성비 좋은 고기 맛집을 찾기란 쉽지 않다.

다음에 방문할 때는 꼭 한우 특수부위를 먹어봐야겠다. 그리고 김치찌개도 다시 한번 맛봐야지. 신싱식육식당은 나에게 정겨운 동네 맛집으로 기억될 것이다. 친구들과 함께, 또는 가족들과 함께 푸짐하게 고기를 즐기고 싶다면 신싱식육식당을 강력 추천한다. 시끌벅적한 분위기 속에서 맛있는 고기를 먹다 보면, 스트레스도 싹 날아갈 것이다.







